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C그룹은 지금]지주사 PHC, 신사업 투자 원천은 합작법인 배당수익②발레오 합작법인 중심 배당수익 확대…김상태 회장 수입도 대폭 증가
임한솔 기자공개 2023-12-22 10:13:29
[편집자주]
한국 자동차산업 발전과 함께해온 PHC그룹이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회사를 먹여살린 자동차부품사업을 계속 발전시키는 데 만족하지 않고 각종 신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중이다. 이와 함께 3세 경영도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사업구조와 오너십이 동시에 변화하는 시기다. 미래 자동차 시대를 맞아 '넥스트 스텝'을 준비하는 PHC그룹의 안팎을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1일 13: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사업 진출에 나선 피에이치씨(PHC)그룹에서 투자를 주도하는 건 지주사 PHC다. 최근 몇 년간 여러 분야의 회사를 들였다. 2022년 말 기준으로 반도체 물류자동화 전문기업 브라이트랩, 반도체장비 부품기업 RPM홀딩스, 수소 연료전지 시스템 개발기업 블루에프씨, 소재기업 브이메이커 등의 지분을 과반으로 보유하는 중이다. 이밖에 에너지 절감 전문기업 티앤이코리아 지분 15%를 취득하는 등 공동기업 투자도 활발하다.다만 PHC 산하 신규 계열사 중 상당수는 아직 이렇다할 수익을 내지 못하는 중이다. 대체로 브라이트랩의 손실 규모가 가장 크다. 브라이트랩 순손실은 2021년 46억원에서 2022년 65억원으로 확대됐다. 블루에프씨는 2022년 순손실 11억원을 봤고 브이메이커도 적자였다. 같은 해 순이익을 낸 건 RPM홀딩스(40억원) 정도다.
이렇다보니 최초 투자 후에도 자금 소요가 적잖다. PHC는 2022년 블루에프씨와 브라이트랩에 약 91억원을 대여했다. 2021년에는 브라이트랩에 대한 70억원 규모 유상증자와 대여 17억원이 이뤄졌다. RPM홀딩스 산하 국내 반도체장비 부품기업 지씨엠도 35억원을 빌려갔다. 앞으로도 계열사들의 자립이 이뤄질 때까지 비슷한 규모의 지원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투자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PHC는 지주사인 만큼 계열사를 통해 얻는 배당이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2022년 별도기준 매출 659억원 가운데 90.4%(596억원)가 배당수익이다. 나머지 매출은 임대수익과 기타매출로 구성된다.
PHC는 연매출 1조원대 자동차부품기업 피에이치에이(PHA, 옛 평화정공)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언뜻 PHA가 제공하는 배당이 가장 많을 것으로 여겨지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PHC와 프랑스 자동차부품사 발레오의 합작법인들이 배당수익 대부분을 차지한다. 2022년 배당 규모로 따지면 평화발레오(228억원), VPHC(174억원), 카펙발레오(146억원), VPHI(71억원) 순이다.
합작법인들의 배당성향은 높은 수준이다. 가장 배당 액수가 컸던 평화발레오의 경우 2022년 전체 배당금이 279억원이었다. 같은 해 평화발레오 별도기준 순이익 253억원의 110.15%에 이르는 금액을 배당했다. 순이익 166억원을 거둔 2021년에는 200억원을 배당해 배당성향 120.41%를 기록했다. 다른 법인들의 2022년 배당성향은 VPHC 93%, 카펙발레오 68.93%, VPHI 49.08% 등으로 나타났다.
PHC 과거 10년의 배당수익 내역을 돌아보면 항상 수백억원 수준의 배당을 받았던 건 아니다. PHC가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상당한 현금을 필요로 했던 때도 배당 규모는 크지 않았다.
앞서 2017년 PHC는 지주사로 전환한 뒤 자회사 PHA와 상호출자를 해소하기 위해 PHA가 보유하고 있던 자기주식 15.3%(약 1600억원어치)를 2년에 걸쳐 매입하고 소각했다. 당시 PHC는 계열사들의 배당을 늘리기보다는 합작법인 지분 일부나 부동산을 처분하고 차입금을 늘려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파악된다. PHC 단기차입금은 2017년 190억원에서 2018년 896억원으로 급증했다.
하지만 지주사 전환이 마무리된 다음부터는 배당수익을 늘리면서 차입금을 다시 줄이기 시작했다. PHC는 단기차입금을 2019년 750억원, 2020년 310억원, 2021년 300억원 등으로 줄인 뒤 2022년에는 전액을 상환했다.
외부에서 조달하는 대신 합작법인 등 여력이 있는 계열사로부터 자금을 확보해 신사업을 위한 인수합병(M&A), 대여금 제공 등에 투입하는 체제가 정착된 셈이다. 투자 이익 실현 측면에서 발레오 측과도 공감대가 형성됐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배당수익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PHC가 주주에게 나눠주는 배당금도 증가했다. PHC 배당금은 2015년까지만 해도 5억원 수준에 그쳤으나 이후 2016년 21억원, 2017년 80억원 등으로 확대됐다. 2018년부터는 매해 100억원을 배당하는 중이다. PHC 최대주주인 김상태 PHC그룹 회장(67.4%)이 가장 큰 수혜를 보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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