SK㈜ 투자조직 개편 윤곽, 어떻게 달라지나 4대 투자센터, 부문·담당 체제로...인력 최대 30% 감축
정명섭 기자공개 2023-12-19 08:34:26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5일 16: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 지주사인 SK㈜는 큰 변화에 직면했다. 7년 만에 새 대표이사(장용호 사장)를 맞이했다. 리더십 교체만큼 주목받는 변화는 투자기능의 축소다.SK㈜는 투자 분야를 대폭 줄이는 동시에 인력을 재조정하고 있다. 최대 100명 안팎의 인력이 각 계열사로 이동할 전망이다. 이는 2018년 말 '투자형 지주회사'를 내세운 이후 가장 큰 변화로 평가된다. 투자전문가들이 계열사 최고경영진으로 영전하는 사례도 앞으로 찾아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4대 투자센터, 부문·담당으로 변경...옅어진 '투자전문회사' 색채
SK㈜는 최근 4대(첨단소재·그린·바이오·디지털) 투자센터를 그린 부문과 바이오 담당, 첨단소재 담당으로 개편했다. 그린 부문 산하에는 그린1·2 담당, RE TF가 있다.
이는 SK㈜가 향후 그린 분야 투자를 중점에 두겠다는 의미다. 그간 SK㈜가 투자한 분야는 청정 연료와 수소, 대체 식품 등이다.
첨단소재와 바이오, 디지털 투자의 경우 각 계열사에 맡긴다. SK㈜는 지주사로서 투자 포트폴리오 관리 역할에 더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투자한 자산들을 관리하고 재조정하는 역할은 RE TF가 맡는다.
주목할 포인트는 '투자센터'라는 명칭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SK㈜가 투자센터 조직을 신설한 시기는 2018년 말 정기인사다. 당시 신규사업 개발부서가 투자센터로 간판을 바꿨다. '투자형 지주회사'로서 정체성을 처음 드러낸 조직개편이었다.
2021년 초 △첨단소재 △그린 △바이오 △디지털 등 4대 핵심사업 중심으로 투자조직이 개편할 때도 투자센터라는 이름은 따라왔다. 당시 SK㈜가 표방한 건 '투자전문회사'다. 이후 SK㈜는 더 공격적으로 인수합병(M&A)과 지분투자에 나섰다.
이번 조직개편으로 '투자전문'이라는 색채가 흐려지는 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SK㈜는 투자인력의 20~30%를 담당 계열사로 전출시키는 인력 재배치에 나서고 있다. SK㈜ 임직원이 약 300명인 점을 감안하면 최대 100명 안팎의 직원이 자리를 옮긴다는 얘기다. SK그룹의 투자기능이 SK㈜로 일원화하면서 SK수펙스추구협의회 투자인력의 대부분(약 50명 이상)이 SK㈜로 이동했음에도 되레 인력이 축소되는 모양새다.
기존 4대 센터장들도 자리를 옮겼다. 김양택 첨단소재센터장은 사장 승진과 함께 SK머티리얼즈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첨단소재담당은 첨단소재투자센터 임원을 맡아온 서정훈 담당이 맡는다.
김무환 그린투자센터장은 그린부문장으로, 김연태 바이오투자센터장은 바이오담당으로 이동했다. 유경상 디지털투자센터장은 SKT CSO에 선임됐다. 그는 SKT가 신설한 전략&개발 부서를 이끈다.
◇'투자센터=CEO 등용문' 인식도 사라질 듯
투자조직 개편으로 SK㈜ 투자 전문가들이 계열사 최고경영진이나 신규 임원으로 선임되는 사례도 줄어들 전망이다. SK㈜ 투자센터는 그간 'CEO 양성소'로 불렸다. 매년 정기인사에서 CEO와 CFO를 여럿 배출했기 때문이다.
투자센터장은 대표이사 직속인 만큼 업무 강도가 높고 긴장감 큰 자리다. 사내 위상이 높아 요직으로 갈 기회가 많은 자리이기도 하다.
일례로 2020년 말 정기인사 당시 투자1센터장이었던 추형욱 사장은 SK E&S 사장에, 투자2센터장이었던 이호정 사장은 SK네트웍스 CFO에 선임됐다. 이 사장은 이후 SK네트웍스 대표이사 자리까지 올랐다. 2021년 말 인사에선 신정호 디지털투자센터장이 시그넷EV(현 SK시그넷) 대표에 선임됐다.
올해 인사에서 SK㈜ 대표이사에 선임된 장용호 사장과 이용욱 SK실트론 사장도 첨단소재센터장 출신이다. 그간 첨단소재센터장들은 SK머티리얼즈 사장과 SK실트론 사장을 맡아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정명섭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2024 이사회 평가]기본에 충실한 SK가스…'경영성과' 반전 필요
- [SK그룹 인사 풍향계]'그림자 참모' 있는 곳엔 굵직한 변화…다음 행보는
- [2024 이사회 평가]주력사업 부진한 HS효성첨단소재, 독립성·다양성 개선 시급
- ['사업가 트럼프' 거래의 방식]더 악화할 '미·중 패권 갈등'이 기회
- [LG그룹 인사 풍향계]'안정 속 변화'에 무게…부회장 승진 인사 주목
- [재계 트럼프 연결고리]트럼프 1기 인사 영입한 LG…측근 지역구 대규모 투자 인연
- SK이노 'O/I' 추진 조직 신설, 내실 경영 속도전
- [SK 이사회 2.0 진화]거버넌스 체계, 이전과 어떻게 달라지나
- [2024 이사회 평가]OCI홀딩스, 안정적 육각형…자본효율성에도 '저평가'
- [최태원-노소영 이혼 소송]'세기의 이혼' 대법 본격 심리, 핵심 쟁점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