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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업계 바로보기]폴란드에서 경쟁력 증명한 한화에어로, 다음 '복덩이'는②수주잔고 내 해외 비중 70%↑…"이제는 중동으로 갈 차례"

이호준 기자공개 2024-01-30 07:39:34

[편집자주]

'지정학 위기'는 여전히 가장 큰 화두다.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긴장감을 높이는 사이 북한의 군사적 위협까지 겹쳤다. 새해부터 국제 정세가 더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럴수록 한국 방산업체들의 호황은 지속될 공식이다. 주가가 상승하는 요즘 흐름은 벌써 시장의 기대감을 보여준다. 다만 올해는 예년과 달리 정책금융 지원 제한, 폴란드 정권 교체 등의 이슈가 있다. 혹시 이러한 변수가 악영향을 미치진 않을까. 더벨은 예측 불허 상황에 놓인 방산업계의 현 상황을 종합적으로 진단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5일 14: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9 자주포 308문 잔여 계약을 남겨뒀지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미 '폴란드의 맛'을 봤다. 대표적인 예가 수주잔고. 최근 방산부문 수주잔고가 26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폴란드향 비중은 47%이고 금액은 11조6990억원에 달한다.

폴란드에 이어 이제는 다른 지역이다. 해외 무기 수출 확대를 노리는 한화에어로는 폴란드 시장을 발판 삼아 루마니아 등 다른 유럽 국가로 타깃을 옮길 전망이다. 전통적으로 무기 수요가 높은 중동 지역에서도 다시 한 번 '잭팟'을 노리고 있다.

◇'복덩이' 폴란드…시장 확대 위한 확실한 발판

이쯤 되면 '복덩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안보 위기가 가중되면서 폴란드는 역대급 큰손이 됐다. 한화에어로에 따르면 작년 말까지 폴란드와 수출 계약을 맺은 물량은 K9 자주포 364문(6조6514억원), 천무 다연장로켓 218문(5조476억원)이다.

본계약 직전 상태인 물량도 K9 자주포 308문 등에 달한다. 물론 이 물량은 국책은행의 폴란드 금융 지원 문제 해결 여부에 따라 축소·무산될 수 있다. 일단 불확실성을 빼고 봐도 최근 방산부문 수주잔고(26조원 전망) 중 폴란드 비중이 46%로 절반 가까이 된다.

폴란드는 시장 확대의 발판이 되기도 했다. 한화에어로는 작년 초 인접국인 루마니아의 방산업체 '롬암'과 무기체계 협력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루마니아 자주포 도입 사업, 차기 보병전투차 사업에도 뛰어들어 약 1조~3조원 안팎의 수출 계약에 도전 중이다.


마침 작년 말에는 호주가 보병 전투 장갑차 '레드백' 129대를 24억달러(약 3조1649억원)에 구입하기로 했다. 레드백은 한화에어로가 자체 기술로 만든 장갑차다. 기계 강국 독일 장갑차와의 경합을 이겨낸 것인데, 이는 개발에 뛰어든 지 5년 만에 이룬 쾌거다.

연이은 잭팟은 힘이 셌다. 한화에어로는 2020년까지 지상방산 부문 전체 수주잔고 중 10% 미만이었던 해외 비중이 작년 말 70%까지 높아졌다. 이 기간 분기별 매출도 3000억원 안팎에서 6000억~1조원대로 확대됐는데 납품 물량이 실적에 반영된 덕이 컸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한화에어로의 경우 수익성이 좋은 해외 무기체계 수출 비중이 높아지다 보니 영업이익률도 10% 가까이 개선된 상태"라며 "루마니아와의 K9 수출 계약 논의도 올해 안에 마무리 될 것으로 보여 수주잔고 확대가 더욱 예상된다"고 했다.

◇독보적인 주가 상승률…중동에서 더 큰 기회 잡을까

25일 한화에어로 주가는 2년 만에 187% 오른 14만2000원선에 거래 중이다. 주요 4대 방산기업(한화에어로, 현대로템, KAI, LIG넥스원) 중 독보적인 주가 상승률이다.

물론 이 사이 ㈜한화 방산 부문을 인수하며 외형을 확대한 데 따른 시장의 긍정적 관심도 있었다. 그렇지만 군사력 증강 목소리가 높아진 지난 2년간 지상방산 부문이 대형 수주 등을 연달아 발표하며 매력적인 투자처로 자리 잡은 덕이 주효했다는 관측이다.

한화에어로를 향한 긍정적인 시선은 여전하다. 앞서 언급했듯 국책은행의 수출국 자금 지원 한도가 다 차 K9 자주포 308문 수출 여부가 불확실하다. 다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 위기가 계속되고 있어 세계적으로 무기 수요는 급증하는 추세다.

2022년 2월 손재일 한화에어로(당시 한화디펜스) 대표이사(왼쪽)와 오사마 에자트 이집트 국방부 전력국장이 이집트 카이로 소재 포병회관에서 K9 자주포 수출계약 체결 후 악수를 나누고 있다.

방산 업계에선 "이제는 중동으로 갈 차례"라는 말이 나온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에 따르면 근 5년간 세계 무기 수입국 10위권에 사우디,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이 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으로 중동 내 무기 수요도 지속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한화에어로 역시 중동 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화에어로는 재작년 UAE에서 지대공미사일 천궁Ⅱ(약 4000억원)를 수주했고 이집트와는 K9 자주포와 K10 탄약운반장갑차 등을 공급하는 2조원 규모의 'K9 패키지 수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무기 증강 계획 등에 비춰봤을 때 가장 현실적으로 큰돈을 챙길 수 있는 시장이 중동"이라며 "폴란드와 무기 수출을 성사한 후 지속해서 진출을 노리면서 글로벌 사업 영토를 넓혀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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