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4]CTA 회장의 'AI·한국 중심' 발언 입증한 '삼성·LG·SK'생활가전·전장 등 경쟁력·주도권 과시, SK하이닉스 메모리반도체 리더십 강조 '주목'
라스베이거스(미국)=김경태 기자공개 2024-01-11 08:06:44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0일 07: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는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에서 주최한다. 앞서 게리 샤피로 CTA 회장은 작년 10월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CES의 화두로 인공지능(AI)을, 중요 국가로 한국을 지목했다.CES 개막에 앞서 진행된 미디어데이부터 CTA 회장의 발언이 입증됐다. 삼성전자, LG전자, SK하이닉스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각자의 AI 사업 전략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과시하며 글로벌 각지에서 모인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LG전자, AI 재정립·차별점 강조
미국 라스베이거스 현지시간으로 8일 만달라이베이 호텔에서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경까지 진행된 미디어 이벤트에는 총 23곳의 글로벌 대기업이 참여했다. 국내 기업으로는 삼성전자와 LG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기아, 두산이 참가했다.
가장 먼저 행사를 시작한 곳은 LG전자다. '고객의 미래를 재정의하다(Reinvent your future)'라는 주제로 LG 월드 프리미어(LG WORLD PREMIERE)를 개최했다. 조주완 사장이 연사로 나서 AI 사업과 전략을 공개했다.
조 사장은 LG전자가 AI의 의미를 재정립하고, 3가지 차별점이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는 데 집중했다. 이 과정에서 각 특징에 맞는 용어를 구사해 AI 시대 전자산업의 주도적인 프레임을 확보하려는 전략이 돋보였다.
그는 “AI가 사용자를 더 배려하고 공감해 보다 차별화된 고객경험을 제공한다는 의미에서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을 ‘공감지능(Affectionate Intelligence)’으로 재정의했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공감지능(AI)의 차별적 특징으로 △실시간 생활 지능(Real-Time Life Intelligence) △조율·지휘지능(Orchestrated Intelligence) △책임지능(Responsible Intelligence)을 꼽았다.
글로벌 전자업계의 강자로서 AI 시대에 우위를 지니고 있다는 점도 강조됐다. 조 사장은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집, 모빌리티, 상업공간 등에서 약 7억 개의 LG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며 "여기엔 AI 지원 지능형센서가 탑재돼 고객들의 신체적·정서적 생활패턴을 학습하고 분석하는 데 최적"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글로벌 우군과 협업…'생태계 확장' 잠재력 부각
삼성전자는 8일 오후 2시부터 행사를 열었다. 이에 앞서 한종희 부회장은 일찌감치 만달라이베이에 도착했다. 오전 10시반경 호텔 1층 주차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약 서너명의 임직원들과 함께 이동했다. 그는 빠른 발걸음으로 1층을 지나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삼성전자의 행사가 열리는 한 층 아래로 내려갔다. 그가 예정된 행사 시작 시간보다 3시간 넘게 일찍 도착해 채비를 갖춘 셈이다.
한 부회장은 오후 2시부터 '모두를 위한 AI: 일상 속 똑똑한 초연결 경험(AI for All: Connectivity in the Age of AI)'를 위한 비전을 공개했다. 행사에는 글로벌 미디어와 삼성전자의 파트너사 임직원 등 1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삼성전자의 행사에서 가장 부각되고 다른 곳들과 차별화된 점은 글로벌 시장의 쟁쟁한 파트너들을 공개한 점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 테슬라, 현대차 등과 협력한다고 밝혀 주목받았다. 협업은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로 삼성전자가 AI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빠른 템포로 글로벌 우군을 확보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이 양측이 윈윈하는 구조로 공개됐다. 테슬라와는 전기차와 태양광 패널, 가정용 배터리 '파워월(Powerwall)' 등과 삼성전자의 스마트싱스를 연동하는 기능을 소개했다. 또 테슬라의 '스톰 워치(Storm Watch)' 알림을 삼성전자 스마트 TV를 통해서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의 경우 임원이 발표까지 진행해 강한 인상을 남겼다. 권해영 현대차·기아 인포테인먼트개발센터장 상무가 연사로 깜짝 등장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스마트싱스 플랫폼 연동을 통해 주거 공간과 이동공간이 연결되는 '홈투카(Home-to-Car)·카투홈(Car-to-Home)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 밝혔다.
이 서비스는 스마트싱스 플랫폼에 연동되는 현대차그룹의 소프트웨어 디파인드 자동차(Hyundai’s Software Defined Vehicle)를 통해 집에서 원격으로 자동차 시동을 켜는 등 작동시킬 수 있다. 반대로 현대차·기아·제네시스 커넥티드 카 고객은 차 안에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또는 음성으로 스마트싱스 플랫폼에 연동되는 집안의 기기들을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다.
◇'한 단어'로 상황 정리한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SK하이닉스는 국내 대기업 중 유일하게 반도체 중심으로 미디어 행사를 진행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대표 연사로 나서 만달라이베이에서 8일 오전 11시부터 'AI의 원동력 메모리반도체(Memory, The Power of AI)'라는 주제로 행사를 열었다.
행사 자체는 다른 대기업들과 비교해 제한적인 인원을 초대한 가운데 이뤄졌다. 곽 사장의 발표는 생성형 AI 시대의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대한 설명과 SK하이닉스가 주도권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 강조됐다. 그의 발표는 다른 대기업들보다는 상대적으로 캐주얼하게 이뤄졌다. 해외 고객사 등의 고위관계자들이 있었지만 한국어로 발표가 진행됐다는 점도 특징이다.
SK하이닉스는 이날 곽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들이 질의응답(Q&A)도 소화해 기자간담회를 겸한 성격으로 행사가 이뤄졌다. Q&A에서는 고객사(엔비디아)와 경쟁사(삼성전자)에 대한 질의가 집중됐다. 이에 대해 곽 사장과 김주선 SK하이닉스 AI인프라 담당 사장 등 경영진들은 최대한 고객사와 경쟁사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고 SK하이닉스의 경쟁력을 강조하는 답변을 내놨다.
곽 사장은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측면에서 경쟁력 갖는 근본적 원인은 2가지"라며 "자체적으로 꾸준하게 기술적 성장을 해왔던 것, 또 하나는 우리의 고객들과 굉장히 밀접한 협업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건 고객과의 소통과 협업이고, 이번에 조직 개편했듯 HBM 관련한 내부 역량을 한군데 결집하고 새로운 조직 만들어 그를 통해 경쟁력을 가속화시키는 전략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사한 질의가 나오는 가운데 곽 사장은 SK하이닉스의 경쟁력과 자신감을 압축해 표현한 점은 Q&A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미국 블룸버그 소속 기자가 향후 주가 전망에 대해 묻자 곽 사장은 "현재 시가총액이 100조 정도 되는데 더 나은 모습으로 갈 수 있을거라 생각하고 있다"며 "내부적으론 3년 정도 이내에 도전해 볼 만한 목표치가 시총 200조 정도로 최선을 다해 노력을 해보겠다"고 말했다.
다만 곽 사장은 "기술을 충분히 잘 준비하고 제품도 잘 준비하고 투자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동시에 재무 건전성을 높인다면"이라는 전제 조건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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