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 Blue]동일고무벨트, AI 신사업 기대감에 '반짝'[상한가]카이스트 협력, 소재 개발·공정 자동화 연구…매출 인식 '아직'
김혜란 기자공개 2024-02-27 11:18:01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7일 11: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tock Price & Trading Trends산업용 고무제조 업체 동일고무벨트가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동일고무벨트는 27일 오전 9시 32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일 대비 29.94%오른 8680원에 거래되고 있다. 거래량은 333만6820주로 개장 30여분 만에 전 거래일(87만2016주)보다 4배 가깝게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동일고무벨트는 2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최근 주가 흐름은 개인이 주도하고 있다. 전일 기관과 외국인의 순매도세에도 개인이 물량을 떠받치며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Public Announcement
동일고무벨트는 2012년 사업 부문 중 산업용 고무제품 부문을 인적분할해 신설된 회사다. 당시 존속회사는 DRB동일로 상호를 변경했다. 동일고무벨트는 분할 후에 매년 평균 5000억원 안팎의 매출을 내며 안정적으로 사업을 영위해 왔다. 주요 제품은 전동벨트와 컨베이어 벨트다. 이런 고무벨트는 동력 전달이 필요한 산업현장과 자동차, 농업용 기계, 가전 등에 활용된다.
지금까지는 대부분의 매출을 고무벨트나 고무를 활용한 크롤러 등을 판매해 올렸으나 회사 측은 신규 사업 진출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최근 주가 상승 흐름도 이런 사업 다각화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동일고무벨트는 최근 'DRB·한국과학기술원(KAIST) 스케치더퓨처 연구센터'를 설립해 인공지능(AI)과 가상현실(VR) 기술을 결합한 개발 프로세스 연구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동일고무벨트와 카이스트의 공동 연구는 생성형 AI를 활용한 설계·개발을 가능하게 하는 '스케칭 기술'인데, 이 기술이 고무벨트 소재 개발, 자동화 공정 개선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연구 초점이 맞춰진다고 한다. 다만 지금 막 연구에 들어간 단계라 실제 매출화 시점이 언제일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호실적도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태는 것으로 보인다. 동일고무벨트는 지난해 연결회계기준 영업이익이 약 137억원으로 전년대비 69.4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약 3578억원으로 8.37% 감소했다.
◇Peer Group
동일고무벨트는 큰 카테고리에서 자동차 부품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 업종의 전체 상장사는 151개사이며 이 중 약 72%인 108곳이 이날 오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모회사인 DRB동일 역시 자동차 부품 카테고리에 속해 있으며 동반 상승세를 타고 있단 점이다. DRB동일도 오전 11시 현재 전일 대비 28%오른 736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 밖에 자동차와 산업 배터리 전문업체 세방전지, 방위산업품 제조사 SNT다이내믹스도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Shareholder Status
동일고무벨트의 최대주주는 코스피 상장사인 DRB동일이다. 44.13%를 보유 중이다. DRB동일의 최대주주인 김세연 전 국회의원도 지분 15.58%를 보유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할아버지인 김도근 동일고무벨트 창업주로부터 회사를 물려받았다. 이 밖에 고촌장학재단 등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자 지분이 총 69.78%에 달한다.
회사의 대표직은 이윤환 대표이사가 맡고 있다. 그는 2020년 3월 선임돼 지금까지 회사를 이끌고 있다. 이 대표는 부산대학교 화학과를 졸업하고 동일고무벨트 기술부문장을 거쳐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
◇IR Comment
사업보고서에 기재된 기업설명(IR) 연락처로 전화를 거니 IR 담당자와 바로 통화할 수 있었다. 동일고무벨트 측은 주가에 대한 회사의 판단에 대해 "기본적으로 제조업이다 보니 실적을 바탕으로 주가가 움직이는 경향이 있는데 실적 발표 후 (카이스트와 공동 연구 소식 관련) 소식도 나오면서 이런 것들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AI 신사업 관련해선 "AI와 VR을 통한 공정 개선이나 재료와 소재 개발 등이 가능할지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개발 단계"라며 "생산 가능한 제품이 구체화되는 시점에 추가적으로 검토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업화 여부를 판단할 수 없는 연구 초기 단계이지만, AI가 자본시장에서 워낙 '핫'하다보니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이익 개선을 이룬 데 대해선 판관비 절감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대손충당금 환입이 이뤄진 데다 코로나 팬데믹 당시 극심했던 물류대란이 지난해 해소되면서 운반비가 줄어든 효과도 이익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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