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테크를 움직이는 사람들]여기어때 조동현, '개발환경 최적화' 성장 조력자④대표 직속 C레벨, 반응속도 최대 0.5초 이내 구축
변세영 기자공개 2024-01-30 13:47:01
[편집자주]
코로나19로 연평균 20%대 성장률을 기록했던 이커머스 시장은 최근 성장률이 10%대로 떨어지며 옥석 고르기가 진행되고 있다. 이커머스 기업들은 이 같은 풍랑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객 경험 혁신을 내걸며 사활을 거는 상황이다. 이커머스를 지탱하는 힘은 단연 '테크'다. 소비자가 무엇을 구경하는지, 어떤 제품을 주로 구매하는지 등 방대한 빅데이터를 어떻게 다루느냐가 기업의 생존을 가르게 됐다. 더벨은 이커머스의 ‘테크’를 책임지는 최고기술책임자(CTO) 면면을 들여다보고 업체별 경쟁력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5일 16: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여기어때(법인명 여기어때컴퍼니)는 숙박부터 레저, 항공권, 맛집 등 전 과정을 한 번에 예약할 수 있는 여행·여가 플랫폼이다. 야놀자에 이은 국내 OTA(Online Travel Agency) 업계 2위 사업자다. 신규 고객 유입을 빠르게 늘리며 야놀자를 뒤쫓고 있다.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여기어때의 신규 설치 건은 34만건으로 여행 분야에서 1위를 차지했다. 앱 이용률과 비례하는 활성화 기기 수도 여행업계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빠르게 성장하는 여기어때를 후방에서 조력하는 인물로 조동현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빼놓을 수 없다. 2020년 팬데믹을 거쳐 여행수요가 폭발한 엔데믹까지 지난 4년간 조 CTO는 여기어때가 업계를 리딩하는 OTA 컴퍼니로 도약할 수 있는 초석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인터파크에서 20년 근무, 2020년 여기어때에 합류
조동현 CTO는 인천대학교에서 현 정보통신공학과의 전신인 전자계산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1세대 이커머스인 인터파크에서 1998년부터 2018년까지 20여 년간 장기간 근무했다. 당시 인터파크의 사업부문은 쇼핑/도서/엔터/투어/IT/경영지원 등으로 나뉘었다. 조 CTO는 IT와 투어부문을 넘나들며 인터파크가 전성기로 도약하는 데 기여했다.
여기어때에 발을 디딘 건 2020년 3월이다. 소비자의 구매 패턴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을 간파해 OTA의 경쟁력이 크다고 판한 것이다. 조 CTO는 대표 직속 개별 독립조직으로 기술을 총괄하는 ‘C레벨’로 여기어때에 합류했다.
조 CTO가 취임할 당시 여기어때는 단시간에 압축적으로 성장함에 따라 시스템적으로 보강해야 할 요소가 많았다고 한다. 2014년 중소형 호텔 검색 서비스를 시작으로 2018년 액티비티(레저·티켓), 여기어때 블랙 등으로 확장하며 트래픽 증가로 시스템 개선 필요성이 대두된 상황이었다. 실제 서비스 확장에 따라 프로모션도 다양해지며 앱 오류 및 로딩 시간 지연 가능성도 커졌다.
◇개발환경 전환, '글로벌 공급망 연동' 모바일앱 고도화
조동현 CTO는 취임 이후 대대적인 시스템 개편을 단행했다. 조 CTO 주도로 개발 최적화를 목표로 장기적인 ‘3개년 플랜’을 가동했다. 우선 개발 환경을 ‘모놀리틱’에서 ‘마이크로 서비스 아키텍처’로 바꿨다. 마이크로 서비스 아키텍처는 서비스의 단위를 작은 단위로 세분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각 서비스는 하나의 기능을 수행하고 잘 정의된 인터페이스를 통해 다른 서비스와 통신하며 독립적으로 실행되는 환경이다.
모놀리틱은 일종의 한 덩어리로 움직이는 방식으로 서비스 간의 상호 의존도가 높고 문제 발생 시 전체 시스템을 재작업해야 하는 이슈가 발생한다. 반면 마이크로 서비스 아키텍처는 서비스 간의 연관성이 줄어들어 서비스 업데이트, 수정 등에 유연한 대응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조 CTO는 개발 환경을 효율적으로 개선해 서비스에 안정적으로 대응하고 추후 신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해외여행과 모빌리티 등 신규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모바일 앱도 고도화했다. 조 CTO는 100여 개에 달하는 항공사들과 실시간으로 연동시켰다. 글로벌 공급망 연동을 통해 100만 개 이상의 해외숙소 실시간 예약과 결제 서비스 제공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국내 여행·레저를 넘어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 시장을 공략한 행보다.
고객에게 필요한 상품 정보와 데이터가 효율적으로 누적되고 처리될 수 있도록 상품 구조와 전시 구조도 개편했다. 상품 구조는 정보를 효율적으로 저장해 안정적인 검색·예약·결제 시스템을 지원하고, 전시 구조는 고객에게 다양한 서비스와 수많은 상품군을 최적화된 상태로 노출하는 영역이다. 그 결과 여기어때 서비스 이용 시 반응 속도(로딩시간)를 최대 0.5초 이내로 지원할 수 있게 됐다.
조 CTO는 올해 아웃바운드 서비스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기술적 보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어때가 10여 년간 축적한 기술과 도메인 지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고객 만족도를 극대화한다. 이에 더해 AI 기반의 상품 매핑과 추천 등을 고도화해 여기어때만의 경쟁력을 구축하는 데 일조하겠다는 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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