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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스 해킹사태 그 후]올비트부터 오르빗브릿지까지 '흥망성쇠의 반복'①사업 실패-신규 서비스 통한 재기 전략…오르빗브릿지 해킹 '최악의 위기'

노윤주 기자공개 2024-03-18 08:59:08

[편집자주]

가상자산 서비스 개발 기업 오지스는 6년여간 탈중앙화거래소(DEX)부터 탈중앙금융(디파이)까지 여러 사업을 시도하며 회사를 키워왔다. 그만큼 주목받는 신성이었다. 문제는 올해 초 1080억원 규모의 해킹을 당하면서 사업 지속 가능성에 빨간불이 커졌다는 점이다. 이런 가운데 오지스에 대한 기업 정보도 거의 공개된 게 없다. 그동안 오지스가 과연 어떤 활동을 해왔는지, 또 경영진과 지배구조는 어떤 상태인지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2일 13: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지스는 블록체인 시장에서 오뚝이 같은 회사로 불린다. 다수의 블록체인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성공과 실패를 반복했다. 내놓은 서비스의 성과가 저조하면 준비하고 있던 후속작을 서둘러 내놓는 방식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만만찮다. 1월 회사 핵심 서비스이던 '오르빗브릿지' 해킹 사고가 발생하며 당시 기준 1000억원에 달하는 회사와 고객 자금을 탈취당했기 때문이다. 역대급 위기다 .

오지스는 사태 수습과 동시에 신규 사업 추진 소식을 알렸다. 신사업을 통해 자금을 확보, 고객 자산 복구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오지스가 이번에도 과거 공식대로 '실패 후 내놓은 신규 서비스'를 성공시켜 재기할 수 있을지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대형 의장 설립, 두나무 지원 받아 사업 시작

오지스는 2018년 설립됐다. 게임 '아이러브커피'를 개발한 파티게임즈 설립자 이대형 대표가 만든 블록체인 기업이라는 점에서 시작부터 주목도가 높은 기업이었다. 여기에 국내 1위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로부터 투자까지 받았다. 두나무는 오지스에 50억원을 투자해 지분 27.62%를 확보했다.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오지스가 가장 먼저 내놓은 아이템은 탈중앙거래소(DEX) '올비트'였다. DEX는 거래 체결 방식이 일반 가상자산거래와 다르다. 고객 자산을 거래소가 보관하지 않는다. 사용자 개인 지갑과 DEX 플랫폼을 연결해 사용한다. 또 거래 체결 즉시 해당 내용이 블록체인에 기록되고 지갑 간 자산 이동이 실행된다.


당시 블록체인의 기본 이념인 탈중앙화가 업계 화두로 떠오르면서 대형거래소들이 잇달아 탈중앙화거래소에 투자했다. 두나무는 오지스를 통해 DEX 사업을 전개했고, 빗썸은 원루트네트워크와 제휴해 빗썸DEX를 출시했다.

대형사들이 뛰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DEX는 가상자산 하락장, 높은 수수료와 느린 거래 체결 속도 등으로 고객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이에 두나무는 2019년 오지스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올비트는 2021년을 끝으로 운영을 종료했다.

오지스와 두나무의 지분 관계는 끊겼지만 양사의 연은 이어졌다. 두나무는 같은해 지분 90%를 가진 종속회사 디엑스엠(DXM)을 설립했다. DXM은 가상자산 금융사를 표방했다. 오지스 대표였던 홍이영 대표가 DXM 대표직을 겸했다. 오지스 구성원 대부분이 DXM으로 옮겼다.

DXM은 가상자산 대차 서비스 트리니토를 제공했다. 가상자산 예치 후 이에 대한 보상을 받고 또 담보를 기반으로 다른 가상자산을 대차받을 수 있는 서비스였다. 기관을 위해 가상자산 수탁 서비스도 제공했다.

두나무가 직접 전개하는 가상자산 금융 사업에 오지스가 기술을 용역하는 형태였다. 법인의 가상자산 시장 진입이 주요 이슈였기에 DXM 사업도 흥행할 것으로 점쳐졌다. 그러나 기대했던 사업 성과가 나오지 않았고 거래소 사업이 규제 울타리에 편입되기 시작하면서 두나무는 1년만에 DXM 사업을 종료하고 법인도 청산했다.


◇오르빗브릿지 해킹으로 막대한 타격…신사업 추진으로 해결 가능할까

DXM 사업 정리를 기점으로 오지스와 두나무는 각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오지스는 2020년 말 출시한 클레이튼 기반 디파이 서비스 '클레이스왑'이 성공하면서 독자 생존할 여력을 마련했다.

클레이스왑은 가상자산 간 교환, 유동성 공급을 통한 보상 수취, 스테이킹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했다. 가상자산 상승장, 디파이 열풍 등이 불며 클레이튼 블록체인 생태계 핵심 서비스로 성장했고 2021년 3월 총 예치자산 1조원을 넘기기도 했다.

클레이스왑이 성공하면서 오지스의 자산도 증가했다. 2020년 31억5200만원이던 자산은 2021년 341억원으로 불었다. 다만 같은해 매출액은 1083만원, 영업적자 54억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에는 자산 164억원, 매출 13억원, 영업적자 99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과 비교해 가상자산 가치가 하락하면서 재무제표상의 자산도 반으로 줄어들었다.

오지스의 수익은 클레이스왑을 사용하는 사용자들이 동명의 자체발행토큰 클레이스왑(KSP)을 거래하며 지출하는 수수료에서 나온다. 자산 대부분이 가상자산으로 형성돼 있다. 2021년도에는 가상자산 회계지침이 존재하지 않아 탈중앙서비스를 통한 가상자산 수취 등 항목은 회계상 매출에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오지스는 클레이스왑 성공을 바탕으로 '오르빗브릿지'를 내놨다. 오르빗브릿지는 서로 다른 블록체인 플랫폼 간 자산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크로스체인 플랫폼이다. 직전 성공에서 착안해 이번에도 디파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클레이튼을 오르빗브릿지에 전송하면, 시스템은 이 물량을 즉시 락업하고 상응하는 만큼의 이더리움 계열 클레이튼을 발행해 사용자에게 전달하는 원리다. 사용자는 오르빗브릿지에서 받은 토큰을 가지고 이더리움 생태계 내 디파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문제는 올해 대형 사고가 터졌다는 점이다. 오르빗브릿지가 해킹당해 보관 중이던 가상자산이 탈취됐다. 추산 피해금액은 1000억원에 달한다. 코인원, 빗썸 등에 상장돼 있던 오르빗체인(ORC)코인도 상장폐지 통지를 받았다. 오르빗브릿지 보안 이슈를 당장 해결하기 어렵다는 디지털자산거래소공동협의체(DAXA)의 판단에 따른 상폐였다.

락업 자산 45%라는 큰 탈취금액으로 당장 빠른 손실 복구는 어려워보인다. 오지스는 이번에도 신사업 전개를 통한 돌파구를 택했다. 신사업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고 오르빗브릿지 해킹으로 피해를 본 고객 자산을 지급하겠다는 생각이다. 다만 계획이 구상대로 진행되더라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오지스 관계자는 "회사는 사용자 자산 복구를 최우선으로 두고 노력 중"이라며 "신사업 추진을 통한 재원 확보, 파트너사들과의 협의 등을 통해 정상화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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