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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상장리츠 유상증자 참여 문턱 사라질까 리츠협회 주도 고용부에 정책 수정 건의…연내 쉽지않을듯

이돈섭 기자공개 2023-12-06 08:17:11

이 기사는 2023년 12월 01일 08: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장리츠 업계가 퇴직연금 적립금의 리츠 유상증자 진입 문턱을 낮춰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한국리츠협회는 올해 퇴직연금 관련 정책을 총괄하는 고용노동부에 관련 정책 개선 검토를 요청했지만 현재까지 이렇다 할 움직임은 관찰되고 있지 않다. 아무리 빨라도 내년은 돼야 논의 자체가 시작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리츠협회는 올해 고용부 측에 퇴직연금 가입자의 리츠 유상증자 참여가 쉬워지도록 관련 제도를 정비해줄 것을 요청했다. 리츠협회 관계자는 "퇴직연금 적립금은 리츠 시장에 중요하고 리츠 역시 연금 비히클로서 관련 역할이 작지 않은 만큼, 고용부에서도 긍정적 반응이 나왔다"고 전했다.

다만 현재까지 이렇다 할 진척은 없는 상태다. 연금개혁을 기치로 내건 고용부가 퇴직연금 현물이전 추진 등과 같은 다양한 과제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리츠협회 측 요청을 당장 검토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 공통된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계속 미뤄져 내년께 논의 여부가 검토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현행 퇴직연금 감독규정에 따르면 개인이 운용을 지시하는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퇴직연금(IRP)이 경우 전체 적립금의 70% 한도 내에서만 원리금 비보장자산에 투자할 수 있다. 다만 개별 주식과 같은 지분증권과 사모펀드, 파생상품 등에는 투자할 수 없다. 정책당국이 상장리츠 투자를 허락한 건 2018년의 일이다.

당시 정책당국은 상장리츠가 부동산 펀드와 내용상 차이가 없고 상장 과정에서 충분한 투자자 보호장치를 마련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 DB 시장을 시작으로 DC와 IRP 시장 진입을 허락했다. 당시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던 시장 상황 속에서 리츠는 은행 예·적금과 비교해 많은 분배금을 제공하면서 시장 이목을 끌었다.

문제는 상장리츠가 유상증자를 시도할 때다. 퇴직연금 가입자가 본인의 IRP 계좌에 상장리츠를 담고 투자비중을 최대로 늘렸다면, 현행법상 한 계좌가 담을 수 있는 원리금 비보장자산 비중이 70%를 못 넘기기 때문에 유상증자에 마음껏 참여할 수 없었다. 시장에선 퇴직연금에만 문턱이 있을 필요가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퇴직연금은 리츠 시장에서도 중요한 자금줄 역할을 하기 때문에 부동산 투자 업계에선 퇴직연금 가입자들의 유상증자 참여 문턱을 낮춰야 한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됐다. 리츠협회는 고용부에 관련 목소리를 전달했지만, 고용부 측에선 현재까지 이렇다 할 정책 마련 동향이나 관련 의지를 내비치고 있지 않은 상태다.

상장리츠에 유상증자는 필수적이다. 배당가능 이익의 90%를 분배해야 하기 때문에 현금을 쌓아 사업을 확대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반 상장회사가 유상증자를 추진하면 유통 주식 수 확대 전망에 주가가 떨어질 수 있는 것처럼, 상장리츠의 유상증자 시도도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곤 한다.

국내 상장리츠는 23개. 지난해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상장리츠 주가는 대부분 연초이후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리츠는 레버리지를 일으켜 자산을 매입하기 때문에 금리를 올릴 경우 비용 규모가 커져 수익성이 떨어진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리츠 제도 개선도 성과가 어느 정도 뒷받침돼야 명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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