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 Briefing]삼성디스플레이, 사상 첫 분기 영업익 2조 돌파LGD·BOE, OLED 반격 예고…경쟁사 대비 기술력·가격 '중점'
김도현 기자공개 2024-02-01 08:01:34
이 기사는 2024년 01월 31일 17: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전방산업 부진 속에서도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다. 수익성이 악화한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을 신속하게 정리하고 주력인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분야에 집중한 전략이 적중한 것이다.올해는 모바일, TV 등 수요가 어느 정도 살아날 것으로 관측된다. OLED 영역이 더욱 넓어지는 점도 호재다. 다만 해결 과제도 있다. LG디스플레이, 중국 BOE 등과의 경쟁이 심화하고 대형 부문의 적자 고리를 끊어야 한다.
◇압도적인 아이폰15 공급망 내 지위 '효과 톡톡'
삼성디스플레이는 31일 실적 컨퍼런스콜(연결기준)을 2023년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9조6600억원, 2조1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기 대비 18%, 전년 동기 대비 4% 상승했다. 영업이익은 전기 대비 4%, 전년 동기 대비 10% 늘었다.
분기 영업이익이 2조원을 넘어선 건 창립 이래 처음이다. 애플이 작년 하반기 출시한 '아이폰15' 시리즈 수혜가 본격화했고 TV 판매 확대로 퀀텀닷(QD)-OLED 관련 손실이 줄어든 덕분이다.
허철 삼성디스플레이 기획팀 부사장은 "주요 고객 신제품 적기 대응 및 하이엔드 중심 제품 믹스 운영으로 견조한 실적을 실현했다"며 "대형 산업은 경기 부진으로 수요 약세가 지속됐으나 TV 연말 성수기 판매 증대로 적자 폭 완화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번 호성적의 일등공신 아이폰15용 OLED는 사실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BOE가 초도물량 공급에 실패하고 LG디스플레이가 초기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 이슈를 겪으면서 삼성디스플레이 할당 물량이 늘어난 결과다.
애플은 스마트폰 라이벌인 삼성전자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 의존도를 줄이고 싶어한다. 다만 중소형 OLED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기술력, 규모의 경제 등을 갖추고 있어 대체가 쉽지 않았다. 추후 1위의 독주가 계속될지, 3파전 양상이 강화될지에 따라 애플 공급망 재편 여부가 달려있다. 현재까지는 삼성디스플레이 천하다.
연간으로는 매출 30조9800억원, 영업이익 5조57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매출 34조3800억원·영업이익 5조9500억원)과 비교하면 전체적인 볼륨이 축소됐다. 2023년의 경우 하반기 들어 반등에 성공하면서 유종의 미를 거둔 한해였다.
해당 실적에는 최근 삼성전자가 출시한 '갤럭시S24' 시리즈 몫도 일부 포함됐다. 1분기는 완제품 시장 전반이 비수기다. 갤럭시S24 흥행 여부가 1분기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최초의 '인공지능(AI)폰'이라는 개념을 앞세워 초반 분위기는 긍정적이다.
◇"스마트폰 이어 IT까지 탑재"…삼성, OLED 자존심 지킬까
지난해 삼성디스플레이의 시설투자액(CAPEX)은 2조4000억원 수준이었다. 정보기술(IT) OLED, 유연한(플렉시블) 제품 대응 투자 중심으로 집행됐다.
핵심은 IT OLED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해당 사업에 2026년까지 4조1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애플이 OLED 기반 아이패드 출시하는 등 태블릿, 노트북, 자동차 등에도 OLED가 채택되는 데 따른 대응이다. 유리원장을 키워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골자다.
최근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이패드용 OLED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LG디스플레이와 관련 물량을 양분하는 가운데 초기 품질 및 수율에 따라 주도권 다툼의 향방이 결정될 전망이다. 11조원 이상을 IT OLED에 투입하는 BOE의 공세도 견제해야 한다.
허 부사장은 "지난해 발표 이후 8세대급 투자는 세계 최초인 만큼 여러 고객이 관심을 보이는 게 사실"이라며 "다수 업체와 긴밀히 협의도 이어가는 중으로 사전 기술 검증을 위해 복수 과제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라인 셋업과 동시에 제품 양산이 바로 가능하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기존 모바일에서도 LG디스플레이, BOE 등 중화권 업체의 추격이 두드러질 가능성이 크다. 시장조사기관 DSCC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4분기 폴더블 패널 점유율이 36%로 BOE(42%)에 밀렸다.
이 기간 화웨이가 삼성전자를 제치고 폴더블폰 1위에 올라섰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3분기 신제품을 내놓는 만큼 당연한 수순이나 중장기적인 경쟁력 저하가 우려되는 사례다.
허 부사장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내 경쟁사 진입이 확대되고 있다"며 "여기에 경기침체까지 더해져 삼성디스플레이가 중장기로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고 밝혔다. 이어 "기술 차별화와 원가경쟁력을 극대화하고 고객의 기대치를 넘어서는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해 우위를 지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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