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 니케이 옵션 항소심 패소…미수금 회수 '빨간불' 2심 재판부, 반대매매 근거 '표준약관' 불공정성 지적…"해당 약관은 자본시장법 위반"
안준호 기자공개 2024-01-26 17:53:44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6일 17시5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증권은 이번 판결로 140억원 가량 미수금을 회수할 수 없게 됐다. 피고인 위너스운용 측 피해금액 중 30% 가량 역시 보전해줘야 한다. 현재 진행 중인 관련 소송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는 판결이기 때문에 손실이 더욱 커질 수 있다. KB증권 역시 이를 고려해 향후 대법원 상고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반대매매로 촉발된 미수금 청구소송…"규정 따랐다" VS "상품특성 무시 불공정 약관"
26일 증권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제18민사부는 KB증권이 위너스자산운용을 대상으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원고 일부 승소를 판결했던 1심 법원과 달리 반대매매의 위법성에 대한 피고 위너스운용 측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KB증권은 지난 2020년 2월 일본 오사카거래소 야간장에서 위너스운용이 운용 중이던 니케이225 옵션의 반대매매를 진행했다. 당시 미국 증시 급락 영향으로 옵션가격이 하락해 관련 계좌에 평가손실이 발생하자 추가 증거금 납부요청 없이 미결제약정을 모두 청산했다. 이후 이에 따른 손실금 지급을 요청하기 위해 위너스운용 대상으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KB증권의 반대매매 근거는 금융투자협회의 표준약관이었다. 금투협 ‘해외파생상품 계좌설정 표준약관’의 14조 2항은 장중 시세변동으로 고객의 평가위탁총액이 증거금의 20%보다 낮은 경우 필요한만큼 고객의 미결제약정을 반대매매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1심 재판부는 이와 같은 주장을 인정하고 지난해 1월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항소심을 제기한 위니스운용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한결 측은 이 약관이 옵션 상품의 다양성을 고려하지 않은 불공정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반박했다. 해당 상품이 만기까지 권리 실행이 불가능한 ‘유럽형’ 옵션인 만큼 평가손실만을 이유로 반대매매를 진행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나아가 KB증권이 위탁증거금 추가예탁통보(마진콜) 없이 거래량이 적은 야간장에 반대매매를 진행하며 손실을 더욱 키웠다고 주장했다. 마찬가지로 유럽형인 코스피200 옵션을 개발 및 거래하는 한국거래소는 옵션가격 변동이나 평가손실을 기준으로 증거금을 산정하거나 반대매매를 실행하지 않고 있다.
일본 오사카거래소와 증권회사들 역시 니케이225 옵션 가격 등락을 증거금 산정에만 반영하고, 반대매매 근거로 보지 않는다. 평가손익에 따른 증거금을 고객이 납부하지 않는 경우 반대매매를 진행하지만, 마진콜 없이 평가손실만을 이유로 반대매매를 하지 않는다. 만기까지 실제 옵션의 권리가 실행되지 않으므로 중개 증권사의 이행책임이나 미수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2심 재판부 "금투협 표준약관, 자본시장법상 위반…반대매매 정당성 없어"
2심에선 위너스운용 측의 이같은 주장이 모두 받아들여졌다. 2심 재판부는 “투자자 보호 및 건전한 거래질서 도모라는 자본시장법 관계 법령의 입법 목적을 고려하여 볼 때 이 사건 약관 제14조 2항은 자본시장법에 위반하여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금투협 표준약관의 효력을 인정하더라도 위너스운용 상품 사례에는 적용할 수 없다는 해석도 내놨다. 재판부는 “약관 제14조 2항은 유럽형 옵션인 니케이 풋옵션에 대하여 적용될 수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이 사건 반대매매는 적법한 법률적 근거 없이 실행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한결 김광중 변호사는 “약관 규정의 문제는 물론 반대매매 과정의 불공정함에 대해서도 법원이 피고 주장을 모두 인정해 준 것”이라며 “해당 약관의 경우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약관법)’ 규정에 비추어 봐도 현저히 불공정하기 때문에 무효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국내 투자중개업자들도 해외 파생상품 중개를 할 때 판결 취지를 반영해서 함부로 반대매매를 진행할 수 없게 됐다”며 “국내 금융시장의 선진화에 도움이 되고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도 유의미한 판결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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