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 HMM 인수] KDB산은, HMM 공적자금 회수 어디까지 왔나7년간 1.6조 투입…매각차익 '1.6조' 추산, 영구채 1.68조 추가 회수 가능
김서영 기자공개 2023-12-21 08:59:07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0일 07: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DB산업은행(산은)은 HMM에 투입된 공적자금을 전량 회수할 수 있을까. 산은은 2016년 HMM(옛 현대상선)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린 뒤 7년간 경영 정상화를 위해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왔다. 산은이 HMM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우협)에 하림그룹을 낙점하면서 자금 회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산은은 2017년부터 7년간 HMM 지분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모두 1조6212억원의 자금을 투입한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엔 지난 10월 19일 1조원 규모의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주식으로 전환한 것도 포함돼 있다.
산은은 HMM 채권단 관리를 맡은 이후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경영 정상화를 이끌었다. 산은의 자금 투입 규모는 HMM 지분 변화 현황을 따라가면 파악할 수 있다. HMM에 투입한 자금을 출자전환하며 채권이 아닌 주식으로 보유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산은이 지분율을 높이는 데 활용한 방법은 △출자전환 △유상증자 신주 취득 △CB 주식 전환 △BW 주식 전환 등 네 가지다.
산은은 7년 전인 2016년 7월 HMM에 대한 채권 일부를 주식으로 전환해 주주 자리에 올랐다. 채권 상환 기한을 유예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 작업도 뒤따랐다. 당시 채권 출자전환 규모는 HMM 주식 2544만주 정도로 지분율로 따지면 13.68% 수준이다. 주당단가는 9530원으로 전체 규모는 2424억원이다.
이로부터 1년 반이 지난 2017년 12월 HMM은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산은도 이때 유증 신주를 취득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수혈했다. 산은은 HMM 신주 1576만주를 취득해 모두 788억원을 지원했다. 주당단가는 채권 출자전환 당시 9530원에서 절반가량 떨어진 5000원으로 책정됐다. 유증이 끝나고 산은의 지분율은 다소 희석돼 13.13%(4149만9297주)로 감소했다.
2021년 6월 산은은 다시 한 번 HMM 지분율을 끌어올렸다. 3000억원 규모의 CB를 주식으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주당단가는 5000원으로 HMM 주식 6000만주를 더 보유하게 됐다. 산은은 지분율을 20.69%로 종전보다 7.56%p 높이면서 최대주주 자리에 오르게 됐다.
산은과 해양진흥공사(해진공)는 올해 10월 CB와 BW 등 영구채 전환권을 행사했다. CB 4000억원, BW 6000억원에 대한 전환가액은 모두 주당 5000원으로 정해졌다. 이에 따른 상장 주식 수는 각각 8000만주와 1억2000만주다. 산은과 해진공은 각각 5000억원씩을 나눠 가지면서 지분율이 각각 29.2%, 28.68%로 나타났다. 배임 논란을 빚을 수 있는 조기 상환이 아닌 주식 전환 카드를 꺼내 들면서 지분 매각 규모를 키웠다.
결국 산은은 7년 동안 지분율을 29.2%까지 끌어올렸다. 이번 하림그룹이 인수하는 대상은 산은과 해진공 지분 57.9%다. IB업계에 따르면 하림그룹은 HMM 지분 57.9%를 모두 6조4000억원에 인수한다. 산은 몫 지분 29.2%에 대한 매각가를 단순계산하면 3조2207억원으로 추산된다. 이 가격으로 매각이 성사된다면 산은은 약 1조6000억원의 차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산은과 해진공은 1조6800억원의 영구채를 추가로 보유하고 있다. 이는 이번 매각 대상에선 빠졌으나 산은은 3년 내 주식 전환을 통해 완전한 엑시트를 하겠단 방침이다. 이는 산은이 영구채 전환에 있어 추가적인 차익을 얻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하림그룹 품에 안긴 HMM이 안정적인 경영 성적표를 기반으로 주가 부양에 성공한다면 산은이 보유한 1조6800억원 규모의 영구채의 전환가액이 높게 책정돼 차익을 거둘 방침이다. 2020년 5월 말 주당 5만1100원까지 치솟아 기업가치가 14조원에 육박했던 HMM 주가는 하락세를 거듭해 18일 종가 기준 주가는 1만7540원을 기록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대신자산신탁, 계정대 유동화로 재무건전성 확보
- [상장 리츠 리포트]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기초자산 수익률 플러스 전환
- [이슈 & 보드]“고려아연 지배구조 개선 필요, 이사회 역할해야”
- [건설리포트]GS건설, '실적·재무개선' 검단사태 그늘 사라진다
- [이슈 & 보드]대주주 바뀐 KT, 사외이사 2명 둘러싼 논란
- ['자진 상폐' 신세계건설]'지분율 95% 요건' 왜 총족 못했을까
- [그룹 & 보드]에코프로 '박재하·김순주', 계열사 잇는 핵심 '승승장구'
- [이사회 파워 네트워크]은행장에 바라는 실질적 도움…기업은행 출신 4인 최다
- [그레이존 이사회 점검]'부탄가스 1위' 태양, 시총보다 많은 현금자산
- [지주사 자본재분배 성적표]SK디스커버리 유일한 수익원 '배당금'
김서영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저축은행 CEO 연임 포커스]최성욱 JT친애 대표, 순손실 줄이며 2연임 내다본다
- [저축은행 CEO 연임 포커스]'연임제 선호' JT저축, 박중용 대표 2연임 전망은
- [더벨 리스크매니지먼트 포럼 2024]"불확실성의 시대, 금융그룹 리스크 역량 바뀌어야"
- [저축은행 CEO 연임 포커스]'연임 앞둔' 전찬우 한투저축 대표, 장수 CEO 합류할까
- 우리카드, 수익성 개선 속 연체율 관리 숙제
- [저축은행 CEO 연임 포커스]김문석 SBI저축 대표, 두 번째 연임 시험대 오른다
- [저축은행 CEO 연임 포커스]정민식 하나저축 대표, 아쉬운 성과 속 '2연임' 도전
- [저축은행 CEO 연임 포커스]이희수 신한저축 대표, 장기재직 관행 이어가나
- [2024 이사회 평가]㈜두산, '평가 없는' 이사회…아쉬운 경영성과
- [2024 이사회 평가]㈜두산, 사외이사 '견제기능' 보장하는 오너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