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소재 2024 전망대]'성장 시장' 속에서 커진 LG화학 수주 경쟁력⑥포트폴리오 전환 축, 내실 성장 집중…LG엔솔 의존도 낮출 대외 수주
김동현 기자공개 2024-01-15 14:13:04
[편집자주]
공격적인 투자로 성장 가도를 달리던 이차전지·소재 업계에 2023년은 숨고르기를 하는 한해였다. 지속적인 투자로 실적 반등에 성공했지만 완성차 업체들이 전동화 전환에 속도조절을 선언하며 미래 성장 전략을 다시 수립해야 했다. 2024년에도 미국 대통령 선거, 고금리 상황, 지정학적 갈등 등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더벨이 이차전지·소재 업체들의 2024년 전략과 행보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2일 07: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1년 LG화학은 사업 포트폴리오 대전환을 선언하고 기존 석유화학 중심의 사업 구조를 친환경 및 첨단소재, 생명과학 등으로 탈바꿈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년간 석유화학 부문의 한계사업은 정리하고 이차전지, 생명과학 분야에 신규 투자를 집중했다.LG화학의 모태인 범용 석유화학 사업을 완전히 정리하기란 어려웠지만 이차전지 분야에서 양극재와 분리막, 탄소나노튜브(CNT) 등의 육성 계획을 하나둘 실현해 가고 있다. 지난해 북미 양극재 신공장의 첫삽을 떴으며 올 하반기엔 CNT(양극 도전재 소재) 공장 증설도 완료한다.
올해 전방산업인 전기차 시장 둔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LG화학의 방향성은 명확하다. 완성차 업계의 전동화 흐름은 지속되는 만큼 다시 돌아올 이차전지 시장의 성장에 대비해 주요 증설 작업을 완료하는 것이다. 완성차 업계의 자체적인 이차전지 연구·개발(R&D) 시도도 LG화학의 수주 협상력을 키우는 요소다.
◇내실 성장의 해, 증설·수율 집중
지난해 LG화학은 국내·북미·아프리카 등 지역을 가리지 않고 이차전지 소재 증설 투자를 발표했다. 2조원이 투입된 북미 양극재 생산시설 투자를 비롯해 국내 CNT 4공장 증설, 아프리카 모로코 리튬·인산·철(LFP) 공장 신설, 인도네시아 전구체 공장 설립 검토 등이 있다.
증설 작업의 완료 시점은 대게 지금으로부터 2~3년 뒤다. 국내 CNT 공장의 경우 기존 부지에 설비를 추가하면 되는 작업이지만 해외 증설의 경우 부지를 선정하고 아예 새롭게 시설을 건립해야 하는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앞서 2년 전에 발표한 구미 양극재 공장이나 헝가리 분리막 합작공장 등은 지난해 중순 들어서 생산을 시작했고 현재는 지속해서 수율을 끌어올리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러한 투자의 최종 목적지는 2030년을 향해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5월 장래사업·경영계획 공시를 통해 2030년까지 매출 70조원, 이중에서도 전지소재 사업에서만 30조원을 창출하겠다는 목표치를 제시했다. 전년도 2월 발표한 2030 목표(전체 매출 60조원·전지소재 21조원)에서 10조원가량을 증액한 것으로 목표치 산출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제외됐다.
LG화학 자체적으로 포트폴리오 전환에 성공하겠다는 것으로 결국 핵심은 전지소재 사업의 안착에 달려있다. LG화학의 발표 이후 약 7개월가량이 흐르며 전지소재의 전방산업인 전기차 시장이 둔화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으나 회사는 장기적인 성장을 기대하며 공장 증설, 수율 안정화 등 사업의 내실을 다지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신학철 LG화학 대표(부회장·사진)는 최근 공개석상에서 "배터리 시장은 지난 4~5년 동안 연 30~35%씩 성장하다가 최근 주춤한 게 20~23% 성장"이라며 "(전기차 시장 성장이) 슬로우다운 될 때 내실을 기하면 계속 좋은 시장이 되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LG엔솔서 발생한 매출 2조, 완성차 신규 수주가 관건
LG화학의 내실 성장을 위해선 증설뿐 아니라 대외 신규 수주 확보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2021년 LG에너지솔루션 분사 이후 2022년과 2023년 3분기(누적) 각각 2조원이 넘는 매출을 LG에너지솔루션 및 그 자회사에서 창출했다. 이차전지 소재 사업을 포함한 첨단소재 매출이 합산 6조원(2023년 3분기 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매출원 다변화가 필요하다.
LG화학 역시 이러한 의존도에 대한 문제를 인식한 듯 시장과 소통하며 지속해서 글로벌 업체와 협상 중이라는 점을 알렸다. 특히 LG화학 첨단소재 사업의 핵심인 양극재 외판 비중을 2030년까지 40%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지난해 하반기부터 불어온 완성차 업체들의 자체적인 이차전지 개발 시도는 LG화학 입장에선 호재라 할 수 있다.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전환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차전지 내재화를 시도하고 있고 이에 따라 소재 업체와도 긴밀히 호흡하기 시작했다.
실제 LG화학은 지난해 10월 일본 완성차 업체 토요타와 3조원 규모의 양극재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2030년 12월까지 진행되는 공급 물량의 일부는 토요타의 자체 이차전지 생산 프로젝트에도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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