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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용 삼보산업 대표, 유동성 확보 '우선순위' 3회차 전환사채, 증권사 매각해 운영자금 확보

정유현 기자공개 2023-12-22 07:12:40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1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태용 삼보산업 대표이사가 3회차 전환사채(CB) 콜옵션(매도청구권)을 포기하고 재매각하는 카드를 들었다. 최근 주가가 상승해 전환가를 웃도는 상황이 되자 소폭의 프리미엄을 얹어 외부에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했다. 유입된 자금으로 사채권자로부터 남은 콜옵션 물량을 사왔고 이 또한 재매각해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전망이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보산업은 지난해 11월 50억원 규모로 발행한 3회차 CB의 콜옵션의 행사자를 따로 지정하지 않고 직접 취득했다. 3회차 CB에는 17.24%(8억6200만원)의 콜옵션을 걸었다. 15일 이자를 포함해 총 8억5537만원을 내고 CB를 취득했고 19일에 나머지 1724만원 규모의 CB를 되사왔다.


첫 콜옵션을 취득한 후 3일 후인 18일 신한투자증권을 대상으로 보유 CB를 매각했다. 매각을 통해 유입된 자금은 9억4404만원이다. 삼보산업이 취득한 금액의 약 11% 할증된 금액이다. 81만3834주의 CB가 거래됐는데, 신한투자증권은 CB를 취득하자마자 바로 보통주 전환을 신청한 상태로 보인다. 오는 28일 신주가 상장되는데, 주가 상황에 따라 물량이 장내에 풀 것으로 예상된다.

삼보산업은 재매각한 자금으로 19일 나머지 콜옵션 물량을 되사온 것으로 보인다. 3회차 CB는 발행 당시 3년 만기로 1주당 1038원에 발행됐다. 표면과 만기 이자율이 0%로 책정되면서 무이자로 운영자금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자금으로 삼보산업은 원재료 매입 등을 진행했다. 이후 주가 하락에 따라 지난 4월 전환가가 952원으로 하향 조정됐는데 주가가 반등하며 9월 1일에 다시 1038원으로 상향됐다.

11월 들어 주가가 1500원대를 터치하는 등 전환가보다 높게 형성되며 3회차 CB 투자자들이 보통주 전환을 통한 엑시트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3회차 CB의 콜옵션을 매각하는 결정을 하며 대주주 측의 지분율은 희석된다. 3분기말 기준 삼보산업의 최대주주는 이태용 대표이사다. 이 대표는 780만2359(17.24%)를 보유하고 있고 가족들이 총 5.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최대주주 측 지분율은 22.62%다.

11월 들어 투자자들의 보통주 전환청구에 따라 신주가 상장했다. 재매각한 CB가 보통주로 모두 전환된다고 가정 시 이 대표의 지분율은 향후 15%대로 낮아진다.

이 대표는 2020년 50억원 규모로 발행한 2회차 CB에 걸렸던 콜옵션은 직접 취득하며 현재 지분율까지 끌어올렸다. 거래 당시 삼보산업의 주가는 1500원대로 698원이었던 전환가보다 높게 형성됐다. 시가보다 싼 가격으로 지분을 늘릴 기회를 포기하지 않기 위해 이대표는 보유 지분을 현금화해 대금을 치렀다.

콜옵션 행사에 앞서 2021년 6월 3일 30만주를 매도해 약 10억원의 현금을 쥐었다. 지분율이 16%대로 낮아졌지만 콜옵션 행사로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선택이었다. 결과적으로 30만주를 매도해 143만2664주를 확보할 수 있었다.

이번에도 시가보다 낮은 가격에 주식을 취득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렸지만 지배력 강화보다는 운영자금 확보가 더 시급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3분기 기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적자로 돌아선 만큼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현금을 비축하는 것으로 보인다.

삼보산업은 현금 여력은 넉넉하지 못한 편이다. 3분기 말 별도 기준 현금성 자산은 3억원대에 불과하다. 연결 기준으로는 130억원대 현금이 쌓여있지만 삼보산업 자체로는 현금 유동성이 낮은 편이다. 별도 기준 유동 비율은 52%에 불과하다. 유동비율이 100%보다 낮으면 현금화가 가능한 유동자산으로 1년 이내 상환해야 할 부채를 갚지 못할 수도 있다고 평가한다.

재무상태표를 자세히 살펴보면 차입금 위주의 재무 전략을 펼치고 있다. 특히 단기차입금 의존도가 높다. 유동 차입금은 1038억원, 장기차입금은 108억원 수준이다. 차입금 규모가 자산 총계의 절반을 넘는다. 부채 비율은 1799%에 달한다. 종속회사인 삼보오토 인수자금과 서산공장 건설 투자금, 진해 공장 이전을 위한 투자금을 금융권 차입으로 조달한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콜옵션 재매각 관련해서 삼보산업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서 전화 연결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회사 측은 공시를 통해 재매각 목적을 명시했다. 삼보산업 측은 "운영자금 확보 차원이다"며 "추가로 취득한 콜옵션 물량도 취득 후 재매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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