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WM 10대 뉴스]공·사모 펀드시장서 채권형 펀드 초강세단기채 중심 자금 몰이, 레포펀드 등 인기 꾸준
이돈섭 기자공개 2023-12-29 10:55:03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6일 13시2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채권형 펀드에는 자금이 꾸준히 유입됐다. 작년 한해 국내 기준금리가 급격하게 올라 금리 정점설이 일각에서 꾸준히 제기된 데다, 금리 인하 시그널을 예상하는 목소리도 커지자 자금이 채권 시장으로 쏠렸다는 평가다. 고금리 장기화와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국내외 증시가 부진했던 점도 채권형 펀드 성장에 힘을 보탰다.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이달 11일 현재 국내채권형 공모펀드 설정액은 20조120억원이다. 채권형 공모펀드 규모가 20조원을 돌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연초 이후 9628억원이 순유입한 결과다. 국내주식형과 국내혼합형에선 각각 1조2847억원, 1조9984억원이 빠진 것과 대조적이다. 구체적으로 일반채와 국공채가 인기를 끌었다.
전체 수익률 성과도 우수했다. 국내 채권형 펀드 1043개 전체가 연초 이후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 많게는 9.3% 적게는 1.7% 수익률을 달성했다.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상품은 '한국투자시스템알파'로 듀레이션 전략과 국채선물 시스템 매매를 활용했다. 펀드는 꾸준히 자금을 끌어모아 현재 3243억원 규모로 운용되고 있다.
구체적인 상품 중 연초 이후 설정액을 가장 크게 불린 채권형 상품은 '유진챔피언단기채 펀드였다. 이 펀드는 올해 8188억원을 끌어모아 설정액을 1조4370억원으로 불렸다. 2014년 12월 설정된 펀드는 A2- 등급 이상 어음에 재산의 60% 이상을 투자한 뒤 나머지를 초단기성 자금 등에 투입, 연초 이후 5.2% 수익률을 기록했다.
사모펀드 시장도 공모펀드와 유사한 흐름이 이어졌다. 신한투자증권과 교보증권 등이 직접 운용하는 레포펀드를 중심으로 채권형 펀드 선호 움직임이 뚜렷했다. 레포펀드는 펀드 자금으로 산 채권을 담보로 환매조건부채권(RP) 시장에서 현금을 차입한 후 다시 채권을 사는 방식으로 레버리지를 일으켜 수익률을 끌어올린다.
채권형 펀드 선호 현상이 뚜렷했던 시장은 단연 퇴직연금 시장이다. 연초 삼성전자를 비롯해 현대자동차와 현대물산 등이 DB 적립금을 채권형 펀드에 투자했다. 퇴직연금 부채는 국채 10년물을 기준으로 산정하는데, 장기채에 투자하면 금리인하 시 자본수익을 얻을 수 있고 부채규모가 커지는 금리 리스크도 상쇄할 수 있다.
특히 대부분의 기업 DB 적립금 운용 상품의 만기가 도래하는 연말, 상당수 퇴직연금 사업자들은 실적배당형 상품의 경우 채권형 펀드를 공급하기 위해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장기채 기반의 채권형 펀드 수요는 시장 상황이 급격하게 바뀌기 전까지는 당분간 꾸준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채권형 펀드가 올 한해 비약적인 성장을 기록한 건 환경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미국 연준은 지난해 정책금리를 수차례 올려 현재 5.25~5.50%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한국은행 역시 작년 한해 금리를 1%에서 3.25%로 끌어올렸다. 높은 금리 수준에 시장 전체가 삐걱일 기미를 보이자 일각에서는 금리 정점론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올 하반기까지 인플레이션이 좀처럼 진정되지 않았고 이에 따라 단기채 펀드에 자금이 몰리는 현상이 연출되기도 했다. 투자 시점과 회수 타이밍을 특정하지 못해 방황하는 투자자들을 위해 자산운용업계가 목표달성형 채권형 펀드를 연이어 출시한 것도 올해 시장을 대표하는 트랜드 중 하나로 꼽히기도 한다.
최근에는 내년 하반기 중 금리 인하 가능성을 예측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채권형 펀드에 다시 투자금이 쏠리는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 중에는 재정 우려와 금리 인하 시점 기대가 혼재하면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면서 "하락 속도는 금리 인하 초반부 가장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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