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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KPI 점검/우리은행]비이자상품 판매 강화…'홍콩 ELS' 반사이익 노린다③VG그룹 평가, 전체 영업점 동반 실적상승 유도…다양한 상품군 판매 확대

고설봉 기자공개 2024-03-07 12:29:39

이 기사는 2024년 03월 04일 15: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은 최근 불거진 홍콩 H지주 ELS 여파에서 자유롭다. 판매고 자체가 미미해 부실 이슈에서 한발 물러서 있다. 그만큼 올해 오히려 투자상품 등 비이자상품 판매에서 경쟁사 대비 더 활발하게 영업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기도 했다.

올해 KPI에서 우리은행은 이러한 은행권 분위기를 십분 활용하려는 의지를 내비췄다. 고객관리 평가지표를 강화해 투자상품과 연금상품 등 판매를 늘리려는 계획이다. 이자이익 극대화와 더불어 비이자이익에서도 1등 은행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소비자보호와 내부통제 시스템 재정비에 힘썼던 예전과는 다르게 올해는 고객관리 평가지표가 판매고 확대 위주로 개편됐다. 고객관리활동과 고객수익률로 나뉜 세부 평가지표 모두 상품 판매를 한층 더 강조하는 모습이다.


◇고객관리 평가…배점 높이고 판매실적으로 직원 평가

올해 우리은행은 비이자상품 판매에 드라이브를 건다. 2024년 핵심성과지표(KPI) 개편을 통해 일선 영업현장의 변화를 유도하고 있다. 고객관리 평가지표에서 비이자상품 판매고 확대에 대한 본점 차원의 의지가 엿보인다.

고객관리 배점은 지난해와 같이 70점으로 똑같다. 다만 세부 내용이 바뀌었다. 우선 영업점별로 전담고객관리 운영 및 포트폴리오 영업을 위한 자산관리(PM) 상담 이행률 평가제를 도입했다. 또 고객수익률 관리 강화를 위한 고객자산관리 항목을 신설하고 DC/IRP 디폴트옵션 등록률도 평가 대상으로 올렸다

세부적으로 고객관리활동 배점은 20점으로 지난해와 동일하다. 그러나 직원별 할당 고객 수를 50명으로 제시하고 영업점별로 전담고객을 배분하도록 했다. 본점 차원에서 직원 1인당 관리고객 숫자를 정해주고 이를 관리하는 성과에 따라 KPI 점수를 매긴다는 뜻이다.

평가방식도 판매고 확대를 위해 고도화했다. VG(같이그룹)소속 직원의 비이자상품 판매 실적을 합계해 매월별 점수를 매긴다. VG 직원수에 영업일수와 직원 1인당 목표를 곱해 VG 전체 목표를 세운 뒤 여기에 팀별 가중치를 더해 최종적으로 실적을 집계하는 방식이다. 일별, 주별, 월별 평가가 실시간으로 이워지는 만큼 판매고 확대에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 전담고객관리 세부 지침도 내렸다. 금융상품을 신규로 가입한 전담고객의 비율에 따라 평가한다. 배점은 최대 6점이다. 신규 고객 비율 5%이상시 1점이고 30% 이상일 경우 6점을 부여한다. 기존 금융상품 가입 고객 대비 130% 신규 성장하면 만점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다만 과거 사모펀드 사태로 홍역을 치른 만큼 불완전판매에 대한 경각심을 높였다. 우리은행은 KPI에서 특별 주의사항으로 ‘불건전·비정상 영업행위 근절’이란 문구를 평가기준 하단에 배치했다. ‘금소법에 의거 고객의 권유 요청 없이 방문·전화 등으로 투자상품 권유행위 금지’와 ‘마케팅 미동의 고객에게 전화·SMS 등으로 상품 권유행위 금지’라는 문구를 넣었다. 다만 해당 행위에 대한 벌점 등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평가항목화하지는 않았다.


◇고액자산가 잡아라…포트폴리오·수익률 관리

비이자상품 판매 확대에서 눈에 띄는 포인트는 고객자산가 대상 영업활동이다.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고객자산가 관리에서 격차가 벌어진 만큼 해당 영업활동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우리은행은 2024년 KPI에서 포트폴리오 항목에 10점을 배점했다. 자산관리(PM) 업무 과정에서 고객 포트폴리오에 대한 대면상담 이행률을 평가한다. 은행에 자산을 맡긴 고객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그 성과를 기반으로 KPI 점수를 매긴다. 이행률은 5%이상이 최고점이고 1% 미만이 최저점이다.

고객 타깃은 명확하다. 2023년 12월 기준 펀드와 신탁상품에 가입한 3억원(말잔)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포트폴리오 상담을 벌이라는 목표를 줬다. 해당 지침은 영업조직 전체를 대상으로 한다. 각 영업점 및 기업영업본부 소속 금융센터가 고객 포트폴리오 평가 대상에 포함된다.

올해 KPI 개편에서 고객관리 평가지표의 또 다른 핵심은 고객수익률이다. 투자상품과 연금상품으로 나뉜 숙익률 기준 평가는 결과적으로 우리은행이 창구영업을 통해 얼만큼 많은 비이자상품을 판매했고 그 대상 고객들을 관리하느냐 하는 것이다.

투자상품 수익률 배점은 30점으로 높다. 세부적으로 투자상품 수익률(20점)과 고객자산 관리활동(10점) 등으로 분리해 평가한다. 2022년 1월 이후 펀드 및 신탁 상품에 신규 가입한 순수 개인고객의 수익률을 근거로 각 영업점을 평가한다.

세부적으로 우리은행은 고위험상품 평준도 비중을 평가해 가점 3점을 부과한다. 또 우리펀드 자동환매 및 매수 서비스도 고득점을 위해선 꼭 지켜야 한다. ETF목표수익률 매도와 분할매수 운용지시 특약 가입도 높은 KPI를 받기 위해 영업점에서 꼭 지켜야 하는 지표다.

연금상품 수익률 평가항목은 배점이 10점이다. DC 및 IRP의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 등록률 평가를 신설한 것이 특징이다. 반기평가로 최대 5점씩 두번에 걸쳐 KPI 점수를 매긴다.

직접 상품판매와 고객 투자상품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는 등 영업활동이 다소 공격적인 만큼 불완전 판매에 대한 경각심을 높였다. ‘불건전·비정상 영업행위 근절’이란 문구를 통해 확실하게 영업현장에서 위법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적으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우리은행은 고객수익률 평가기준에서 ‘고객 의사에 반하는 신규/해지/추가납입 등 적발 시 실적 차감 및 시·포상 제한’, ‘고객 자필기재 및 본인확인 철저, 투자자성향분석 결과에 따른 적합한 상품 권유 및 운용상품에 대한 주요내용 설명 등 금융소비자보호법 준수 철저’, ‘불건전·비정상 영업행위 적발시 실적 최소 10배 이상 차감 및 포상 제한’이라고 명백히 적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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