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1월 24일 07: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새해벽두부터 제약바이오 업계를 뜨겁게 달군 이슈 '빅딜'. OCI그룹의 한미그룹 통합 거버넌스 발표, 오리온그룹의 레고켐바이오 인수 등 다른듯 보이지만 사업 역량을 내재화 하기 위한 통 큰 베팅이다.이종산업의 결합이라는 이슈만으로도 화제가 됐지만 꽤 전격적으로 이뤄진 빅딜이라는 점에 놀랍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한 지붕 두그룹의 결합이라는 전대미문의 거버넌스를 선보인 OCI그룹, 과자회사 오리온의 신약개발 회사 변신. 제약바이오 사업에 대한 분명한 의지를 넘어 안하면 안된다는 절실함까지 느껴진다.
특히 각각의 딜을 이끈 OCI그룹의 이우현 회장과 오리온그룹의 허인철 부회장이 빅딜 발표 후 같은 얘기를 했다는 점에 주목된다.
이 회장은 "한미약품은 누가 뭐래도 국내 최고의 제약사"라고 했고 허 부회장은 "레고켐바이오는 기술수출 이력만 8조원을 한 저력있는 바이오텍"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회사와 손잡지 않으면 누구와 파트너가 되겠느냐"는 빅딜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맞다. 한미약품과 레고켐바이오에 대해 대한민국 제약바이오업계 그 누가 평가절하를 할 수 있을까. 빅파마 기술수출의 포문을 연 한미약품, 불과 한달 전 빅파마 얀센에 2조2000억원의 기술이전을 일군 레고켐바이오는 누구도 탐낼만한 파트너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우리가 더 관심가져야 할 건 그래서 그 좋은 파트너와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이다. 두 그룹 모두 '신약개발'을 지향점으로 내세웠지만 사실 표면적으로 보면 OCI와 오리온이라는 우군이 붙어 달라질 건 없다. 그저 하던 일을 계속 할 뿐 시너지를 낼만한 포인트가 별로 없다.
신약개발은 돈만 있다고 되는 게 아니다. 국내 굴지의 삼성조차 수십여년간 엄두도 못냈던 사업이다. 한화는 하다가 크게 좌절하고 중도포기했다. 이를 감안하면 OCI나 오리온 역시 시장에 기대감을 줄 수 있는 특별한 아이템이 필요하다. 그런데 두 그룹 모두 그저 파트너의 역량에만 의존하고 있다. 대단한 파트너이니만큼 잘할 것이라는 단지 그 기대만 나온다.
이종산업의 제약바이오 진출이라는 특수성 때문일 수는 있다. 그러나 다소 급해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한미약품과 레고켐바이오의 어떤 강점 혹은 약점에 지원군이 돼 신약개발을 이룰 것인지 등 세부전략은 나온 게 없다. 점령군이 되지 않겠다는 의지로 '독립경영'을 지지한다는 정도의 메시지만 있다.
두건의 빅딜이 주목받는 건 단지 '빅딜'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혹한기 제약바이오 업계를 되살릴 어떤 새로운 무기가 탄생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빅파마까진 못가더라도 우리도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갈 몸집을 키우고 전열을 갖추는 차원으로도 여겨진다. 빅딜이 힘을 받기 위해선 그래서 무엇을 어떻게 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설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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