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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넥스트 스텝]'집행임원제도'로 60년 오너 흔적 지울까③홍원식 회장과 주요 임원 3명 임기 만료 예정…이사회 구성 '관심'

홍다원 기자공개 2024-01-17 11:44:32

[편집자주]

남양유업의 '60년 오너 경영'이 막을 내렸다. 한앤컴퍼니(한앤코)가 홍원식 회장을 상대로 낸 주식 양도 소송에서 승소하면서다. 한앤코는 남양유업 지배구조와 이미지를 개선해 경영 정상화에 나설 예정이다. 사명 변경·건기식 확대·부동산 매각·액면 분할 등 다양한 방법이 거론되는 가운데 남양유업의 다음 행보를 짚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2일 10: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60년 간 오너 경영을 유지한 남양유업 지배구조가 투명하게 바뀔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그 시작은 대표이사와 이사회를 분리하는 집행임원제도다. 한앤코는 2021년 남양유업 인수 발표와 함께 책임 경영을 위해 집행임원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틀은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홍원식 회장을 포함해 임원 3명의 임기가 만료될 예정인 만큼 새로 구성될 이사회에 관심이 집중된다. 윤여을 한앤코 회장을 포함해 당시 부결됐던 한앤코 관련 인물로 탈바꿈할 가능성이 높다. 남양유업이 오너 흔적을 지우고 지배구조 선진화에 한 발 다가설 것으로 관측된다.

◇이사회와 대표이사 분리해 '투명 경영'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남양유업 이사회는 3명의 사내이사와 2명의 사외이사 등 총 5명으로 구성돼 있다. 5명 중 2명은 오너 일가인 홍원식 회장과 그의 장남 홍진석 상무다. 나머지 3명도 이광범 전 대표이사를 포함해 남양유업 관련 기업에 종사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대표이사 없는 비상 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경영권 분쟁으로 새 경영진을 선출할 수 없어 김승언 수석본부장을 경영지배인으로 임명하고 비상경영체제를 구축해 왔다. 이광범 전 대표이사는 임기가 만료됐지만 후임 대표이사 선임 전까지 상무 직위만 유지되고 있는 상태다.

한앤코는 지배구조 개선 등을 위해 집행임원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집행임원제도는 의사 결정과 감독 기능을 수행하는 이사회와 업무를 처리하는 집행위원을 분리하는 제도다. 해당 제도하에서는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는 겸임할 수 없다.

집행임원제도 도입은 이사회가 홍 회장 중심으로 구성돼 온 만큼 이를 견제하고 향후 투명한 경영을 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오는 3월 정기 주총에서 한앤코 관련 인물을 중심으로 새로운 이사회가 구성되거나 임시 주총이 열릴 수도 있다.


현재 임원 중 홍 회장, 양동훈 사외이사, 이상우 사외이사 세 명은 오는 3월 26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양 씨와 이 씨는 모두 남양유업 관련 인물이다. 양 씨는 남양유업에 포장 설비 등을 납품하는 유니온비엔씨의 대표다. 이 씨 역시 남양유업과 거래하는 부국유통에 재직하고 있다.

이들은 임기 만료로 자연스럽게 이사회에서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불가리스 사태가 터졌던 2021년 당시에도 이사회 6명 중 4명이 오너 일가로 구성돼 있었다. 그간 오너 일가를 감독할 수 있는 수단이 사실상 없었던 셈이다.

남양유업이 오너 위주의 지배구조를 유지한 결과 지난해 기준 한국ESG기준원의 ESG 등급에서 지배구조부문 C등급(취약)을 기록했다. C등급은 총 7등급 중 6번째 단계다.

◇상근 감사로 '지배구조 전문가' 선임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행동주의펀드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은 주주 제안에 나섰다. 앞서 차파트너스는 지난해 3월 남양유업 정기 주총에서 심혜섭 변호사를 상근 감사로 선임했다. 당시 차파트너스는 전문성과 독립성을 갖춘 감사의 선임을 강조했다. 기업지배구조 전문가로 알려진 심 변호사는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언론홍보분과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심 변호사를 감사로 선임한 가운데 한앤코가 향후 이사회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관심 포인트다. 한앤코는 2021년 7월 임시 주총에서 사내이사와 기타 비상무 이사진 등을 모두 한앤코 소속으로 내정하려 했다. 사내이사에는 이동춘 한앤코 전무, 기타 비상무 이사에는 윤여을 한앤코 회장과 김성주·배민규 한앤코 전무가 올라 있었다.

그러나 남양유업이 주총을 미루고 한앤코 측 인사를 모두 부결시켰다. 홍 회장이 한앤코에 남양유업을 매각하려던 계약을 파기하면서 예견된 결과였다. 당시 합류하지 못했던 한앤코 측 이사진 등으로 이사회가 새롭게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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