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2월 08일 07: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우스 문 닫아야 할걸요. 인력 다 나갔던데.” 요즘 PE와 VC를 만나면 종종 이런 얘기를 듣는다. 안부 인사 건네듯 자연스럽게 말이다. 자본시장에도 구조조정의 시기가 도래한 셈이다. 고금리에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생사기로에 놓인 하우스들이 적지 않다.올해는 LP 확보 난이도가 더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부동산 PF 부실이 곧 터질 시한폭탄이라는 점에서다. 정치적 부담을 이유로 총선 전까지는 정부가 지원사격을 통해 PF 부실 사태를 눌러둔 탓이다. 경기가 더 얼어붙으면 LP들의 보수적 기조도 더 강해질 수밖에 없다. 블라인드 펀드를 보유한 대형 하우스 위주로 딜이 모이고 프로젝트 펀드를 결성하는 곳들은 딜소싱부터 클로징까지 어려움을 겪는 빈부격차의 시대다.
그럼에도 좋은 딜을 발굴하는 곳에 자금이 몰리는 모습은 희망의 메시지를 남긴다. 신생 하우스 윤진파트너스가 진행 중인 고데기 브랜드 ‘글램팜’ 운영사 언일전자 인수가 일례다. 1000억원 중반대 자금을 모아야 하는데 복수 LP들이 긍정적 반응을 보이면서 펀딩이 순항하고 있다. SG프라이빗에쿼티(이하 SG PE)가 추진 중인 IT 기업 이테크시스템 투자 역시 딜 규모가 1800억원에 달하는데 LP들이 ‘러브콜’을 보내면서 딜클로징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
두 사례에서 주목할 포인트는 신뢰할 수 있는 딜 구조를 갖췄느냐, 산업의 성장성과 맞아떨어지느냐다. 이테크시스템은 기존 대주주가 400억원을 태우고 프로젝트 펀드로 결성하는 과정에서 부족한 금액은 국내 증권사가 총액인수하기로 하면서 딜 종결성을 끌어올렸다. 핵심 사업 분야인 클라우드 시장 역시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 움직임에 힘입어 급성장하는 상황이다.
언일전자 딜은 K뷰티가 글로벌 시장에서 호응을 얻는 흐름에 맞춰 안정적인 캐시플로우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LP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윤진파트너스의 안목이 도드라지는 대목이다. bnw인베스트먼트를 공동 투자자로 확보한 점도 한몫했다. bnw인베는 굵직한 엑시트 실적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라이징스타’라는 점에서 윤진파트너스가 신생이라는 이유로 제기될 수 있는 LP들의 우려를 해소하는데 일조했다.
한때 ‘될놈될’이란 단어가 유행한 적이 있다. 될 놈은 된다는 말로 좋은 운명을 타고난 사람은 악재 속에서도 어떻게든 성공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인생이든 딜이든 성공은 될놈될, 안될안의 문제라기 보단 노력의 유무에 달려 있는 듯하다. 펀딩이 어렵다는 이유로 움츠리는 하우스와 악착같이 딜을 소싱해 클로징하는 하우스가 양존한다. 올해는 고금리에 PF 부실로 뭘 해도 안 될 시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윤진파트너스, SG PE처럼 어떻게든 해내는 하우스가 등장해 스포트라이트 받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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