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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 워크아웃]고비 넘긴 태영…당국의 추가 자구안 요구 이유는대주주 경영책임 의지, 워크아웃과 법정관리 가른다

고설봉 기자공개 2024-01-08 16:34:12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8일 14:2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태영그룹이 한 고비를 넘겼다. 기존 약속했던 자구안 대로 대주주 경영책임을 다 하기로 하면서다. 채권단과 약속했던 4가지 자구안을 원안대로 이행하기로 했다. 대통령실까지 나서 압박 수위를 높이자 반보 물러섰다.

향후 태영건설 운명을 가를 시간은 이틀이다. 정부와 금융 당국,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대주주의 뼈를 깎는 노력’을 주문했다. 오는 11일까지 태영그룹이 태영건설에 대한 추가 지원책을 어느 강도로 도출해 내느냐가 관건이다.

8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 박춘섭 경제수석,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 등은 거금 회의를 열고 태영건설 워크아웃 진행 상황을 논의했다.

회의 참석자들은 원칙에 입각한 구조조정 추진이라는 기본 방침을 일관되게 견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기업구조조정 원칙 중 하나인 '대주주의 책임 있는 역할'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8일 거금 회의에서 태영건설 워크아웃 진행 상황을 논의했다. (왼쪽부터) 박춘섭 경제수석,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

정부와 금융 당국, 산업은행 등이 대주주 자구안을 강조하는 것은 워크아웃이 법정관리와 다른 절차와 강도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워크아웃은 기업 재무구조 개선작업으로 부실기업에 대한 적기 회생절차다. 부도로 쓰러질 위기에 처한 기업 중에서 회생시킬 가치가 있는 기업을 살려내기 위해 법정관리와 구분해 채권단 주도로 이뤄진다.

특히 워크아웃이 법정관리와 크게 다른 점은 대주주의 경영권 행사다. 대주주의 경영권을 최대한 보장하면서 동시에 채권단 중심으로 지원이 이뤄진다. 대주주로선 경영권을 잃지 않고 회사를 지킬 수 있는 수단이다.

워크아웃 과정은 부실 회사를 중심으로 넓게 퍼져 있는 이해 관계자들의 고통분담이 수반된다. 워크아웃 과정에서 채권단은 채권을 동결하고 금융지원을 약속한다. 주로 부채 상환을 유예하고 필요에 따라 빚도 탕감한다. 또 정부는 세금을 투입해 부실기업을 지원한다.

이러한 제도적 특성 때문에 정부와 금융 당국 등에선 대주주 경영책임을 강조한다. 워크아웃 개시 선결조건이 대주주의 진정성 있고 현실 가능한 자구책이다. 주로 사재 출연을 동반한 강도 높은 자구책을 요구한다. 과거 사례를 보면 채권단은 주로 현실성 있는 담보를 제공하는 것을 최우선 선결조건으로 내걸었다.

다양한 이해 관계자가 십시일반 손실을 감수하는 가운데 대주주도 경영책임이란 이름으로 소실을 감수하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경영의 주요 의사결정이 대주주에 집중돼 있는 국내 기업의 현실 때문이다. 특히 소유와 경영이 일원화된 기업의 경우 대주주는 기업의 의사결정을 주도하고 경영을 직접 이끌어간다.

이러한 지배구조 특성상 기업이 수익을 축적하는 과정에 대주주의 자산도 크게 늘어난다. 대주주는 기업을 비이클로 다양한 형태로 자산을 증식한다. 태영그룹의 경우 태영건설을 모태로 티와이홀딩스를 설립하고 그 산하 여러 관계사들을 보유하고 있다.

동시에 채권단도 기존에 태영건설과 거래 관계에서 다양한 형태의 이익을 냈다. 이에 따라 채권단도 워크아웃에 돌입하면 채권 만기 유예와 이자 감면 등 일부 이익을 포기한다. 정부는 태영건설과 관계된 다양한 채권자들의 손실 흡수를 위해 세금을 투입한다. 이는 한 기업의 부도가 미칠 사회적 파장을 최대한 억제하기 위한 조치다.

이에 따라 태영건설에 부실이 발생해 채권단 등이 희생하는 만큼 대주주도 고통을 분담하라는 뜻이다. 이러한 과정이 수반되지 않을 경우 워크아웃을 진행하는 데 있어 정부와 당국도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특히 세금이 투입되는 사안인 만큼 자칫 특혜 시비를 피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이번 태영건설 워크아웃을 두고 당국이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대주주 고통분담은 당연한 사안”이라며 “실효성 있고 강도 높은 자구안이 우선시돼야 정부와 당국, 채권단의 지원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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