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12월 18일 07: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도 끝나간다. 모두에게 쉽지 않은 한 해였으나 상장리츠는 더욱 그랬다. 지난해 시작된 기준금리 인상으로 주가가 연일 하락했다. KRX 리츠 톱 10 지수를 살펴보니 작년 4월 1400포인트대에서 10월 말 732포인트까지 낮아졌다. 상장리츠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의 주가가 사실상 반토막난 셈이다.주가가 하락하면 투자자만 힘들지 않냐고? 아니다. 상장리츠는 자본시장을 주된 조달처로 삼는 만큼 주가 관리가 핵심이다. 주가가 하락하면 유상증자를 택하기 어려워진다. 가뜩이나 주가도 낮은데 왜 주식을 또 찍냐며 반발하는 주주가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유상증자를 하지 못하면 추가 자산 편입이나 차입금 상환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어려운 시장 환경에도 불구하고 올해 주식시장 등판을 결정한 리츠가 있다. 유상증자나 IPO(기업공개)로 투자자의 선택을 받기로 했다. 하지만 투자자를 만나기 전부터 증권사의 불안한 눈빛을 지켜봐야 하는 일이 많았다. 대표적인 곳이 SK리츠다. 상장리츠 중 시가총액 1위지만 핵심 조달 파트너였던 삼성증권이 유상증자에 동참하지 않았다. 삼성증권은 2021년 IPO(기업공개)와 작년 유상증자를 모두 주관한 증권사다.
상장 단계부터 주관사가 교체되는 시련을 겪은 곳도 있었다. 3월 상장한 한화리츠는 기존 주관사였던 KB증권과 주관 계약을 해지하고 다른 증권사와 함께 증시에 입성했다. KB증권은 주관 계약을 따낼 때까지 만해도 열정이 넘쳤지만 리스크를 우려해 주춤하다가 양측의 사이가 멀어졌다.
어찌 보면 증권사의 분석은 틀리지 않았다. SK리츠는 9월 마친 유상증자에서 80%대 최종 청약률을 기록해 증권사가 실권주를 인수해야 했다. 한화리츠도 IPO 당시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에서 0.53대 1의 경쟁률로 흥행에 실패했다.
불황의 한 가운데에선 호황기가 다시 찾아오지 않을 것만 같다. 증권사도 상장리츠도 지금 이 순간을 무사히 넘어가는 게 핵심이다. 그러나 기나긴 불황도 언젠가는 끝이 난다. 공교롭게도 KRX 리츠 톱 10 지수는 10월 말 732포인트에서 12월 현재 790포인트까지 상승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부터 금리 동결을 지속하면서 내년 금리 인하 전망이 우세해진 덕이다.
상장리츠는 '영속성'을 기본 전제로 한다. 앞으로도 자본시장을 통한 조달이 필연적이다. "△△리츠에게 ○○증권은 금기어에요." 얼마 전 만난 한 리츠 AMC(자산관리회사) 운용역의 말이 귀에 맴도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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