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 Blue]'턴어라운드' 티앤엘, 증권가 일제히 '기대감'1분기 미국 시장 리오더, 내년 매출 컨센서스 1600억
성상우 기자공개 2024-01-24 10:15:37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2일 08:5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티앤엘 주가는 올해 1월로 들어서자마자 본격적인 추세 전환을 시도하는 모습입니다. 지난해 6월 2년래 최고점 수준인 5만9000원대를 터치하기도 했지만 그 직후 하반기 내내 우하향의 부진한 흐름을 감수해야 했습니다. 연간 실적의 ‘상고하저’ 흐름이 유난히 두드러지게 나타났던 탓에 주가가 하반기에 부진했던 것은 어찌보면 필연적인 수순이었다고 볼 수 있죠.
첫 반등은 지난 5일 나왔습니다. 장중 한때 전일 대비 21%대 상승률을 보이기도 했지만 상승분을 반납하면서 종가 기준으론 11.6%에서 마감했죠. 그럼에도 3만7000원대까지 떨어졌던 주가를 다시 4만원대로 끌어올렸던 유의미한 상승이었습니다.
이날 이후 주가는 본격 상승 추세로 전환된 모습입니다. 8일부터 4거래일 연속 상승흐름을 보이며 주가는 어느새 4만7000원대로 올라섰죠. 이후 며칠간 조정을 거쳤지만 하락폭을 키우진 않았습니다. 지난 18일부턴 다시 이틀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큰 틀에서 우상향 추세를 유지하는 모습입니다.
티앤엘 주가는 실적 추이와 거의 정확하게 연동되는 양상을 띄고 있습니다. 지난해의 경우 1분기부터 실적이 상승세를 타다가 2분기에 최고점을 찍었습니다. 3분기 이후부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고 4분기가 가장 저조했습니다.
주가 흐름도 정확히 이같은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상반기 내내 상승 흐름을 보이다가 2분기에 정점을 찍은 뒤 연말로 갈수록 낙폭을 키웠죠. 올해 1분기 시장 및 투자자들의 관심은 4만원 초반대 밴드에 갇혀있었던 지난해 4분기의 저조한 주가 흐름에서 확실히 벗어날 수 있느냐 여부에 집중되는 듯 합니다.
◇Industry & Event
티앤엘은 의료용제품 및 고분자소재제품 연구개발·판매를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고기능성 소재 기술을 의료 분야에 적용해 상처치료제(창상피복재)와 정형외과용 고정제 등을 제조·판매하는 사업이죠. 창상피복재 중 여드름 및 가벼운 상처에 사용하는 트러블케어 패치(하이드로콜로이드)가 대표 제품입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론 창상피복재 매출 비중이 89% 수준으로 가장 큽니다. 정형외과용 고정제와 기타부문이 각각 5%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최근 실적은 중장기 관점에서 보면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 중입니다. 2020년 400억원을 갓 넘은 연매출이 2022년에 800억원을 넘겼죠. 지난해엔 3분기 누적 기준 935억원의 매출을 냈습니다. 연간 기준으론 1200억원 수준에서 증권가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습니다.
수익성도 준수한 흐름입니다. 최근 5년간 매년 영업이익률 및 순이익률이 20%를 넘겼습니다. 2021년과 지난해의 경우 영업이익률이 30%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죠. 올해 이후에도 비슷한 성장성을 보일 것이란 게 시장의 공통된 전망입니다. 증권가가 바라본 올해와 내년의 매출 전망치는 각각 1480억원, 1733억원 수준입니다.
시장에서 언급되는 테마성 이벤트들에 자주 휘말리는 종목은 아닙니다. 기업간 비즈니스(B2B) 형태의 사업이고 내수보단 수출 비중이 대부분인 사업구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주가가 실적 흐름과 거의 유사한 흐름으로 연동돼있는 것 역시 이 때문입니다.
이달 들어 시작된 반등의 서막은 티앤엘이 최근 개최한 IR설명회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지난 4일 기관투자자 대상 설명회에서 회사 측이 올해 매출 성장률 가이던스를 20%로 제시했죠. 올해 1분기 수주물량은 이미 확보돼 있으며 전년대비 성장이 자신있다고 적극 어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확실한 자신감 표현에 시장도 긍정적으로 반응한 모양새입니다.
회사 측의 자신감엔 근거가 있습니다. 가장 큰 매출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 시장의 고객사로부터 본격 리스탁킹(재고 확충) 수요가 나오고 있죠. 지난해 확보해놓은 재고가 연말까지 대부분 소진되면서 다시 재주문의 사이클로 들어선 셈입니다. 이 고객사는 히어로코스메틱스라는 미국 업체인데 지난 2022년 C&D(Church&Dwight)가 인수했습니다. ‘마이티 패치(Mighty Patch)’라는 브랜드로 판매 중인 트러블 패치(창상피복재)의 미국 내 수요가 확장됨에 따라 C&D사로의 제품 공급이 늘어나고 티앤엘의 매출이 증가하는 구조죠.
최근엔 유럽 시장 진출도 본격화했습니다. 아직 매출 비중은 미미하지만 한 번에 다수 국가를 대상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만큼 향후 회사의 추가 성장성을 결정짓는 핵심 시장으로 보고 있죠. 중장기적으론 현재 기준 최대 시장인 미국에 맞먹게 될 것이란 게 내부 관측입니다.
◇Market View
증권가는 ‘긍정론’ 일색입니다. 티앤엘의 추가 성장 가능성에 이견을 내는 리포트를 찾기 힘들 정도죠. 발간되는 리포트 수도 유사한 규모 시총을 가진 타 코스닥 상장사들 대비 상대적으로 많은 편입니다. 실적주인만큼 시장의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다고 볼 수 있죠.
가장 최근에 나온 리포트엔 SK증권이 ‘더 걱정할 건 없다’라는 제목을 달았습니다. 올해 1분기를 기점으로 지난해 하반기의 부진을 털고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란 관측을 담았습니다. 유럽 내에서 마이티 패치 브랜드의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는 현상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유럽 시장 안착까진 북미 시장에 안착 케이스와 유사하게 3년 가량이 걸릴 것으로 봤습니다.
상상인증권의 경우 ‘결국 매출 2배 간다’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통해 “유통망에 전부 출시될 경우 초기 시장인 미국, 유럽 성장을 감안하면 매년 300억원대의 매출 증가가 가능하다”면서 “2027년엔 매출 약 2500억원, 영업이익 900억원, 당기순이익 700억원이 가능하다”고 분석했습니다.
각 증권사의 매출 전망치에는 다소 편차가 있지만 올해와 내년 매출은 각각 1300억~1400억원대, 1500억~1600억원대 범위에서 컨센서스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400억원대에서 500억원대로 늘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죠.
티앤엘 재무부문의 키맨은 김강용 최고재무책임자(CFO)입니다. 사내이사로 이사회에 참여 중이며 올해 초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했죠. 동성화학과 호성케멕스, 한국정보통신 등을 거쳐 2011년부터 티앤엘에 몸 담고 있습니다. 최대주주 최윤소 대표와는 1993년부터 1998년까지 동성화학에서 함께 근무한 이력이 있습니다.
김 전무는 더벨과의 통화에서 “티앤엘은 사실 주가를 보면서 움직이는 회사는 아니고 실적주 또는 가치주에 해당한다고 본다”면서 “우리가 집중하는 게 실적 밖에 없고 실적이 꾸준히 우상향을 그린다면 주가도 자연스럽게 더 올라가리라 본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유럽 시장에 대해선 “영국, 독일, 프랑스를 비롯해 스위스, 호주 등지에까지 동시다발적으로 준비 중”이라면서 “국가 수가 많다보니 자리잡을 경우 매출 확대 폭이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그는 이어 "미국 시장의 경우 올해 이후 스테디하게 흘러갈 것으로 보는데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느냐 여부가 유럽쪽에 달린 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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