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기업 밸류분석]'STO-ML 국산화' 티에스이, AI 반도체 시대 '도약 준비'해외 시장 타깃, CPU·GPU 이어 HBM 적용 추진
김도현 기자공개 2024-01-31 09:46:43
[편집자주]
테크(Tech) 기업은 원재료 가격과 판매단가에 따라 이익 변동 폭이 큰 경우가 많다. 정보기술(IT) 강국인 한국 테크기업들은 세계 무대에서 활동하는 만큼 밸류에이션도 글로벌 추이에 따라 움직인다. 주가를 밀어 올리는 원동력은 실적이지만, 글로벌 시장 트렌드 변화 속에서 기업의 기존 사업과 신사업 전략 등이 방향성을 잘 맞춰가고 있는지를 투자자들은 평가한다. 더벨은 각 테크기업이 시장에서 어떻게 평가받고 있는지, 밸류는 어떻게 변해왔는지 살펴보고 앞으로 밸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요인과 변수는 무엇인지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30일 10: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티에스이가 수직계열화 체제를 강화하는 동시에 시스템반도체 공략에 속도를 낸다. 이를 위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한 '스페이스 트렌스포머 오가닉-멀티 레이어(STO-ML)'를 내세운다. 그동안 전량 수입해오던 품목이어서 내재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해당 제품은 최근 반도체 산업의 최대 화두인 인공지능(AI) 분야와도 맞닿아 있다. STO-ML을 통해 만드는 테스트 부품이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고성능 반도체에 쓰이기 때문이다. 티에스이는 기존 공급 제품과의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
◇후공정 중요성 부각, 포트폴리오 확장 지속
티에스이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테스트 부품 및 장비를 제조하는 회사다. 구체적으로 △프로브 카드 △인터페이스 보드 △테스트 소켓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검사설비 등을 다룬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티에스이 매출 비중을 보면 프로브 카드 28.1%, 인터페이스 보드 43.3%, 테스트 소켓 22.8% 등을 차지했다. 3개 제품 합산 비중이 90%를 상회한다.
프로브 카드는 반도체와 테스트 장비를 연결하는 장치다. 프로브 카드에 장착된 바늘이 웨이퍼에 접촉하면서 전기 신호를 보내고 돌아오는 신호를 통해 불량품을 선별하는 방식이다. 인터페이스 보드는 테스터(검사 수행 장비)와 핸들러(보조 장비)를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테스트 소켓은 반도체 회로 양품 여부를 판단하는 전기적 성능 시 테스트 기기와 디바이스를 이어주는 부품이다.
반도체 산업은 지난 수년간 전공정 수준의 급격한 상승으로 패키징, 테스트 등 후공정에 무게중심이 쏠린 추세다. 올해부터 반도체 업황이 살아난다면 티에스이 등 동종업계에 다양한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주요 거래처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다. 국내 기업인 만큼 메모리 위주로 사세를 확장해왔다. 그중에서도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 관련 제품 비중이 컸다. 다만 핵심 고객과 마찬가지로 메모리 업다운에 따른 실적 기복이 불가피했다. 이를 위해 티에스이는 매출처 다각화를 지속 추진 중이다.
그 일환으로 자회사들을 통해 수직계열화를 이뤄내고 있다. 프로브 카드용 인쇄회로기판(PCB) 등을 다루는 타이거일렉, 반도체 테스트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지엠테스트 등이 지원군이다.
최근 타이거일렉과는 유의미한 성과를 냈다. 티에스이 관계자는 "지난 2021년 STO-ML을 대량 생산하기 위해 타이거일렉과 함께 베트남에 초정밀 빌드업 기판 공정 능력을 가진 메가일렉(구 티에스이 베트남)을 셋업했다"며 "STO-ML 양산 시설을 갖춘 상태"라고 설명했다.
STO-ML은 초고속 반도체 검사용 버티컬 프로브 카드 및 테스트 인터페이스에 필수적인 소재다. 그동안 해외에서 전량 수입하던 품목이다. 우리나라 기업으로는 티에스이가 첫 상용화를 앞둔 상태다.
STO-ML 기반 테스트 부품은 주로 GPU, CPU 등 정상 작동 여부를 판단할 때 쓰인다. 티에스이는 여러 D램을 쌓아 만드는 고대역폭 메모리(HBM)용으로도 준비 중이다. GPU와 HBM은 현시점에서 최적의 AI 반도체 조합으로 여겨진다. 해당 시장을 뚫는다면 티에스이는 여러 고객과 다각도로 협업할 수 있게 된다.
티에스이는 복수의 고객과 STO-ML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해외 고객을 공략하고 중장기적으로 한국 등으로 영토를 넓힐 방침이다. 자체 제작하는 프로브 카드에도 일부 활용한다.
실질적인 데뷔 무대는 오는 3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최되는 '세미콘 코리아 2024'다. 국내외 반도체 관계자가 대거 참석하는 행사인 만큼 티에스이는 STO-ML 마케팅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티에스이는 50마이크로(㎛)~110㎛의 라인업을 갖췄다. 특히 50㎛ 제품은 생산 가능한 곳이 세계적으로 손에 꼽는다는 후문이다.
티에스이 관계자는 "2022년 시스템반도체 검사장치 매출액은 전년대비 100% 넘게 성장했다. 2023년에도 50% 이상 커진 것으로 관측된다"고 강조했다. 메모리에서 시스템반도체로의 포트폴리오 확장이 현실화했다는 의미다.
◇반도체 불황에 실적·주가 급락…올해 반등 기대
조사기관 욜(Yole)에 따르면 2022년 반도체 검사용 버티칼 프로브 카드 시장 규모는 3억4000만달러(약 4500억원)다. 이어지는 2023~2028년 연평균 성장률은 5.6%로 꾸준히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 시장의 확장성과 별개로 티에스이는 지난해 부진했다. 3분기까지 누적으로 약 3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2022년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535억원에 달했다는 점과 대조된다. 같은 기간 매출은 2577억원에서 1789억원으로 축소됐다.
1년 동안 주가는 널을 뛰었다. 작년 3월 16일 3만3250원으로 저점을 찍은 뒤 7월 3일 5만8800원으로 고점에 도달했다. 이후 등락을 반복하다가 4만원대 중반에 머물러 있다. 30일 오전 10시 기준으로 4만42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전반적인 반도체 불황으로 연초 주가가 급락했다면 6~7월에는 HBM 등 메모리 업계에 대한 긍정 요인이 등장하면서 급등한 것으로 해석된다. 티에스이는 내부적으로 주가 등락에 대한 정확한 연유는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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