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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Stock]콘텐트리중앙, 아직 '꽃샘추위'…1000만 '서울의 봄'도 역부족일까코로나19 엔데믹 이후 반짝 주가 상승…재무건전성·경영효율화 '관건'

이지혜 기자공개 2024-01-17 10:05:03

[편집자주]

콘텐츠사업과 주식의 공통점은 '도박'에 비유된다는 점이다. 잘 키운 IP(지식재산권), 좋은 투자 한 번으로 순식간에 거액을 벌 수 있지만 한순간에 큰 돈을 날릴 수도 있다. 예측가능성이 높은 것도 아니다. 그러나 주식시장은 콘텐츠기업을 정식 산업으로 인정했고 콘텐츠기업은 주식시장에서 조달한 자금으로 IP를 재생산, 성장성을 입증하는 구조를 만들어냈다. 그렇다면 지금 주목받는 IP는 무엇일까. 이로 인해 콘텐츠기업의 가치는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 IP와 기업가치 간 '고차방정식'을 더벨이 풀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5일 08: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콘텐트리중앙의 자회사 메가박스중앙은 지난해 화려한 실적을 올린 투자배급사로 꼽힌다. 지난해 상반기 [범죄도시3]에 이어 연말 [서울의봄]으로 100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영화 산업에서 1000만명의 관객이라는 숫자가 띠는 상징성은 크다. 작품, 즉 지식재산권(IP)의 예술성은 물론 대중성이 좋다는 의미인 데다 업계에 얼마나 활기가 도는지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또 투자배급사가 좋은 콘텐츠를 선별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판단할 수 있는 기준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주가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콘텐트리중앙 주가는 한때 1만원대에 아슬아슬하게 걸려 있었지만 [범죄도시3]와 [서울의 봄]이 크게 흥행한 덕분에 지금 1만원대 중반까지 오르며 저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과거의 영광을 완전히 회복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시계열을 넓혀보면 전체적 주가는 내림세다. 콘텐트리중앙의 복합적 사업구조 영향으로 보인다. 콘텐트리중앙은 영화 투자배급 사업 외에 방송, 콘텐츠 제작, 영화관사업 등도 영위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가 완전히 가시지 않은 데다 재무건전성 타격 등이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About IP : [범죄도시3]와 [서울의 봄]

12일 한국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범죄도시3]와 [서울의 봄]이 2023년 ‘천만 영화’에 등극했다. [범죄도시3]는 지난해 5월 31일 개봉해 1068만2813명의 관객을 동원, 역대 천만 영화 가운데 24위를 기록했다.

[서울의 봄]은 지난해 11월 22일 개봉해 아직 기록을 이어가는 중이다. 개봉한 이래 약 두 달에 가까운 기간 동안 1264만7090명의 관객이 [서울의 봄]을 봤다.


[범죄도시3]는 [범죄도시(2017)]와 [범죄도시2(2022)]를 만든 이상용 감독이 만든 작품으로 2022년 하반기 제작됐다. [범죄도시2]의 흥행공식을 따르면서도 특유의 유머와 세밀한 캐릭터와 스토리 변주로 호평을 받으며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당시 보안사령관을 지내던 전두환 전 대통령이 군내 사조직 하나회의 무력을 동원, 불법으로 군 지휘권을 장악한 사건을 재구성한 작품이다. 과거 [태양은 없다(1999)], [감기(2013)], [아수라(2016)]를 만든 김성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주연은 수차례 천만관객을 동원한 ‘흥행보증수표’ 황정민씨와 정우성씨 등이다.

[범죄도시3]와 [서울의 봄]이 12일 기준 벌어들인 영화관 상영 매출은 각각 1047억원, 1232억원 정도다. [서울의 봄]이 아직도 국내 시장에서 스크린 점유율 11.9%를 차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매출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About Company : [범죄도시3] [서울의 봄] 흥행에 콘텐트리중앙이 주목받는 이유

[범죄도시3]와 [서울의 봄]이 2023년 천만 영화에 등극했다는 점은 크게 주목을 받았다. 코로나19 팬데믹과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의 공세로 한산해진 영화관에 다시 대규모 관객 동원력을 지닌 흥행작이 등장할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줬다.

한국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2004년부터 지금까지 10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는 모두 29편이다. 2019년까지만 해도 천만영화는 한 해에 5편이나 탄생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린 2020년, 2021년까지 이런 흐름이 뚝 끊겼다가 2022년과 2023년에 들어서야 다시 천만영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범죄도시3]와 [서울의 봄] 흥행으로 콘텐트리중앙에도 이목이 쏠렸다. 흥행 수익이 콘텐트리중앙의 연결 기준 실적에 반영돼서다.

콘텐트리중앙은 메가박스중앙 지분을 94.27% 보유해 자회사로 두고 있다. 메가박스중앙은 영화관 사업을 영위하는 '메가박스' 브랜드와 영화 투자와 배급사업을 벌이는 'PLUSM(이하 플러스엠)' 브랜드를 두고 있다.

[범죄도시3]는 플러스엠이 단순 배급했지만 콘텐트리중앙이 지분 53.78%를 보유한 SLL이 제작했다는 점에서 수익을 내재화했다는 특징이 있다. 다시 말해 플러스엠이 [범죄도시3]로 거둔 배급수익과 SLL이 벌어들인 제작 수익이 콘텐트리중앙 실적에 반영된다는 의미다.

[서울의 봄]도 비슷하다. [서울의 봄]은 메가박스중앙의 플러스엠이 메인투자자를 맡은 것은 물론 배급도 했다. 투자와 배급을 동시 진행하면 손익분기점이 내려가 수익성이 좋아지는 효과가 나타난다.

다시 말해 [범죄도시3]와 [서울의 봄] 모두 메가박스중앙을 통해 콘텐트리중앙에 큰 이익을 안겨준 대규모 흥행작이라는 의미다.

투자수익은 상당할 것으로 추산된다. 콘텐트리중앙은 구체적 투자금액을 밝히지 않았지만 [범죄도시3]는 제작비 145억원, [서울의 봄]의 제작비는 233억원 수준이다. 상영매출로만 [범죄도시3]는 제작비의 10배, [서울의 봄]은 제작비의 6배에 가까운 수익을 올렸다. 추후 판권 판매 등으로 부가수익까지 낼 것을 고려하면 투자수익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콘텐트리중앙은 “[범죄도시3]의 투자와 제작 정산수익을 인식하면서 레이블 실적이 흑자기조를 유지했다”며 “관객수가 많은 흥행작은 상영매출이 발생한 뒤에도 OTT 등에 판권을 판매하며 부가매출을 거둘 수 있어 수명이 긴 편”이라고 말했다.

◇IP & Stock: 두 편의 천만영화와 콘텐트리중앙 주식의 ‘상관관계’

그렇다면 [범죄도시3]와 [서울의 봄]은 콘텐트리중앙의 주식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코로나19 타격으로 줄곧 내리막길을 걷던 콘텐트리중앙 주가의 흐름을 되돌려 놓을 수 있었을까.

시계열을 넓게 펼쳐놓고 봤을 때에는 역부족이었다고 볼 수 있다. 콘텐트리중앙은 2019년 10월 18일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했다. 입성 초만 해도 콘텐트리중앙 주가는 3만~4만원대를 오르내렸다. 심지어 2021년 말에는 7만원을 웃돌기도 했다.

그러나 직후 콘텐트리중앙의 주가는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2022년부터 약 2년 동안 코로나19 팬데믹 후유증으로 재무적 타격을 입으며 콘텐트리중앙 주가는 1만원대까지 곤두박질했다.


그렇다고 흥행작의 덕을 아예 보지 않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시계열을 최근 1년으로 좁혀보면 [범죄도시3], [서울의봄]은 콘텐트리중앙이 바닥을 짚고 다시 일어나는 힘이 되어줬다.

[범죄도시3]가 10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동안 콘텐트리중앙 주가는 1만5000~1만6000원대에서 버텨냈다. 이후 흥행작의 부재 등으로 콘텐트리중앙 주가는 1만570원까지 내리며 고전했지만 [서울의 봄] 흥행으로 주가는 다시 1만6000원대까지 회복됐다가 12일 1만3940원을 기록했다.

네이버페이증권에 따르면 12일 기준 콘텐트리중앙의 목표주가는 2만원으로 현재 주가와 약 6000원 정도 차이가 있다.

콘텐트리중앙 관계자는 “[범죄도시3]와 [서울의 봄]이 기대 이상의 흥행실적을 냈다”며 “[서울의 봄]이 800만명, 1000만명 등 기록적 실적을 낼 때마다 일부 투자자가 주식을 매도하며 주가가 조정됐지만 지난해 저점과 대비하면 상당히 회복된 수준”이라고 말했다.

◇Stock Outlook

콘텐트리중앙이 과거 수준의 주가를 회복하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콘텐츠사업을 주력으로 영위하며 투자, 배급한 영화가 흥행했을 때 이익을 내는 것은 맞지만 이밖에 공간사업 등 영위 사업이 복합적이고 다양해서다. 한 가지 요인만으로 주가가 오르기 어려운 구조라는 말이다.


콘텐트리중앙은 SLL과 메가박스중앙 내 플레이엠을 통해 영화와 드라마 등 콘텐츠제작과 투자, 배급사업을 영위하는 한편 공간사업도 영위하고 있다. 공간사업에는 메가박스중앙이 운영하는 영화관, 키즈 실내놀이터 플레이타임 등이 속한다. 영화관 사업은 아직 코로나19의 여파를 완전히 떨쳐내지 못해 매출 증가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따라 콘텐트리중앙은 지난해 3분기까지 연결기준 누적적자 159억원을 냈다. 2분와 3분기에는 흑자를 냈지만 1분기 적자 타격이 컸다. 만일 지난해 4분기에 이런 적자를 만회하지 못했다면 콘텐트리중앙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홍정도 중앙그룹 부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코로나19 3년간 최악의 상황을 버틴 메가박스가 새해 히트작을 계속 내는 한편 체질개선과 비용효율화로 성과를 내야 한다”고 강조한 이유다.

한국기업평가는 "영업적자 등으로 영업현금창출력이 약화한 상황"이라며 "영화부문은 관객 수가 점차 늘어나며 수익성을 다소 회복할 것으로 보이지만 방송부문은 해외 자회사 사업기반 안정화 등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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