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외길' 씨젠, MS와 협업…기술공유사업 포문연다 잉여 현금 1조원 확보…향후 100곳 이상 기업과 기술공유 추진
김형석 기자공개 2024-01-25 10:33:52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4일 15: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분자진단 전문기업 씨젠이 글로벌 IT기업인 MS(마이크로소프트)와의 기술공유 사업을 진행한다. 의료 진단기 상품 판매에 주력했던 씨젠이 의약산업 진출이 아닌 IT기업과 신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파격적이라는 의견이다. 코로나19 특수가 끝난 현재 IT기업과의 기술 교류로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글로벌 IT 기업 MS 손잡고 PCR 기술 고도화
씨젠은 2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MS와 전략적 협업을 체결했다. MS글로벌 헬스케어 팀과의 협업을 통해 자체 신드로믹 정량 유전자증폭(PCR) 기술을 확대 및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씨젠은 개발자동화시스템(SGDDS)에 MS의 애저 오픈AI 서비스(Azure OpenAI Service)를 적용한다. SGDDS에서 생성된 방대한 데이터는 연구자를 위한 데이터 상호 작용 및 분석 환경을 처리하는 데 사용한다.
모든 사람이 데이터에 접근해 관리 가능한 AI기반 단일 분석 플랫폼인 MS 패브릭(Microsoft Fabric)도 도입한다. 씨젠은 이를 통해 데이터 통합, 데이터 엔지니어링, 데이터 과학, 데이터 모니터링, 실시간 분석 및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기능을 사용할 수 있ek.
이번 협업은 씨젠의 엔데믹 전략인 기술공유사업의 일환이다. 지난해 3월부터 추진 중인 기술공유사업은 씨젠의 PCR 노하우를 세계 각국 진단 업체에 무료로 제공하고 현지 맞춤형 제품을 개발·생산하는 사업이다. 이렇게 개발한 제품의 판권은 씨젠이 갖는다.
씨젠, 스프링거 네이처(Springer Nature), MS를 세개 축으로 100여곳의 글로벌 파트너십을 구성하고 국가별로 1개의 합작사를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합작사에 씨젠의 신드로믹 정량 PCR 기술을 현지에 도입하고, 이를 통해 제품 개발·생산·판매 등을 맡는다.
◇뒤늦은 엔데믹 준비, 넉넉한 자금 활용 가능
씨젠이 기술공유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데는 엔데믹 이후 신사업에 대한 갈증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씨젠은 코로나19 특수로 핵심 상품인 PCR 진단기 매출을 통해 급성장했지만 향후 이를 이을 사업 동력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씨젠의 매출은 20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15% 급감했다. 사상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던 지난 2021년(1조3708억원)과 비교하면 6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80억원, -30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다만 코로나19 시기 급증한 매출로 여전히 많은 현금성 자산을 확보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이익잉여금은 1조1286억원이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 규모는 1794억원으로 지난 2022년 말(5213억원) 대비 절반 이상 줄었다. 다만 같은 기간 단기금융상품 규모가 2342억원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잉여자금 상당수를 단기 금융상품에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 1조원 이상의 자금을 보유하고 있지만 아직 마땅한 투자처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다.
◇김준범 부사장 HP 경력 바탕…기술공유사업 총괄
MS와의 협업은 천종윤 대표이사가 직접 주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 대표는 지난해 3월 기술공유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내세운 뒤 스프링거 네이처와 MS 등 굵직한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을 주도했다.
이를 실무적으로 지원하는 조직은 기술공유사업부문이다. 씨젠은 지난해 7월 기존 글로벌(공급망관리)SCM 부서를 기술공유사업부문으로 확대 신설했다. 이 부서는 씨젠이 추진하는 글로벌 기업과의 기술공유 추진 및 향후 합작사 설립 업무를 맡는다.
기술공유사업부문을 총괄하고 있는 인물은 김준범 부사장이다. 1970년생인 그는 캘리포니아주립대(California State University)에서 MBA과정을 수료했다. 이후 글로벌 IT기업인 HP(Hewlett Packard)에서 부사장(Vice President)을 지냈다.
그가 씨젠에 합류한 것은 2021년이다. 그는 구매 담당 상무를 맡은 이후 2022년 말 전무로 승진해 글로벌SCM 부문을 맡았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술공유사업 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특히 그의 HP 근무 경험은 MS를 비롯한 향후 IT기업과의 협업 과정에서 보다 영향력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씨젠 관계자는 "MS와의 협업은 지난해부터 천종윤 대표가 직접 주관했지만 실무적인 사업은 김준범 부사장이 맡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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