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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전선 해저케이블 승부수 점검] 주주 놀라게 한 유증, 자금조달 고민 들여다보니①LS전선 10년여간 7000억 투입, 대규모 투자 불가피…이자비용·재무구조 악영향 최소화 목적

김경태 기자공개 2023-12-20 09:15:15

[편집자주]

최근 전선업계에서 가장 이슈몰이를 하는 기업으로는 대한전선이 꼽힌다. 화제의 지점은 '해저케이블'이다. 대한전선은 국내 2위 전선업체다. 하지만 해저케이블 시장에서는 후발주자에 불과하다. 향후 시장이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한전선은 속도전을 펼치고 있다. 투자 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시끄럽기도 하다. 대한전선이 과감한 행보를 펼치는 배경과 향후 전망 등을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8일 15: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해저케이블은 글로벌에서도 손에 꼽히는 업체들만 사업을 할 정도로 고난도로 평가된다. 국내에서는 LS전선이 사실상 유일하게 사업을 하고 있을 정도다.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높은 기술력을 보유해야 할 뿐만 아니라 대규모 투자가 동반돼야 하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높다.

시장 진입을 노리는 대한전선에게도 투자금 마련이 가장 큰 과제로 떠올랐다. 대한전선이 선택한 자금조달 방안의 핵심은 유상증자다. 상장사인 만큼 주주들의 민감한 반응이 예상됐지만 최종적으로 유증을 선택한 데는 자금조달 시장 상황, 재무적인 부분에 대한 고려가 영향을 미쳤다. 다만 대한전선은 유증으로만 투자금 전액을 마련하지는 않는다. 차입금 등을 활용하는 방안도 병행한다.

◇'경쟁사' LS전선, 10년간 7000억 투입, 대규모 투자 불가피…작년 5000억 규모 유증

글로벌에서 대규모 송전용 해저케이블을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6곳에 불과하다. 그중 LS전선과 △이탈리아 프리즈미안 △프랑스 넥상스 △독일 NKT 4개사가 전체 시장점유율의 85%를 차지하고 있다.

LS전선이 글로벌 해저케이블 시장의 강자로 자리매김한 것은 오래되지 않았다. LS전선 역시 해저케이블 시장에서는 후발주자였다. 2008년 강원도 동해에 국내 최초 해저케이블 공장을 건설하면서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그 후 최근까지 누적 기준으로 7000억원가량의 투자를 단행하며 빠른 속도로 글로벌 업체들을 추격하는 성과를 거뒀다.

대한전선의 해저케이블 사업 추진은 2021년부터 본격화했다. 그해 1월 내부 TF를 꾸린 뒤 2월에 해저케이블 사업을 위해 새로운 공장 설립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대한전선은 신규 투자를 위한 자금 조달 수단으로 유증을 선택했다.

2021년 12월 총 5005억원 규모의 유증을 결정했다. 이 중 2000억원을 해저케이블 공장 건설에 사용하기로 했다. 나머지 2000억원은 특수관계자 차입금 상환, 1005억원은 원자재 구매 대금 등 운영자금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지분 40%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호반산업이 유증에 참여하는 등 구주주 청약률이 95.95%를 기록했다. 작년 3월 최종 모집금액 4889억원으로 유증은 마무리됐다. 아 자금을 기반으로 대한전선은 지난해 12월 9일 충남 당진 아산국가산업단지 고대지구에서 해저케이블 임해(臨海)공장 착공식을 개최하며 시장 진출에 속도를 냈다.


◇'2공장' 증설자금 마련 추진, 조달 핵심 또다시 '유증'

대한전선은 이달 14일 이사회를 열고 유증 추진을 결정했다. 공동대표주관은 KB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이 맡는다. 예정금액은 총 5258억원이다. 구주주 청약기간은 내년 2월 27일부터 28일까지다. 납입일은 내년 3월 7일로 정했다.

대한전선이 약 2년 만에 또다시 대규모 유증에 나선 이유는 해저케이블이다. 대한전선은 조달 자금 5258억원 중 4758억원을 해저케이블 2공장을 건설하는 데 투입할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 내로 관련 투자 검토를 완료한 뒤 하반기부터 공장 착공에 나설 방침이다.

2공장은 525kV급 HVDC(초고압직류송전) 해저케이블과 345kV급 외부망 해저케이블까지 생산 가능한 전용 공장으로 만들 방침이다. 2026년 내에 공장 건설을 마무리하고 2027년 상반기부터 가동할 계획이다. 2공장에는 초고압 케이블 생산의 핵심 설비인 VCV(수직 연속 압출 시스템) 타워 등의 최첨단 라인을 구축해, 해저 1공장 대비 약 5배의 생산 능력을 확보한다.

유증금액 5258억원 중 나머지 500억원은 해외공장의 시설투자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대한전선은 미국, 유럽, 중동 등을 투자 지역으로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해당 지역에 신규 공장을 만들고 기존의 공장을 인수하는 등의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


◇유증 발표 후 주가 큰 폭 하락…수익성·재무 악화 최소화 목적, 유증 외 방안 병행

최근 주식시장에서 유증은 일종의 악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최대주주를 제외한 주주 입장에서는 지분율 희석 등 악영향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전선은 상장사인 만큼 주주들은 대규모 유증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 유증을 발표한 이후 주가는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18일) 종가는 9500원으로 전일보다 5.19% 하락했다.

업계에 따르면 대한전선 역시 이번 유증을 앞두고 내부적으로 고민이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유증을 추진하게 된 데는 최근의 시장 상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미 연준(fed)의 급격한 금리 인상 이후 기업들의 차입 조달 비용도 크게 올라갔다. 해저케이블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한데 전부 차입금이나 회사채 등 부채 형태로 조달하면 이자 비용이 급증한다.

해저케이블 시장에서 과실을 따기 전에 수익성과 재무구조에 타격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반면 유증은 자본금을 확충하는 방안이다. 납입이 이뤄지는 시점에 오히려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대한전선이 2년 전 유증을 통해 확보한 자금 중 일부를 차입금 상환에 활용한 이유이기도 하다. 당시 대한전선은 조달한 4889억원 중 2000억원을 특수관계자 등에 빌린 채무 상환에 투입했다.

대한전선은 2공장 투자액 전부를 유증으로 조달하지는 않는다. 2공장 투자 예상금액은 총 7200억원이다. 이 중 유증 금액으로 4758억원을 충당한다. 나머지는 자체적으로 보유한 자금, 시설대 담보 차입금 등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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