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ieu 2023]국내 주식형 외면 추세 지속…ETF 선호도 뚜렷[공모펀드 종합]변동장세 속 MMF 뭉칫돈, 채권형 ETF엔 24조 순유입
이명관 기자공개 2023-12-27 09:12:26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1일 16:20 theWM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 공모펀드 시장에서 국내 주식형 펀드는 최근 부진했다. 지난해 잠시 자금이 순유입되면서 전환점을 마련하는 듯 했지만, 이내 자금이 다시 빠져나갔다.전체 공모펀드 시장의 볼륨 자체는 불어났다. 국내외 주식시장에서 변동성 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외 상장지수펀드(ETF)로 뭉칫돈이 쏠리면서다. 수 년째 몸집을 키웠던 머니마켓펀드(MMF)도 지난해 금리 상승 기조속에 자금이 이탈했다가 올해 들어 다시 회복세를 보였다.
이 가운데 눈에 띄는 지점은 섹터펀드를 중심으로 그래도 자금이 유입됐다는 점이다. 섹터펀드의 경우 여타 주식형 펀드 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수익률을 거두기도 했다.
◇국내 주식형 펀드, 올해도 1조 이상 순유출…MMF로 향한 24조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국내 전체 공모펀드 설정액은 지난 11일 기준 329조160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9일 기준 272조5636억원과 비교해 56조5972억원 증가했다. 설정액만 놓고보면 2022년 18조원 가량 감소했다가 올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공모펀드의 꽃인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는 자금이 순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3년 전까지 전체 설정 규모가 43조원 대였으나 2021년 20조원 이상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지난해 1조원 이상 순유입되면서 나아지는 듯 보였지만, 올해 1조2800억원 가량의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다시 뒷걸음질 쳤다. 현재 추세가 이어진다면 식형 펀드는 설정액 20조원 사수도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2023년 주식형 펀드의 설정액은 21조1544억원이다.
무엇보다 액티브 주식형 펀드의 부진이 눈에 띈다. 액티브 주식형 펀드에서만 9312억원이 빠져나갔다. 일반주식형, 중소형주식형, 배당주식형, 기타주식형 등 전반적으로 자금이 유출됐다. 가장 많은 자금이 유출된 일반주식형에선 NH-아문디자산운용이 눈에 띈다. 운용 중인 펀드 중 'NH-Amundi필승코리아증권투자신탁(900억원)'과 NH-Amundi100년기업그린코리아증권투자신탁(207억원)' 등에서 자금 유출이 있었다. 이렇게 총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총 1902억원이다.
신영자산운용도도 부진한 한해를 보냈다. 중소형 주식형 펀드인 '신영마라톤중소형주증권자투자신탁(319억원)', 배당주식형 펀드인 '신영밸류고배당증권자투자신탁(1071억원)' 등 총 2257억원이 빠져나갔다.
이 가운데 섹터형 펀드는 투자금을 끌어들이며 국내 주식형 펀드 중 유일하게 자금이 유입됐다. 올해 섹터형 펀드는 1847억원이 유입됐다. ESG를 기반으로 올해 유독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은 2차전지 등이 섹터형 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을 이끌어낸 것으로 부석된다.
국내 주식형 펀드의 성과는 준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초 이후 전체 수익률은 14.77%를 기록했다. 전년 수익률인 4.7%와 비교해 크게 불어난 수치다. 벤치마크와 비교해도 괜찮은 성적이다. 주식형 펀드의 벤치마크인 코스피 수익률은 12% 정도다. 벤치마크를 웃도는 성과를 올렸다.
하지만 국내 주식형 펀드는 줄곧 개인 투자자에게 외면을 받고 있다. 공모펀드의 수수료 체계에 불만이 클 뿐 아니라 직접 투자에 나서는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서학 개미라는 대명사가 등장할 정도로 글로벌 주식에 대한 니즈가 커지고 있다. 주식 대신 가상자산으로 눈길을 돌리는 투자자도 늘어나고 있다.
이런 여건에도 공모펀드 시장이 성장세를 유지했던 건 MMF 덕분이다. MMF 설정액은 124조7739억원을 기록해 연초 이후 24조8513억원이나 불어났다. 국내 주식형 펀드의 순유출 규모를 거뜬히 만회한 규모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금리상승 기조가 수그러들었지만, 여전히 높은 금리와 대내외 벼수가 크게 들며서 장기간 변동성 장세가 이어졌다. 이 때문에 갈곳을 잃은 대기성 자금이 MMF로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MMF는 채권과 유동성 자산에 투자하면서 안정성에 초점을 맞춘 펀드다. 주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유휴 자금의 일시적 도피처로 활용된다. 다만 이런 특성 탓에 MMF는 운용보수율(0.06% 안팎)이 매우 낮아 자산운용사가 실속을 챙기기 어려운 상품이다.
국내 대체투자형 펀드(-2조6438억원), 국내 혼합형 펀드(1조9984억원) 등도 순유출 기조를 이어간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국내 채권형 편드의 경우 9628억원의 순유입에 성공했다. 국공채일반형 펀드가 대서 설정되면서 자금유치에 성공하면서다.
◇국내외 ETF 인기몰이, 순유입 24조 상회
이렇게 유출된 자금은 국내외 ETF로 흡수된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ETF의 경우 모든 유형을 통틀어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됐다. 총 22조7400억원에 달했다. 채권형(7조9703억원)과 국내기타형(10조2352억원), 국내혼합형(4조6153억원) ETF가 설정액을 늘린 것으로 집계됐다. 유일하게 국내주식형(810억원) ETF만 자금이 빠졌지만, 대세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
채권형 ETF의 약진엔 ETF의 양대산맥인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선전이 있었다. 삼성자산운용의 '삼성KODEX종합채권(AA-이상)액티브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은 5517억원의 자금이 유입되면서 가장 많은 순유입액을 나타냈다. 삼성KODEXESG종합채권(A-이상)액티브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 펀드도 3115억원의 순유입을 기록하며 순항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상품중에선 '미래에셋TIGER24-10회사채(A+이상)액티브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이 돋보였다. 4771억원이 유입됐다. 이외에도 KB자산운용의 'KBKBSTAR종합채권(A-이상)액티브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4605억원)',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ACEKIS종합채권(AA-이상)액티브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3067억원)' 등도 눈에 띄는 성적을 냈다.
해외 ETF도 순유입 규모가 1조4947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ETF와 마찬가지로 채권형(1조조576억원) ETF의 순유입 수치가 돋보였다. 주식형도 국내와 마찬가지로 순유출됐다. 순유출 규모는 892억원이다. 아무래도 특정 인기 상품의 자금몰이가 아니라 고금리 기조에 맞춰 채권형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의 선호도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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