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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켐 주가 폭등에 헤지펀드 하우스 희비 갈렸다 10회차 BW 투자수익률 0%에서 150%까지 '천차만별'

조영진 기자공개 2024-02-15 08:13:20

이 기사는 2024년 02월 13일 13: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3개월간 엔켐의 주가가 급등하자 메자닌에 투자했던 헤지펀드 하우스들이 엑시트 절차를 밟고 있다. 다만 대부분의 기관투자자들은 일찍이 조기상환청구권을 행사한 탓에 이번 주가 급등에서 수익을 만들어낼 수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엔켐에 투자한 일반사모운용사들은 최근 한 달 새 엔켐이 기발행한 10회차 신주인수권부사채 290억원어치를 주식으로 전환했다. 지난 6~7일 65억원어치의 전환권 행사를 끝으로, 당초 900억원으로 발행됐던 10BW의 잔액 전부가 주식으로 전환된 상황이다.

오랜 기간 OTM(옵션행사가격이 시장가격을 웃도는 상태)에 있었던 만큼 이번이 엑시트 적기라고 판단한 모습이다. 지난해 11월 15일 5만원대에 머물던 엔켐 주가가 지난 8일 20만원대까지 치솟자, 기관투자자들은 최근 60거래일간 약 214만주를 순매도한 것으로 추산된다.

10회차 BW의 주식전환가액은 주당 7만8677원이다. 지난 2022년 중순경 최저조정가액으로 전환된 이후 지난해 말까지 OTM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메자닌의 상향 리픽싱이 적용되기 전인 2021년에 10회차 신주인수권부사채가 발행됐다는 것이다. 이 덕분에 최근 석달간 주가 폭등에도 전환가액 상향을 피할 수 있었다.

10회차 BW에는 포커스자산운용과 타이거자산운용, 브레인자산운용이 각각 100억원, 안다H자산운용 80억원, 라이노스자산운용 각각 70억원, GVA자산운용 50억원 등 수십억원 단위의 투자가 이뤄졌다. 이외에도 NH헤지, 오라이언, 라이프, 스카이워크, 엘엑스, 파인밸류, 멜론, 아트만, 비엔비 등 여러 헤지펀드 하우스들이 함께 투자했다.

15일 상장예정인 65억원어치의 전환주식은 상장 이틀 전인 13일부터 권리매도가 가능하다. 이날 엔켐 주가는 전일 대비 20% 가까이 상승해 25만원 선에 근접해 있다. 10회차 신주인수권부사채의 주식전환가액과 비교하면 약 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헤지펀드 하우스들은 씁쓸한 미소를 짓는 모습이다. 지난해 11월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 가능시기가 도래하자마자 약 600억원에 달하는 BW에 대해 풋옵션을 행사했기 때문이다. 당시 원금을 성공적으로 회수하긴 했지만 최근 엔켐의 주가 급등 수혜는 일부 사모운용사들만이 누린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브레인자산운용, 오라이언자산운용, 라이프자산운용, 스카이워크자산운용, 엘엑스자산운용 등은 보유 헤지펀드의 엔켐 투자물량을 주식으로 전환해 엑시트 절차를 밟고 있다. 이 중 모 헤지펀드 하우스는 주당 19만원 선에 엔켐 보유주식을 모두 처분, 약 2.5배의 투자수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만기 도래에 따른 펀드 청산 여부가 이번 엔켐 투자결실을 좌우했다는 전언이다. 업계 관계자는 "만기가 도래한 펀드들은 모두 지난해 11월 풋옵션을 행사하며 원금을 회수, 청산을 위한 예비작업에 착수했었다"며 "다만 투자신탁계약기간에 여유가 있는 펀드들은 메자닌 투자 특성상 좀 더 지켜보길 택한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주가 급등세는 다소 납득하기 어렵지만 그를 뒷받침할 호재는 존재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엔켐은 미국을 비롯해 중국, 유럽 등 주요 거점이 확충되는 2025년에는 연간 약 3조60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의 생산 능력 확충에 집중하고 있다. 미국 조지아 공장의 경우 추가 증설을 통해 올해 말까지 총 20만톤 규모로 생산능력을 늘릴 방침이다.

지난 8일 기준 개인투자자들은 최근 60거래일간 엔켐 주식을 230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헤지펀드 하우스들의 차익실현 물량이 출회하고 있지만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에 힘입어 주가 급등 랠리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RCPS(상환전환우선주), CB(전환사채) 등 잠재물량이 계속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지난해 중순부터 주식전환이 가능해진 RCPS는 최근에도 보통주 전환이 지속되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약 390억원어치의 RCPS가 보통주로 신규 상장됐다. 이들의 주당 전환가액은 최저 5만5000원에서 최대 5만9000원이다. 해당 RCPS에도 수많은 헤지펀드 하우스들이 투자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된다.

오는 5월과 6월부터는 11회차, 12회차 전환사채의 주식전환도 가능해진다. 각각 315억원, 1100억원 규모에 달하는 물량이다. 두 회차 물량의 전환가액은 현재 7만원 초반대에 형성돼 있다. 오는 7월 전환가액 리픽싱이 예정돼 있으며, 해당일까지 주식전환을 하지 않을 경우 엔켐 주가에 따라 전환가액 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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