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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인제약 77세 오너 대표 한번 더, 한발 멀어진 승계 이광식 회장 재연임, 50세 이원범 사장 독자경영 요원

김형석 기자공개 2024-03-08 07:29:20

이 기사는 2024년 03월 07일 08: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47년간 대표직을 유지했던 이광식 환인제약 회장이 한 차례 더 연임한다. 77세 고령인 이 회장은 지난해 주가하락에 따른 책임경영 강화를 위해 30억원에 달하는 자사주를 매입한 바 있다. 그만큼 고령의 나이에도 활발한 경영활동을 하고 있다. 다만 그의 재연임으로 50세인 아들 이원범 사장의 독자경영은 또 한발 더 멀어지게 됐다.

◇이광식 회장 연임 유력…80세까지 대표직 유지할 듯

환인제약은 오는 22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이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한다. 해당 안건이 주총에서 통과되면 이 회장은 이사회를 거쳐 환인제약 대표이사 회장으로 또 다시 임명된다.

이사회에는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된다. 기존 사내이사 2명은 이 회장과 그의 장남 이 사장이다. 이사회 내 사외이사가 과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최근 3년간 사외이사 전원이 안건에 반대표를 던진 경험은 없다. 이 회장의 사내이사 및 대표이사직 유지는 자연스럽에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이 이번 연임이 이뤄지면 80세까지 경영권을 유지하게 된다. 대표직 근무 연수로만 보면 50년을 채우게 된다.

서울대 약대 출신인 이 회장은 종근당 과장 시절이던 1978년 신경정신과 치료제 분야라는 틈새시장 공략을 위해 환인제약을 설립했다. 이후 1996년엔 유가증권에 상장했다.

40여년간 환인제약 대표를 맡은 그는 최대주주 비교적 안정적 경영권을 유지해왔다. 2006년 말 미국계 데칸밸류어드바이저스펀드가 경영 참여를 위해 최대주주에 올랐지만 한 달여 만에 이 회장이 3만주 주식을 매입해 최대주주로 복귀했다. 그는 이후 2~3년간 데칸밸류어드바이저스펀드와 경영권 분쟁을 겪었지만 결국 최대주주로 남았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 회장의 연임은 예정된 수순이라고 본다. 최근들어 그가 더욱 적극적인 경영참여 행보를 보였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건 지난해 대규모 자사주 취득이다. 환인제약 공시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해 7월25일부터 12월27일까지 25차례에 걸쳐 환인제약 주식을 취득했다. 매입주식수는 25만5224주, 평균 단가는 1만3806원이다. 투자규모만 35억2381만원에 달한다.

이번 주식 매수로 이 회장의 지분율은 18.63%에서 20%로 1.37%포인트 상승했다. 이 회장의 지분율이 주식 일부를 장내외 매각한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약 20년간 거의 변화가 없던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환인제약은 주가하락에 따른 방어이자 책임경영의 일환이라는 입장이다. 2021년 6월 2만3500원까지 치솓았던 주가는 지난해 하반기 1만2400원대까지 하락했다.

이를 감안할 때 환인제약의 승계는 한발 더 멀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승계작업을 검토했다면 주식 매수를 이 회장이 직접 추진할 요인은 크지 않기 때문이다. 공동 대표이자 이 회장의 장남인 이 사장의 지분은 몇년째 3.27%로 그대로다.

이 사장의 경력이 짧은 것도 아니다. 1974년생인 이 사장은 올해 50세다. 2006년 환인제약에 입사해 경영지원실장 등을 거쳐 2010년 4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12년부터 대표이사에 올라 현재까지 10여년간 부친과 공동경영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광식 회장은 현재도 매일 출근하며 경영현안을 직접 챙기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난해 본인이 직접 나서 주가 하락 방어를 위해 대거 주식을 인수하며 아직은 대표이사 회장직에서 물러날 뜻이 없다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 역대 첫 2000억 매출 돌파…연임 정당성↑

이 회장의 연임 배경에는 환인제약의 호실적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환인제약은 지난해 연결기준 230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5.8% 증가한 실적으로 역대 처음으로 2000억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역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2%, 25.4% 늘었다.

실적 증가의 1등 공신은 정신신경질환 치료제다. 지난해 3분기까지 리페리돈과 쿠에타핀 등 환인제약의 정신신경질환 치료제의 매출은 1307억원이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6.7%인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에만 1767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3.82%(214억원) 증가한 수치다.


정신신경질환 치료제 매출 증가는 관련 상품 포트폴리오 다양화가 큰 역할을 했다. 환인제약은 지난 2022년 말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에서 중추신경계 치료제 6종을 도입했다. 6종의 치료제는 △파킨슨 치료제 리큅·리큅PD △편두통 치료제 나라믹·이미그란 △항우울제 웰부트린XL·팍실CR·세로자트 등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신신경질환 치료제 시장은 진입 장벽이 높아 소수 업체만 경쟁하는 만큼 수익성 역시 높다"며 "환인제약은 40년 이상 정신신경질환 분야에 주력한 만큼 여전히 수익성과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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