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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를 움직이는 사람들]'오너 3세' 이우현 회장, 뚝심으로 일군 태양광①미래 신사업 '태양광' 낙점…불황기엔 해외서 돌파구 마련한 전략가

김동현 기자공개 2023-12-22 09:15:42

[편집자주]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미래 성장이 기대되는 산업 중 하나가 태양광 산업이다. 전세계적인 신재생에너지 전환 기조로 태양광 산업도 어엿한 미래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 대표 태양광 기업으로 거듭난 OCI 역시 이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중이다. 더벨이 미래 태양광 시장의 핵심 사업자로 떠오른 OCI의 주요 인물을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9일 16: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너 3세는 기업을 이어받는 과정에서 경영 능력을 입증하기 위해 자신만의 신사업을 추진하곤 한다. 기업의 기존 사업과 연관성이 있는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을 찾아낸 뒤 시장에 안착시켜 선대와는 또다른 방식으로 능력을 인정받는다.

OCI그룹 3세인 이우현 회장 역시 비슷한 길을 걸었다. 1959년 동양화학으로 시작한 OCI의 기초·정밀화학 사업을 대신할 미래 사업을 발굴해야 했고 태양광 소재에서 가능성을 발견했다. 이후 약 2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투자를 지속했다.

과거 업황 악화로 태양광 산업에 뛰어들었던 업체들이 하나둘 사업을 포기할 때도 이 회장은 뚝심있게 사업을 밀어붙여 태양광 소재를 OCI의 대표 사업으로 자리잡게 했다. 원가경쟁력이 약한 국내 사업장을 고집하지 않고 해외에 신규 거점을 설치한 이 회장의 전략이 적중했다는 평가다.

◇위기 속 빛난 투자 역량

1968년생인 이 회장은 고 이회림 동양화학 창업자의 손자로 2005년 OCI에 입사하기 전까지 다양한 회사에서 재직하며 업무 경험을 쌓았다. 1992년 서강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인터내셔널 로우 머티리얼, 크레디트스위스 퍼스트보스톤(CSFB) 홍콩 등 글로벌 금융사에서 근무하며 인수·합병(M&A) 관련 전문성을 축적했다. 재무·투자 역량을 쌓아야 한다는 부친 고 이수영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10년 넘게 외부 업체에서 근무한 이 회장은 2005년 전략기획본부장 전무로 OCI에 합류하며 본격적인 경영 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당시 OCI는 유럽·미국 등 선진국 내 소수회사만이 생산하던 폴리실리콘 사업에 뛰어들기로 결정하고 연구조직을 꾸려 자체적인 원천 기술 확보에 나섰다. 폴리실리콘은 태양광 밸류체인의 가장 바탕이 되는 기초소재로 OCI는 태양광을 미래 사업으로 점찍고 2008년부터 군산공장에서 폴리실리콘을 생산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중국업체를 중심으로 폴리실리콘 공급과잉 상태가 이어지며 태양광 업황 자체가 악화했다. 중국산 저가 공세에 밀려 국내 업체들은 하나둘 태양광 시장에서 발을 뺐다. 태양광 사업 유지를 놓고 고민에 빠질 법했던 OCI는 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사업을 접근하기로 하고 사업 재수술에 나섰다.

2010년 OCI 사업총괄 부사장으로 재직하던 이 회장은 "익사이팅한 기회이기도하지만 동시에 난관도 많을 것"이라며 태양광 시장을 위기이자 기회로 바라봤다. 2013년 대표이사 사장으로 오르며 회사 경영 중심에 선 이 회장은 태양광 사업 재정비를 위해 예정됐던 국내공장 증설 계획을 철회하고 대신 2017년 인수한 말레이시아공장에 생산능력을 집중했다.

그결과 전력비용, 인건비 등의 측면에서 원가 경쟁력을 살릴 수 있었고 미국·유럽 등 태양광 발전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비중국' 태양광 공급망 확보 바람이 불면서 기회를 잡게 됐다. 현지 법인 인수, 투자 재분배 등 그동안 이 회장이 쌓은 역량이 제대로 빛을 보게 됐다.


◇기틀 잡아가는 지주사 체제, 발로 뛰는 회장님

OCI는 올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며 지분구조에 큰 변화를 시도했다. 기존 화학 사업은 신설법인 OCI가 담당하고 태양광을 비롯한 투자 사업은 존속 지주회사 OCI홀딩스가 담당하는 구조다.

지난해까지 대표이사 부회장을 역임하던 이 회장은 지주사 출범과 함께 OCI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으로 오르며 자신이 꾸려온 태양광 사업을 지속해서 이끌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OCI홀딩스 아래로 들어간 말레이시아공장 법인은 현재 3만5000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지속해서 키우며 장기 계약 기반의 비중국산 프리미엄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우선 공략 대상인 미국을 중심으로 장기 수주 유치에 집중하고 있는데 이우현 회장이 직접 발로 뛰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 회장은 2010년부터 올해 초까지 OCI의 기업설명회(IR)를 직접 이끌 정도로 시장 친화적인 오너 경영인으로 유명했다. 다만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부터는 IR을 아래 경영진에게 맡기고 이 회장 본인은 사업 구조·조직 재편에 몰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주사 체제가 기틀을 잡아가기 시작하자 이 회장은 글로벌 전역을 찾아 사업 의사결정을 내리고 있다. 실제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에서 열린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장기공급 계약 체결식에 이 회장이 직접 방문해 사인하기도 했다. 미국 태양광 업체 큐빅과 체결한 해당 계약의 경우 2025년부터 8년 동안 이어지는 장기공급 계약으로 그 규모만 1조3000억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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