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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디스플레이 전망대]'최주선 vs 정철동' 엔지니어 출신 맞대결 시작됐다②삼성D '유임' LGD '교체' 희비…OLED 정면승부 '본격화'

김도현 기자공개 2024-01-10 10:45:39

[편집자주]

2023년 디스플레이 업계는 전방산업 부진으로 어려운 한해를 보냈다. 다만 주력 분야에 따라 주요 업체 간 희비가 엇갈리기도 했다. 2024년에는 전년보다 전반적인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은 투자를 이어가는 가운데 미래 먹거리 발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으로는 중국의 추격이 거세다. LCD를 장악한 데 이어 OLED 주도권까지 가져가겠다는 심산이다. 디스플레이 산업의 주요 이슈를 통해 한국 기업이 직면한 기회와 위기, 약점과 강점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8일 10: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에서 각자의 영역을 구축해 온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올해 본격적인 격돌을 예고하고 있다. 정보기술(IT)용 OLED 원년을 맞아 치열한 경쟁이 이뤄질 전망이다.

지난해 성적을 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웃었고 LG디스플레이는 울었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이 자리를 지키고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은 물러난 건 그 결과에 따라서다. 정철동 전 LG이노텍 사장이 LG디스플레이 사령탑을 이어받아 최 사장과 겨루게 됐다.

최 사장과 정 사장은 엔지니어 출신이란 공통점이 있다. '기술자들'이 정면승부를 펼치게 됐다는 의미다. OLED 영역이 넓어지고 마이크로디스플레이 개발까지 본격화하면서 두 최고경영자(CEO)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왼쪽)와 정철동 LG디스플레이 대표

◇더욱 단단해진 최주선 체제, '신사업 투자 효과' 관건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 약 1조9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실현되면 △2020년 4분기(1조7500억원) △2021년 4분기(1조3200억원) △2022년 4분기(1조8200억원) 등 최근 3개년 수치를 뛰어넘게 된다. 예년보다 이연된 아이폰 효과가 4분기에 두드러진 것으로 분석된다.

결과적으로 호성적을 거둔 삼성디스플레이는 '최주선 체제'를 그대로 이어가게 됐다. 2020년 12월 부임한 최 사장은 2021~2023년에 이어 4년 연속 회사를 이끌게 됐다.

카이스트(KAIST) 전자공학 박사 출신으로 2004년 삼성전자에 입사하면서 삼성그룹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메모리사업부 D램개발실장, 전락마케팅팀장,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미주총괄 등을 역임하면서 반도체 전문가로 거듭났다.

2020년 초부터는 삼성디스플레이 대형디스플레이사업부장을 맡아 회사의 새 먹거리인 퀀텀닷(QD) 디스플레이 개발을 주도했다. 2021년 말 QD-OLED 양산에 돌입했고 현재는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 안정화까지 이뤄진 상태다.

지금까지 임기 동안 최 사장의 주요 역할로 기나긴 적자에 시달린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을 정리하면서 수익성 개선에 나섰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IT용 8.6세대 OLED와 마이크로OLED 투자를 단행하면서 미래 먹거리를 발굴해나가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안팎에서는 "엔지니어 출신답게 기술 투자를 아끼지 않는 모습이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추후 행보는 신사업 성과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최 사장은 올해 경영 키워드로 '맥스 얼라인(Max Align)'을 제시했다. 목표에 더 빨리 더 효율적으로 도달하기 위해 임직원들의 역량을 한곳으로 집중하자는 뜻이다.

그는 2024년 불확실한 글로벌 환경 속에서 미래 경쟁력을 구축하기 위해 △8.6세대 IT용 OLED 준비 △오토 사업 영역 확대 △차세대 마이크로 OLED 기술 준비 △폴더블 대세화를 위한 기술 경쟁력 강화 △QD-OLED 프리미엄 입지 강화를 구체적인 목표로 내세우기도 했다.

최 사장은 "부서 간, 상하 간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더 나아가 해외법인, 고객, 협력업체와 확실한 원팀(One Team)이 돼 완벽한 조율과 최고의 합을 이뤄내자"고 말했다.

◇LG이노텍 키운 '정철동 매직', 새 회사에서도 통할까

밝은 분위기의 삼성디스플레이와 달리 LG디스플레이는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LCD 탈출 전략이 상대적으로 늦은 데다 대형 OLED 사업이 기대 이하였던 탓이다. 재무통인 정호영 전 사장이 다양한 대책을 내놓았으나 결론적으로 반등을 이뤄내진 못했다.

LG디스플레이는 CEO 교체를 통해 반전 드라마를 꿈꾸고 있다. 내부에서도 신임 사장에 거는 기대가 크다. 정 사장이 전 직장인 LG이노텍에서 역대급 실적을 찍고 넘어왔기 때문이다.

1984년 LG반도체 입사로 LG그룹에 발을 들인 정 사장은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이노텍 등 주요 계열사를 거친 인물이다. LG디스플레이 시절에는 생산기술담당 상무, 생산기술센터장 전무, 최고생산책임자(CPO) 부사장 등을 역임할 정도로 디스플레이 기술에 능통하고 회사와도 연이 깊다.

2019년에는 LG이노텍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한 획을 그었다. 2019년 7조9754억원이던 연매출은 △2020년 9조5418억원 △2021년 14조9456억원 △2022년19조5894억원으로 고속 성장했다.

이러한 실적에 더해 LG이노텍 사장 시절 애플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한 부분도 LG디스플레이에 플러스 요소다. LG디스플레이의 중소형 OLED 사업 핵심 고객은 애플이다. 정 사장은 LG이노텍에서 근무할 때 수익성이 악화한 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핵심 분야에 집중하는 등 결단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정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취임 이래 지난 한 달은 회사가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무엇부터 해나가야 할지 깊이 고민하는 시간"이었다며 "각 사업·부문별 현안과 과제를 짚어보고, 국내외 사업장의 개발·생산 현장을 둘러보았다"고 말했다.

이어 "2024년은 남다른 각오로 온 힘을 다해 ‘사업의 본질에 집중하는 해’로 만들어야 한다"면서 "사업의 본질은 고객가치 창출과 수익성 확보다. 이를 위해 고객에게 페인포인트 해소와 만족, 나아가 감동을 줄 수 있어야 하고 품질, 원가, 개발·생산에서 핵심역량을 제대로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업 관련해서는 △올해 예정된 스마트폰과 태블릿 OLED 신모델 적기 개발과 양산 △대형 사업 고객 기반 확대 및 새로운 판로 개척, 공장 가동률 제고 △중형 LCD 사업의 차별화 기술과 원가혁신 역량 집중 등을 언급했다. 아울러 정 사장이 LG디스플레이에서도 사업 정리란 과감한 결단을 내릴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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