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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민간 모펀드' 활성화 의지, 입방아 오른 KT '왜' 하나금융그룹 이후 참여 부진, 2호 사례 만들기 '총력전'

이영아 기자공개 2024-02-20 08:19:32

이 기사는 2024년 02월 16일 07: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부가 벤처생태계 민간 자금 유입을 위해 야심 차게 시행한 '민간 모펀드' 제도가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출발선을 끊은 하나금융그룹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제도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물밑 접촉이 이어지는 가운데, 잠재적출자자(LP)로 KT가 물망에 올랐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16일 벤처캐피탈(VC) 업계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 측 인사가 민간 모펀드의 잠재적 LP가 될 기업과 만나 출자에 대해 적극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기업은 KT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민간 모펀드 활성화를 위해 KT 참여를 타진하고 있다는 소문이 돈다"고 말했다.

민간 모펀드는 창업·벤처기업에 투자하는 다수의 벤처펀드에 출자하는 재간접펀드를 의미한다. 이같은 방식의 모펀드는 이전까지 정부의 모태펀드만 가능했다. 2022년 11월 '역동적 벤처투자 생태계 조성방안' 발표 이후 2023년 3월 벤처투자법이 개정돼 10월부터 민간에서도 조성이 가능해졌다.

하나금융그룹은 제도화 이후 첫 번째로 펀드 조성에 나섰다. 조성되는 모펀드는 10년 만기 1000억원 규모로 하나금융그룹이 100% 출자해 하나벤처스가 운용을 맡는다. 하나벤처스는 주목적인 민간 벤처펀드 출자에 600억원을, 비목적인 벤처·스타트업 직접 투자에 400억원을 할당하기로 했다.

문제는 시장 반응이 뜨뜻미지근하다는 것이다. 활발한 민간 모펀드 결성을 기대했으나 하나금융그룹 이후 선뜻 나서는 기관이 없다. 업계 관계자는 "민간 모펀드 제도 시행 당시, 자금 조달 능력이 우수한 금융사가 주 대상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으나 참여가 저조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꾸준히 감지돼왔다. 안선종 하나벤처스 대표는 지난달 31일 중기부가 마련한 '모태펀드 관련 벤처투자업계 간담회'에서 민간 모펀드 제도와 관련해 "다른 금융그룹 도 곧 쫓아올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아 아쉬웠다"고 언급했다.

지난달 19일 한국벤처캐피탈협회가 주관한 혁신벤처업계 신년인사회에서 윤건수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회장(DSC인베스트먼트 대표)도 "금융기관 기준으로 올해 벤처투자 분야에 출자가 늘어나는 기관이 IBK기업은행 빼고 한 군데도 없다"고 말할 정도다.

새로운 민간 LP 유치가 과제로 제시된 가운데, KT가 잠재 후보로 떠오른 배경이다. 통신업은 진입장벽으로 인해 자연독점이 발생하면서도 정부정책에 따라 수익성이 달라지는 규제 산업이다. 자금조달능력이 우수하면서도 정부 입김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참여 독려가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KT그룹의 출자가 이뤄진다면 민간 모펀드 최소 결성규모 1000억원 달성이 가능하다는 평이다. 더불어 KT는 통신 3사 가운데 유일하게 VC 계열사를 지녔다. 2015년에 설립된 KT인베스트먼트의 운용자산(AUM) 규모는 3300억원이다. KT그룹이 출자하고 KT인베스트먼트가 운용을 맡는 구조가 가능한 셈이다.

최근 KT 그룹 차원에서 전략적투자(SI) 시도가 활발하다는 점도 민간 모펀드 참여설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인공지능(AI) 팹리스(반도체 설계) 스타트업 리벨리온이 대표적 사레다. KT가 500억원, KT클라우드가 100억원, KT인베스트먼트가 65억원을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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