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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디스플레이 전망대]삼성·LG, 엇갈린 2023년…올해는 다를까①스마트폰·태블릿 OLED 경쟁 심화…미래 시장 개화 단계

김도현 기자공개 2024-01-08 13:19:01

[편집자주]

2023년 디스플레이 업계는 전방산업 부진으로 어려운 한해를 보냈다. 다만 주력 분야에 따라 주요 업체 간 희비가 엇갈리기도 했다. 2024년에는 전반적인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은 투자를 이어가는 가운데 미래 먹거리 발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으로는 중국의 추격이 거세다. LCD를 장악한 데 이어 OLED 주도권까지 가져가겠다는 심산이다. 디스플레이 산업의 주요 이슈를 키워드 삼아 한국 기업이 직면한 기회와 위기, 약점과 강점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4일 13: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액정표시장치(LCD)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의 전환을 서두른다. 중국 추격, 시장 반등 조짐, 응용처 다변화 등이 맞물린 데 따른 대응이다.

양대산맥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흑자와 적자로 대조를 이뤘다. 전자는 빠른 LCD 탈출과 탄탄한 중소형 OLED 입지가, 후자는 여전한 LCD 비중과 대형 OLED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 올해는 LG디스플레이의 약진이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디스플레이와 애플 공급망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 광저우 LCD 공장

◇거센 중국 공세, OLED 초격차 관건

LG디스플레이는 6개 분기 연속 적자에 머무르고 있으나 이전까지는 호성적을 거뒀다. 코로나19 국면에서 TV, 노트북 등 수요가 늘면서 LCD 가격이 급등하면서 LG디스플레이도 수혜를 입었다. OLED TV 성장세에 따른 효과도 한몫했다.

LCD의 경우 2010년 중후반부터 중국 BOE, CSOT, 티엔마 등이 저가물량 공세를 펼치면서 한국은 해당 시장 선두권을 내준 바 있다. 이에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생산량을 줄여왔고, 2021년에는 완전 철수하기에 이른다. 이 기간 삼성디스플레이는 대형 사업을 퀀텀닷(QD)-OLED로 전환 중이었는데 LCD 매출마저 빠지면서 경쟁사 대비 부진했다.

비교적 LCD 정리가 늦었던 LG디스플레이는 당시 호재를 누렸으나 앤데믹에 접어들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LCD 가격 내림세가 이어진 데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TV와 정보기술(IT) 기기 판매가 대폭 축소되면서다.

이같은 흐름은 작년에 두드러졌다. LG디스플레이는 TV용 LCD 국내 라인은 가동 중단했으나 중국에서는 생산을 이어간 탓에 여파가 불가피했다. 주력인 대형 OLED 역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기대주인 중소형·투명·차량용 OLED는 아직 규모가 크지 않다.

반면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탈출 효과가 본격화했다. QD-OLED 부문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고 중소형 OLED 위상은 여전한 덕분이었다. 특히 애플의 아이폰 OLED 3파전에서 LG디스플레이, BOE 등 경쟁사가 예상보다 많은 물량을 가져가지 못하면서 삼성디스플레이는 불황 속에서도 큰 수익을 낼 수 있었다.

2023년 4분기 실적도 역대급 성과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결과적으로 삼성디스플레이 임직원들은 초과이익성과급(OPI) 46~49% 지급이 예상된다. 당초 기대보다는 아쉬운 수치일 수 있으나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이 0%인 점을 고려하면 대조적인 분위기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부터 아이폰 패널 공급을 본격화하면서 7분기 만에 흑자 전환이 점쳐진다. 문제는 올해도 흑자를 유지할지 여부다. 긍정적인 요소는 애플이 아이패드에도 OLED를 탑재한다는 점이다.

해당 제품에서도 삼성디스플레이와 경쟁하지만 LG디스플레이가 더 많은 물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애플 역시 삼성디스플레이 의존도를 낮추기를 원하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LG디스플레이와 협업 범위를 넓힐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1분기부터 아이패드용 OLED 양산에 돌입한다. 일련의 과정을 통해 LG디스플레이도 LCD 비중이 점차 줄어들 전망이다.

BOE는 아이패드 진입이 요원하다. 앞서 아이폰 등에서 품질 이슈가 발생한 탓이다. 중국 기업이 주춤한 틈에 국내 회사가 치고나가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디스플레이 업계관계자는 "중국이 빠르게 쫓아오고는 있지만 아직 OLED에서는 한국이 우위"라며 "이러한 격차를 어느 정도 가져가지 못한다면 OLED 역시 LCD 전철을 밟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애플 출시 예정인 'XR 헤드셋'

◇자동차·XR 등 OLED 영역 무궁무진

스마트폰과 태블릿 다음으로 OLED 확산이 가시화한 곳은 자동차와 확장현실(XR) 기기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세계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가 2027년 126억3000만달러(약 17조1500억원)으로 커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2022년(88억6000만달러) 대비 40% 이상 성장한 수준이다. 이중 차량용 OLED는 2026년에 접어들면서 비중이 두 자릿수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추산된다.

차량용 OLED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한발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다. 현대자동차, 벤츠, GM 등을 고객으로 맞이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공격적인 움직임으로 선두주자를 쫓고 있다. 현재 BMW, 페라리 등과 협업하고 있다. 전동화가 핵심인 전기차와 자율주행 산업이 성장할수록 양사의 기회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XR도 디스플레이 제조사들이 주목하는 무대다. 올해 1분기 애플의 XR 헤드셋 '비전프로' 출시를 필두로 삼성전자·구글·퀄컴 연합체와 중국 IT 업체 등이 관련 제품을 연이어 내놓을 예정이다.

XR 기기에는 기존 LCD 및 OLED와 달리 반도체 공정이 적용되는 '마이크로OLED'가 탑재된다. 대표적으로 올레도스(OLED On Silicon)이 있다. 이 제품은 유리 또는 플라스틱 대신 실리콘 웨이퍼를 기판으로 삼는다. 이 위에 유기물을 증착해 초소형 픽셀을 구현하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다.

반도체 원판인 실리콘 웨이퍼 기반이기 때문에 관련 기술이 붙어줘야 한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각각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협력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애플 초기 모델에 마이크로OLED를 납품하는 소니는 TSMC와 동맹을 맺은 바 있다.

앞서 언급한 중소형 OLED와 별개로 자동차 및 XR 분야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우위에 서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밀리는 측면도 있다. 초반 주도권 다툼에 따라 올해와 내년은 물론 그 이후 디스플레이 시장에서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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