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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차기 리더는]'압축, 또 압축' 파이널까지 가는 후추위, 전과 다른 점갈수록 복잡해지는 포스코 회장후보 압축 과정…'잡음 최소화' 의지

허인혜 기자공개 2024-01-11 07:38:53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0일 07: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의 회장 선발 절차를 보면 차기 회장 선출에 대한 부담감이 읽힌다. 최정우 회장도 전에 없이 빡빡한 과정을 거쳐 회장에 올랐다. 절차가 갈수록 복잡해진 이유로 포스코가 언급한 건 반복되는 중도 낙마였다.

최 회장의 배턴을 이어 받을 후보를 뽑기 위해 적어도 다섯 번의 회의와 그 이상의 후보군 축소 과정이 예정돼 있다. 최 회장이 낙마가 아닌 만료로 임기를 끝낼 예정이지만 후임자 선출 과정은 더 촘촘해졌다. 최 회장이 부담 속에 스스로 물러난다는 관측이 지배적인 만큼 이번에야말로 선발부터 잡음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후추위 거치면 끝'이었는데…복잡해진 후보 압축

이번 회장 선임 과정부터 폐지됐지만 포스코는 미국 GE 모델을 본뜬 CEO 승계카운슬을 2013년부터 운영해 왔다. 적용 전인 정준양 전 회장 선출 때는 CEO후보추천위원회가 단수 후보를 추천하면 이사회가 주주총회에, 주총에서 이사회로 넘어오는 간편한 과정을 거쳤다. 권오준 전 회장은 여기에 한 단계를 더 추가해 CEO 승계카운슬을 거쳤다. 연임 때는 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승계카운슬 없이 후추위로 직행에 이사회와 주총을 통과했다.


앞선 회장들에 비하면 최 회장은 더 복잡한 과정을 지났다. 승계카운슬이 여러 차례 회의를 거친 뒤 이사회가 자격심사 대상을 골랐고 후추위가 자격심사와 면접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초기 후보군과 롱리스트, 숏리스트, 파이널리스트가 차례로 좁혀졌다.

최 회장은 세 차례 발표된 리스트에 모두 이름을 올리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롱리스트는 약 20명까지 좁혀졌고 숏리스트였던 5인에 최 회장이 이름을 올리며 유력 후보로 언급된다. 후보추천위원회 회의와 최종 이사회까지 허들을 일곱 번 넘었다.

이번엔 더 과정이 많고 복잡해 졌다. 차기 회장 후보를 추리기 위해 이미 네 번의 회의가 치러졌다. 이미 내부에서 8명을 골랐지만 평판조회를 병행하고 있다. 내부 롱 리스트 후보자가 뽑히면 별도로 평판조회를 거친 외부 후보와 합한다. 외부후보는 그레이스앤파트너스·브리스캔영 등 10개의 서치펌(외부 헤드헌팅 업체)이 각각 최대 3인까지 추천한 후보와 주주 추천후보 모두 받는다.

이달 17일께 확정될 롱리스트에는 적어도 20명에서 많게는 30명까지의 후보가 이름을 올린다. 후추위 외에 외부 저명인사로 구성된 후보추천 자문단도 의견을 내 한 번 더 거른다.

1월 말 후보군을 5명 안팎으로 줄여 숏리스트를 작성한다. 통상 회장 후보를 고르는 작업은 여기서 끝나지만 포스코는 파이널리스트까지 좁힌다. 파이널리스트에도 3~5명이 오를 것으로 전망돼 선발 과정을 한 번 더 거칠 예정이다.

달라진 건 선발 과정의 밀도만이 아니다. 최 회장의 선출과정은 숏리스트부터 후보군이 모두 공개됐다. 이번에는 파이널리스트까지 지원자에게도 과정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후보군, 최 회장 선임보다 두 배 늘어날 듯

포스코의 회장 선발 절차가 점입가경으로 복잡해진 건 정권 교체시기마다 낙마 흑역사가 반복됐기 때문이다. 박태준 초대 회장이 김영삼 전 대통령과의 불화로 퇴진한 것을 시작으로 연거푸 낙마가 이어졌다. 황경노 회장, 정명식 회장, 김만제 회장과 유상부 회장, 이구택 회장 모두 중도 퇴진했다. 권오준 전 회장은 연임에는 성공했지만 이후 자진 사퇴했다.

더 촘촘해진 과정은 두 가지를 노린 변화다. 투명성 강화와 후보군 확대다. 투명성은 국민연금공단 등이 차기 회장 인선 절차와 관련해 공정성과 투명성을 지적하며 후추위가 가장 신경쓰는 부분이다.

후보군도 전보다 더 넓어진다. 후보 선출 과정이 많아지면서 포괄적인 후보군을 더 넓게 적용할 수 있게 됐다. 2018년에는 내부와 외부 후보 각각 10명씩을 골라 약 20명이 초기 후보군에 포함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이번에는 평판조회 대상 내부 후보 8인과 서치펌 추천 후보 최대 30명, 주주추천 후보 등을 합하면 이전의 두 배 수준의 초기 후보군이 조성된다. 파이널리스트도 단일 후보가 아닌 복수 후보가 오를 가능성이 거론된다.

최 회장도 권 전 회장 사퇴 직후에는 당시 3인 대표이사 체제 중 2인이었던 오인환 사장, 장인화 사장 다음으로 거론된 후보였다. 계열사 사장 등도 후보군에 거론되면서 포스코켐텍을 이끌던 최 회장도 유력 후보 중 하나가 된 바 있다.

이번에도 단 1명의 회장을 뽑는 자리에 여전히 십수명의 후보들이 거론되고 있다. 내부 후보만 사내이사 3인인 정기섭 사장, 유병옥·김지용 부사장과 계열사 대표 5인인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 이시우 포스코 사장, 한성희 포스코이앤씨 사장,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 김준형 포스코퓨처엠 사장 등을 더해 10여 명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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