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동기 들어선 '유압로봇']전동로봇 '일색' 코스닥 업계, 케이엔알시스템 유압 '유일'③'아트라스' 부품 공급 경험 차별화, 블루오션 시장 개척
성상우 기자공개 2024-02-07 07:59:26
[편집자주]
로봇(robot)은 체코어로 '노동'을 의미하는 'robota'가 어원이다. 인간과 유사한 형태로 다양한 작업을 수행하길 기대했지만 초기 로봇의 작동능력은 기대치에 못 미쳤다. 단순한 기계장치에 불과했던 로봇은 '전동로봇'을 지나 '유압로봇' 시장이 열리면서 본격적으로 재조명받고 있다. 유압로봇 구동방식은 전동로봇과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인간을 대체할 정도의 섬세함과 역동성, 특유의 파워를 겸비한 점이 특징이다. 국내에서 유압제어로봇 기술을 가진 기업이 처음으로 증시 진입을 앞두고 있기도 하다. 더벨이 미래 로봇시장을 선도할 '유압로봇' 기술현황과 성장 가능성을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6일 09: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증시엔 이미 수십 곳의 로봇 전문 업체들이 상장돼 있다. 몇 곳의 대기업 계열사를 제외하면 대부분 코스닥 상장사다. 스타트업에서 시작했거나 다른 기계 장비·부품 및 솔루션을 개발하다가 로봇 신사업을 낙점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난해 로봇 섹터가 본격적으로 부각된 데다가 대기업 그룹이 눈독 들이기 시작하면서 투심이 유지되고 있는 분위기다.다만 국내시장은 아직 '전동로봇' 일색으로 편성돼 있다. 전동로봇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중량 작업이 가능한 유압로봇의 경우 자체기술로 상용화한 곳이 아직 없다. 코스닥 상장 후보군 가운데 케이엔알시스템이 유일한 유압로봇 기술을 보유한 곳으로 꼽힌다.
◇상장사 '전동로봇' 올인, 고중량 작업 '한계'
초기 로봇시장은 대체로 간단한 작업에 대한 니즈를 대체하는 경우가 많았다. 로봇 청소기 같은 가벼운 개인서비스 로봇이나 단편적인 형태의 협동 로봇이 주를 이뤘다. 야외 작업을 비롯해 고도로 위험하거나 고중량을 들어올리는 작업이 아니기 때문에 전동 구동 방식으로 대부분 가능했다. 국내 상장사들 대부분이 주력으로 삼는 영역이다.
코스닥 상장사 중에서는 레인보우로보틱스·유진로봇·로보티즈·로보스타·티로보틱스·에브리봇 등을 꼽을 수 있다. 3000억원대 이상의 시가총액을 보이는 곳들이다. 몸값을 더 낮추면 유일로보틱스·휴림로봇·에스피시스템스·로보로보 등도 있다.
대장주는 레인보우로보틱스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M&A설이 불거지며 주가 급등세를 누렸다. 지난해 초 3만원 초반대였던 주가는 9월 한때 24만원을 넘기기도 했다. 최근 주가는 15만원대에서 형성돼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삼성전자가 지분 14.83%를 갖고 있지만 보유한 콜옵션을 행사할 경우 59%대까지 늘릴 수 있다.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주력 사업은 협동로봇이다. 'RB5-850'을 비롯해 6개의 협동로봇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3kg대 가반하중부터 순차적으로 무게를 늘려왔지만 현재로선 16kg 하중이 최대치다. 전동 구동 로봇이기에 하중을 더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
인간형 2족 보행로봇 ‘휴보’ 도 보유하고 있지만 전동 기반인 탓에 고강도 작업은 어렵다. 연구 및 전시용도 위주의 엔터테인먼트 로봇에 해당한다. 2족 보행 로봇 등과 관련해 유압 로봇 기술을 연구·개발 중이긴 하지만 아직 상용화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이밖에 주요 코스닥 로봇 기업들은 △로봇 청소기를 비롯해 △로봇 전용 (전동) 액츄에이터 △진공로봇 △자율주행 로봇 △(전동)제조용 로봇의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모두 전동 구동 로봇이다.
◇고강도 작업 '유압로봇' 대세 불가피, 국내 상장사 중 경쟁사 없어
시장이 바라보는 차기 로봇 시장은 ‘유압 로봇’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다 고강도의 작업을 로봇에게 맡길 수 있고 야외의 험지에서도 작업할 수 있는 로봇이 활용도가 높기 때문이다. 특히 중량물 핸들링, 스마트 건설, 고위험 중공업 분야에서 시장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실제 국내 중후장대 산업군의 대기업들은 이미 현장에 직접 투입할 수 있는 각 모델별 유압 로봇을 구상하고 상용화 직전 단계까지 완성했다.
유압로봇 원천기술을 보유한 케이엔알시스템은 이런 대기업 수요를 흡수할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꼽힌다. 이미 국내에선 포스코그룹을 비롯해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한국수력원자력,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 다수의 기업·기관이 케이엔알시스템 제품을 도입했다.
국내 상장사로 한정하면 유압 로봇 시스템 및 부품을 자체 생산·공급할 수 있는 곳을 찾기 힘들다. 케이엔알시스템 역시 최근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기술기반 유압 로봇 시스템 기업은 자사가 유일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기재했다. 해외 업체까지 넓혀봐야 보스턴다이내믹스와 Schilling Robot 정도가 있다. 전동제어 기반의 협동로봇 업체들은 시장이 달라 경쟁사로 보지 않는다.
동종 업계에서 시장에 진입한 경쟁사가 없기 때문에 공모 밸류에이션 과정에서 비교기업 선정도 쉽지 않았다. 2차 피어그룹 선정 당시에는 로봇 업체(특수목적용 기계 제조)들을 대거 포함시켰는데 모두 전동 로봇 업체에 국한됐다. 이마저도 대부분이 적자 기업이라 3차 선정(재무적 유사성) 과정에서 대부분 제외될 수밖에 없었다.
최종 선정된 피어그룹은 세곳 정도였다. 삼익THK와 서암기계공업은 정밀·광학기기 업종에 속하고 라온테크가 로봇 업종(특수목적용 기계 제조)에 속하지만 전동 로봇 기반이다.
케이엔알시스템의 유압 로봇 관련 매출은 올해부터 유의미한 규모로 발생할 전망이다. 올해 매출 예상액 139억원을 시작으로 내년 2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봤다. 이 기간 전체 매출 전망치는 올해 335억원, 내년 482억원이다. 유압 로봇 부문을 본래 케이엔알시스템의 주력인 시험장비 사업에 맞먹는 핵심 사업으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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