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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확장현실' 인기 실감한 엔피, 주가 회복 '드라이브'세달 동안 70% 상승 "XR 기기 이용자 폭발적 증가 예상"

이우찬 기자공개 2024-01-25 09:34:23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3일 14:1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

코스닥 상장기업 엔피의 주가가 심상치 않습니다. 지난 12일 장중 4995원을 기록했는데 새해 들어 최고 주가였죠. 지난 22일 종가 기준으로도 4300원대를 나타냈습니다. 세 달 전인 지난해 10월 23일 2500원이었던 수준과 비교하면 70.6% 올랐네요. 1100억원 규모였던 시가총액도 1900억원으로 불어났습니다.

거래량은 엔피에 대한 시장의 관심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난 9일과 10일 거래량은 각각 4237만8486주, 2981만1343주였습니다. 거래량이 '폭발'한 수준으로 평가할 수 있는데요. 이달 2일부터 5거래일 동안 평균 거래량은 약 62만주에 불과했습니다. 이와 달리 이달 9일부터 5거래일 동안 평균 거래량은 약 1800만주에 달했습니다.

종가 기준 엔피 주가는 약 6개월 만에 4000원대 올라섰는데요. 지난해 7월 14일 종가 4040원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다만 1년으로 범위를 확대하면 주가 흐름이 회복됐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른 것 같습니다. 엔피 주가는 지난 2월 장중 1만원을 돌파한 적이 있습니다. 52주 최고가는 1만50원입니다. 현재 주가는 당시의 50% 수준이기 때문이죠.


◇Industry & Event

2006년 7월 설립된 엔피는 브랜드 익스피리언스(Brand Experience·BE)와 확장 현실(XR) 콘텐츠 제작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습니다. BE는 브랜드 경험을 기반으로 한 광고 마케팅 사업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1차원적 광고가 아닌 기업의 신제품·서비스를 직·간접적으로 체험해 구매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만드는 광고 행사를 의미하죠.

'CES 2021'에서 XR 기술을 활용해 국내 기업 최초로 삼성전자의 갤럭시 언팩 행사를 진행한 레퍼런스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CES 2022' 삼성전자 키노트에서는 처음으로 XR 라이브쇼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XR 기술이 시장에서 회자될 때면 엔피가 주목받는 이유가 되겠네요.

XR은 가상·증강현실(VR·AR) 기술을 섞어 확장된 현실을 강조하는데요. 마이크로소프트가 개발한 홀로 렌즈를 사례로 꼽을 수 있습니다. 안경 형태의 기기로 현실 공간과 사물 정보를 파악해 3D 홀로그램을 표시하고 있죠.

엔피는 BE 사업이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XR은 신사업에 속합니다. 2020년부터 사업화를 준비해왔습니다. 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커지지는 않았지만 XR은 CES에서 매년 주목받는 기술 중 하나였는데요. 시장이 개화하기 위해서는 애플, 삼성전자 등 IT 산업을 주도하는 핵심 플레이어들의 시장 참여라는 기폭제가 필요했습니다.

애플이 9년 만에 선보이는 '비전프로'는 시장의 본격 확장이라는 관점에서 엔피에게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데요. XR 헤드셋 '비전프로'는 사전 주문 3일 동안 18만대가 팔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XR 헤드셋 출하량은 전년 대비 두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해 39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죠.
경기 김포에 있는 엔피의 'XR 스테이지'
◇Market View

증권가에서는 엔피를 XR 시장 확대의 수혜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핵심 보유 자산을 높게 평가하는데요. 엔피는 1980㎡(600평) 규모 대형 XR 스테이지와 시스템 장비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김포에 있는 XR 스테이지는 3D 가상 세계를 조성하고 XR 기술을 더해 피사체가 가상 세계와 동일한 공간에 있는 것처럼 연출할 수 있는 스튜디오입니다. 자체 XR 콘텐츠 생산의 산파 구실을 하는 곳이죠.

가장 최근 리포트는 상상인증권에서 나왔습니다. 이소중 연구원은 지난 22일 리포트에서 "VR 헤드셋, AR 스마트글래스 등 XR 플랫폼 이용자가 많아질수록 XR 광고 발주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습니다. TV 프로그램 중간에 광고가 들어가는 것처럼 XR 기기에서도 광고 콘텐츠는 필요하기 마련이죠.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1월 리포트에서 "XR 생태계에 맞는 콘텐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시장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XR 콘텐츠 사업의 성장 가능성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엔피를 조명했습니다.

◇Keyman & Comments

엔피의 주요 인물은 송방호 대표와 박지복 대표가 있는데요. 각자대표 체제를 이루고 있습니다. 송 대표는 사업을 총괄하고 예산 관리업무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박 대표는 재무와 투자를 총괄하는 최고재무책임자(CFO)죠.

1987년생의 30대 CEO인 박 대표는 성균관대 통계학과 출신입니다. 주로 재무 쪽에서 전문성을 쌓았습니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수신상품팀, 삼성증권 구조화상품팀에서 일했습니다. 2016년부터 5년가량 위지윅스튜디오 CFO를 맡았고 2021년부터 2년간 래몽래인 대표를 지냈습니다. 지난해 3월부터 엔피 대표에 취임했죠.

더벨은 최근 주가 흐름에 관해 묻기 위해 지난 22일 오전 11시쯤 박 대표와 연락을 시도했습니다. IR 담당자를 통해서였죠. IR 담당자에게서 오후 1시50분쯤 회신이 왔습니다. 아쉽게도 박 대표의 육성을 듣는 데는 실패했는데요. 오전·오후 회의 일정 탓에 시간을 내기 어렵다고 양해를 구해왔습니다. 더벨은 IR 담당자를 통해 간접적으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습니다.

우선 가장 달라진 변화는 최근 시장의 관심이 높아져 외부 미팅이 많아진 점입니다. IR 관계자는 "지난주에만 IR 미팅을 6회 진행했는데 이렇게 많이 일정을 잡았던 적은 없는 것 같다"며 "XR 관련 기업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는 점을 요즘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IR 관계자는 상승세를 탄 주가 흐름에 관해서는 "XR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한 레퍼런스로 기술 전시회인 CES 기간 주가에 좋은 영향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며 "XR 시장도 '비전프로' 등으로 점점 구체화되고 덩치를 키울 준비를 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엔피는 XR 시장의 개화를 기다리면서 레퍼런스를 누적해왔다"며 "현재 기기 없이 XR 콘텐츠를 볼 수 있게끔 구현하고 있는데 '비전프로' 같은 기기 내에서도 관련 콘텐츠가 잘 구동될 수 있게 만들 자신이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엔피는 올 초 XR 관련 TF팀을 따로 꾸려서 시장 확장에 대비하고 있기도 합니다. 모기업 위지윅스튜디오 신임 CEO로 올해 취임한 조성완 대표의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긴 것입니다. 조 대표는 엔피 비상무이사를 겸직하고 있죠. 엔피의 주간 회의에 참여해 XR 사업 확장을 위한 활발한 의사소통을 하고 있습니다.

IR 관계자는 "TF팀을 조직해 XR 시장에 공격적으로 접근하는 쪽으로 태세를 전환한 상태로 시장 상황을 주시해 긴밀히 대응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며 "기기에 의존하지 않고 선제적으로 자체 XR 광고 콘텐츠 제작 쪽에 힘을 싣기 위한 전략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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