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원 SK 부회장 등판, 다시 짜이는 승계 시나리오 '형제경영'으로 가나…변방에 있던 오너 3세들 주목
조은아 기자공개 2023-12-18 07:23:22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4일 09시0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창원 SK디스커버리그룹 부회장이 SK그룹 전면에 나서면서 경영권 승계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지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사실 이미 독립의 기반을 탄탄하게 다진 최 부회장의 SK그룹 복귀는 재계에서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시나리오였다. 계열분리가 득될 게 없는 만큼 당장 계열분리에 나서지는 않더라도 최소 '한 지붕 두 가족'처럼 독립경영을 이어갈 것이란 예상을 보기좋게 깨버렸다. 승계 시나리오 역시 한층 더 미궁으로 빠졌다.
최태원 회장은 10월 블룸버그통신에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자신의 견해를 밝힌 바 있다. 그는 "만약 내가 불의의 사고를 당한다면 누가 그룹 전체를 이끌 것인가 승계 계획이 필요하다"며 "나만의 계획이 있지만 아직은 공개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창원 부회장이 SK수펙스추구협의회(SK수펙스) 의장으로 선임되기 한달 반 전이다. 이때 이미 최 회장의 구상 속에 최 부회장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그간 SK그룹에서 승계를 얘기하는 건 시기상조로 여겨졌다. 최태원 회장이 아직 한창 때인 데다 자녀들 역시 나이가 어린 편이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1960년생으로 60대 초반이다. 동분서주하며 그 어느 때보다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기도 하다.
지금도 SK그룹은 국내 주요 그룹 가운데 승계와 관련한 시나리오가 가장 불투명한 곳으로 꼽힌다. 최근 오너 3세 가운데 최 회장의 장녀 윤정씨가 가장 먼저 임원으로 승진하면서 한발 더 내디뎠지만 이제 시작에 그친다. 다른 그룹과 비교하면 진행된 것도, 정해진 것도 거의 없는 수준이다. 장자 승계부터 자녀 간 경쟁까지 제기되는 시나리오 역시 다양했다.
그러나 최근 최창원 부회장의 등판으로 소유와 경영의 분리, 즉 소유는 하되 경영은 제3자에게 맡기는 시나리오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소유와 경영의 분리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는 단순하다.
SK그룹은 지분 승계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최 회장의 SK㈜ 지분율은 17%대에 그치는데 상속이나 증여 등의 과정을 거치면 지분율은 6~7%까지 낮아질 수 있다. 이마저도 3명의 자녀가 나눠갖는다면 사실상 경영에 영향을 미치기 어려운 수준까지 떨어진다.
최 회장이 자녀들에게 지분을 물려주고 해당 지분을 바탕으로 그룹 전반을 총괄하는 기존과 같은 경영권 이양은 사실상 어려워진다는 얘기다. 지분은 일단 자녀들에게 넘겨주지만 경영은 제3자에게 맡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제3자를 놓고 그동안은 믿을 만한 전문경영인이 거론됐지만 최창원 부회장의 등판으로 분위기가 달라졌다. 믿을 만한 친인척이 최 회장의 뒤를 이어 그룹 경영을 총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창원 부회장에 이어 최재원 수석 부회장 등 2세들이 돌아가며 회장을 맡는 '형제경영'과 비슷한 형태다.

3세들은 아직 먼 훗날의 얘기다. 3세들 모두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으로 나이가 어린 편이다. 누가 되든 그룹을 실질적으로 물려받거나 그룹 전반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자리에 오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선 3세들 역시 어느 한 집안에서 회장을 계속 맡는다기보다는 순차적으로 그룹 경영을 맡는 방식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현재 최태원 회장은 1남2녀, 최재원 수석부회장은 2남1녀, 최창원 부회장은 1남1녀를 두고 있다. 최 회장의 자녀들을 제외하면 아직 SK그룹에 몸담고 있는 사람은 없다. 최재원 수석부회장의 장남은 성근씨로 1991년생이다. 최태원 회장의 차녀 민정씨와 동갑내기다. 그는 아버지와 같은 브라운대를 졸업하고 중국 유학을 거쳐 현재 미국의 에너지 회사에 4년째 재직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최창원 부회장의 장남 민근씨는 1998년생으로 예일대를 졸업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직 나이가 25세로 최태원 회장의 장남 인근씨(1995년생)보다도 어리다. 민근씨는 앞서 9월 SK디스커버리의 주식 18만주를 추가 취득했다. 지분율은 2.5%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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