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UCK파트너스 '1조 클럽' 증명의 시간 [thebell desk]

박창현 M&A부장공개 2024-03-14 08:00:11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3일 07: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UCK파트너스는 '진심'을 강조하는 참 특이한 프라이빗에쿼티(PE) 하우스다. 미드캡 바이아웃을 전문으로하면서 터득한 생존 전략이자 특징이다.

UCK파트너스의 M&A 타깃은 주로 대기업이 아닌 중견·중소기업이다. 기업을 자식처럼 여기며 키워온 창업자들을 거래 파트너로 상대하는 일이 많았다. 자식을 떠나보내야 하는 부모들을 상대하다 보니 진심이 아니고서는 설득이 어려웠다.

자주 찾아뵙고, 소주잔을 기울이며, 고민을 들어주는 일이 모든 거래의 출발점이다. 그렇게 진심을 보이고 신뢰가 쌓이고 나서야 자연스럽게 딜이 진행됐다. UCK파트너스의 대표적인 포트폴리오인 테라로사, 공차, 메디트가 다 이런 과정을 거쳤다.

숫자로 대변되는 냉철한 밸류 분석과 밀고 당기는 협상력, 치밀한 매수 전략 등은 UCK파트너스의 정체성과는 거리가 멀었다. 진심이라는 자신만의 색깔로 UCK파트너스는 국내 대표 PEF 반열에 올라설 수 있었다.

실제 UCK파트너스는 지난해 펀딩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며 1조원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 조성에 성공했다. 1조 클럽은 상징성이 크다. 1조 클럽 멤버는 열 곳이 채 되지 않는다. 명실상부 1부 리그 플레이어로 성장한 셈이다.

다만 1조 클럽 입성의 무게 역시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PEF 운용사에게 투자 속도는 생명이다. 투자의 속도가 수익률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빠른 투자금 소진에 운용사들이 집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UCK파트너스는 직접 딜을 메이킹하는 작업에 길들여져 있다. 이는 많은 시간과 정성을 요구한다. 하지만 1조원이라는 투자 실탄을 짊어지고도 이 같은 방식이 유효할지에 대해서는 의문점이 적지 않다. 실제 내부적으로도 고민하는 대목이다.

1조 클럽에 이미 들어간 많은 운용사들이 국내 대형 입찰딜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유 역시 이와 무관치 않다. 경쟁이 심해 가격이 치솟더라도 소진의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공격적인 결단이 필요할 때도 있다.

펀드 운용과 관리에 있어서도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다. 이번에 UCK파트너스가 조성한 1조원 펀드는 세번째 블라인드 펀드다. 앞선 1호와 2호는 3000억원, 5000억원 규모였다. 500억원 미만 미드캡 포트폴리오로도 펀드 운용과 관리가 가능한 크기였다.

하지만 펀드 사이즈가 1조원이라면 사정이 달라진다. 최소 1000억대 포트폴리오를 담더라도 관리해야 하는 업체 수가 10개에 달한다. 한정된 인력과 시간으로 감당하기 어렵다. 전혀 다른 펀드 운용 전략이 필요하다.

LP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1조원의 투자금을 쌓았다. 다만 이제는 과거 성공 방정식과는 조금 다른 풀이법이 요구되고 있다. 투자 대상을 대하는 진심은 유지하되 조금은 다른 운용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 누구보다 UCK파트너스 스스로 시험대의 높이를 절감하고 있다. 사실 UCK파트너스는 항상 도전의 연속이었다. 김수민, 곽승웅, 신선화 파트너 모두 혈혈단신으로 회사를 세웠고, 그 과정에서 해외 자본의 도움을 받았다. 이후 연이은 투자 실패로 위기를 겪었지만 공차 투자 대박으로 다시금 일어섰다. 메디트 투자건까지 터지면서 비로소 해외자본과 이별하고 진정한 홀로서기에 성공했다.

굴곡이 많았던 만큼, 외풍이 거셌던 만큼, 충격이 컸던 만큼 단단하게 다듬어졌다. 항상 도전을 마다하지 않은 하우스였다. 출자자의 돈을 목숨처럼 여겼기에 모든 투자 건을 진심으로 대할 수밖에 없었다는 김수민 대표의 말이 귓가에 맴돈다. 그 진심의 힘을 믿는다. 이제 1조 클럽의 품격을 증명할 시간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