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중국' 분주해진 스마트폰 부품사]이엠텍, '고속성장' 전자담배 시장에 던진 승부수②제조사 출발, 신사업 매출 비중 50% 육박…관련 IP 700개 이상 확보
서하나 기자공개 2024-01-18 08:00:34
[편집자주]
스마트폰 부품사들이 신년 도약대에 섰다. 삼성전자·애플·샤오미 등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공급망 다변화에 나서면서 국내 부품사들도 덩달아 분주해졌다. 인건비가 저렴하고 정부지원이 많은 베트남 등으로 일찌감치 해외거점을 이동한 곳도 눈에 띈다. 인공지능(AI) 스마트폰으로 변화 속도가 빨라진 탓에 부품사들도 기술 개발·인수합병(M&A)·사업 다각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더벨에서 스마트폰 부품 업계의 신년 행보를 조망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5일 15: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품사로 출발한 이엠텍 실적은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주기와 함께 움직였다. 성장기엔 삼성전자 1차 벤더로서 든든한 캐시카우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정체기가 찾아왔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새 먹거리를 찾아야 했다.눈을 돌린 곳은 전자담배 사업이었다. 다소 쌩뚱맞은 변신이었지만 신사업은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최근 몇 년간 전자담배 등 신사업에서 절반 가까운 매출을 거두고 있다. 해외 사업장 운영 노하우를 살리고 적극적으로 연구개발(R&D)에 투자한 결실이었다.
◇2015년 스마트폰 시장 성숙기 도래 '과감한 변신'
이엠텍은 2001년 설립된 스마트폰 부품사다. 2007년 코스닥에 상장하면서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의 1차 벤더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방수 스피커 등을 주로 납품하면서 동반성장했다. 든든한 캐시카우를 잡은 셈이지만 평온한 시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전방 시장인 스마트폰 시장이 2015년 이후 성숙기에 접어들자 성장이 침체되기 시작했다.
이엠텍은 여러가지 가능성을 열고 신사업 기회를 엿보던 중 전자담배 시장의 개화를 주목했다. 사실 전 세계 흡연인구 수는 2000년대 이후 흡연자에 대한 규제로 꾸준히 감소해왔다. 수익성과 안정성이 높은 산업이었지만 매력적이지 못했던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등장한 전자담배는 진입장벽을 낮춰 신규 흡연자를 늘리면서 높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매력적인 시장을 만들었다.
이엠텍은 스마트폰 부품 등을 해외에서 제조해 국내 제조사에 납품했던 기술력을 살려 KT&G 주요 벤더사에 이름을 올렸다. 2017년 KT&G 릴의 주요 벤더사로 참여하면서 본격적인 매출을 내기 시작했다. 초창기엔 기술력도 부족했고 적자였던 신사업은 KT&G가 글로벌 전자담배 제조사 필립모리스인터내셔날(PMI)과 협력하면서 본격적으로 성장했다. 이후엔 글로벌 전자담배 제조사 BAT로스만스 물량을 수주하며 추가 성장 기회를 잡았다.
결과적으로 신사업은 정체기에 빠졌던 성장을 다시 일으킨 효자가 됐다. 2019년 약 2682억원이던 이엠텍 매출 규모는 2022년 4158억원으로 약 1.55배 성장했다. 성장을 견인한 건 전자담배를 비롯해 신규로 진출한 스마트 보청기, 헬스케어 등 제품사업이었다. 2022년 부품사업(스마트폰)과 제품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53.3%, 45%로 전체 매출을 사이좋게 양분했다.
◇신사업, 초기 적자 딛고 본궤도 진입
신사업이 궤도에 오르면서 수렁에 빠졌던 수익성도 빠르게 개선됐다. 이엠텍은 2019년 영업손실 약 56억원을 냈는데 2020년 영업이익 약 21억원으로 흑자전환했고 2022년 약 57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적자 구간이었던 영업이익률은 8%대를 넘어섰다. 지난해 약 59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더욱 고무적인 부분은 전자담배 사업의 성장 잠재력이 여전히 높다는 점이다. 이엠텍이 고객사로 확보한 PMI는 글로벌 궐련형 전자담배 사업에 있어 가장 적극적인 기업으로 분류된다. 기존 약 73개국이던 전자담배 출시 국가를 2025년 100개국으로 확대한다는 포부를 보였다. 또한 2022년 10월 미국 전자담배 판권을 무려 3조8000원에 인수하면서 판매량 증가를 예고하고 나섰다.
황세환 FS리서치 연구원은 "PMI사의 미국 전자담배 판매가 올해 4월부터 가능해질 것으로 보이면서 아이코스 판매량도 빠르게 늘 것"이라며 "이엠텍은 KT&G의 릴 1.0, 하이브리드 모델과 BAT로스만스 글로 프로 슬림 모델 등을 생산한 이력이 있고 특허 기술력도 확보하고 있어 추가 수주가 충분히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파악했다.
이엠텍은 꾸준히 R&D에 투자하고 있다. 전체 매출에서 R&D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7.32%(약 225억원)에서 2022년 8.50%(약 253억원)로 증가했고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론 14.16%(약 16억원)까지 늘었다. 그 결과 2022년 4월 400여개였던 전자담배 관련 지식재산권(IP) 수는 2022년 말 700개 이상으로 불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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