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분석/대한전선]호반 장남의 이사회 참여, 그룹사 '시너지' 염두김대헌 사장, 비상무이사 선임…해외 인프라·신재생 에너지 '힘 싣기' 차원
김경태 기자공개 2024-02-27 08:00:26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3일 16시4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호반그룹 창업주 김상열 회장의 장남인 김대헌 호반건설 사장이 대한전선 이사회에 진입한다. 기존에 사내이사이던 이기원 대한전선 전무(CFO)가 퇴임하면서 빈자리를 김 사장이 채우게 됐다.그간 업계에서 대한전선은 차남인 김민성 전무가 향후 경영할 것으로 전망됐다. 대한전선은 김 전무가 최대주주인 호반산업이 지배하고 있다. 하지만 장남이 먼저 경영에 참여하게 됐다.
◇김대헌 사장, 대한전선 이사회 진입…이기원 CFO 퇴임
대한전선은 다음 달 29일 충남 당진공장에서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김 사장을 임기 2년의 기타비상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처리할 계획이다.
김 사장이 이사회에 진입하는 일차적인 배경은 공석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대한전선에 밝은 관계자에 따르면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는 이 전무가 일신상의 사유로 최근 퇴직했다.
대한전선은 별도로 신임 CFO를 선임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현재 재무 담당은 노재준 재무실장(상무)이 맡고 있다. 향후 노 상무가 김준석 경영전략부문장(전무) 밑에서 재무를 사실상 총괄하는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김 사장이 이사회에 진입하지만 기타비상무이사로서 제한적인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이사회 의장은 송종민 대한전선 대표이사 부회장이 지속 담당한다. 송 부회장의 임기는 내년 5월 16일까지다. 이변이 없는 한 추후 1년간은 이사회 의장에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대한전선 최대주주 지배하는 차남, 경영 참여 '아직'…확고한 지배력 구축 '중요'
전선업계에서 김 사장의 대한전선의 이사회 진입을 심상치 않게 바라보는 배경에는 호반그룹의 지분구조와 승계구도가 있다. 김 회장은 슬하에 2남 1녀를 두고 있다. 자녀들이 각각 최대주주인 법인이 이미 존재해 사실상 승계 구도도 마무리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김 사장은 그룹의 주력사인 호반건설의 지분 54.73%를 보유해 최대주주다. 호반건설을 통해 리솜리조트, 코너스톤투자파트너스, 플랜에이치벤처스, 서울신문을 비롯한 언론사 등을 거느리고 있다. 장녀인 김윤혜 경영총괄사장은 호반프라퍼티의 지분 30.97%를 보유하고 있다. 호반프라퍼티는 대아청과, 삼성금거래소 등을 보유하고 있다.
차남인 김 전무는 호반산업의 지분 41.99%를 갖고 있다. 호반산업은 대한전선의 지분을 40% 넘게 보유한 확고한 최대주주다. 김 전무는 아직 대한전선의 경영에 관여하고 있지는 않은 상태이지만 지분구조 때문에 향후 2세 경영 체제에서 대한전선을 이끌 공산이 크다고 여겨졌다.
하지만 김 사장이 갑작스럽게 대한전선 이사회 합류하면서 분위기가 급변하는 형국이다. 김 사장이 일단 기타비상무이사로 참여하지만 향후 사내이사나 대표이사로 선임될 경우 그간 유지됐던 판도가 크게 흔들리게 된다. 향후 김 전무의 대한전선 내 입지 확대, 경영권 확보에도 영향이 불가피해진다.

상황이 급변할 경우를 대비해 김 전무로서는 대한전선 최대주주인 호반산업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조치가 중요해졌다. 호반산업의 주주 구성을 보면 호반산업이 자사주로 김 전무와 동일한 지분(41.99%)을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는 호반프라퍼티와 호반건설이 각각 4.67%, 11.36%를 갖고 있다.
기존 승계구도가 흔들릴 경우 김윤혜 사장도 안심할 수 없다. 그는 호반프라퍼티의 1대주주이기는 하다. 하지만 김 전무도 지분 20.65%를 보유해 2대주주다. 나머지 주식은 호반프라퍼티가 자사주로 48.39%를 갖고 있다.
김 사장의 대한전선 이사회 진입을 최근의 업황과 연결 짓는 분석도 있다. 미 연준(Fed)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 이후 국내 부동산 시장도 타격을 받았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가 불거지면서 주택건설사들의 사업이 크게 위축된 상황으로 향후 업황 회복도 불확실하다.
반면 전선업계는 글로벌 전력망 구축과 교체 수요를 기반으로 호황을 맞이하고 있다. 대한전선의 작년 연결 매출은 2조8458억원, 영업이익은 789억원으로 각각 16.1%, 63.7%로 증가했다. 대한전선이 호반그룹의 기존 주력사업인 건설을 대신할 새로운 효자로 급부상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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