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 the Musical]월드투어 흥행 릴레이 <스쿨 오브 락>, 클립서비스·에스앤코 '주목'5년 만의 내한공연, 거장 앤드류 로이드 웨버 대표작
이지혜 기자공개 2024-03-15 10:13:53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2일 08: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작중 배경인 호러스 그린은 미국의 명문 초등학교다. 1년에 5만 달러, 우리 돈으로 6500만원이 훨씬 넘는 학비를 받는 만큼 ‘잘 가르치는’ 학교로 정평이 나 있다. 호러스 그린은 공포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교육한다. 동문에게 잡아먹히거나 뒤쳐질 수 있다는 불안감을 이용해 학생의 인생목표를 좋은 성적, 명문대학교 진학, 급여 많은 직장으로 한정시킨다.호러스 그린에서 아이들은 우등생으로 자라지만 영혼을 잃어간다. 아무리 괴롭다고 외쳐도 아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부모는 없다.
그런 이들 앞에 느닷없이 나타난 교사 ‘네드 슈니블리’는 그야말로 혁명이었다. 락 음악으로 권력자에 맞서고 외치며 제목소리를 되찾으라 가르치는 그에게서 아이들은 해방감을 느낀다. 동시에 자신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그를 선생님으로 받아들인다.
그의 정체가 밴드에서 쫓겨난 로커 ‘듀이 핀’이며 친구의 신분을 가장해 호러스 그린에 위장 취업했다는 게 들통났는데도 그를 향한 아이들의 신뢰는 굳건하다. 오히려 위축된 듀이 핀을 북돋워 미국 최고의 밴드경연대회 ‘밴드 배틀’에 진출해 우승까지 거머쥔다.
◇탄탄한 서사와 화려한 볼거리, ‘거장의 작품’다운 완성도
11일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올 들어 현재까지 뮤지컬 기준 총 티켓예매액 순위에서 <스쿨 오브 락>이 4위에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1월 12일부터 3월 24일까지 불과 두 달이 조금 넘는 공연기간 동안 이 정도 티켓을 판 뮤지컬은 많지 않다는 점에서 <스쿨 오브 락>의 흥행세는 돋보인다.
<스쿨 오브 락>의 관객 구성도 눈에 띈다. <스쿨 오브 락>은 VIP석, R석이 17만원에 이르는데도 가족 단위 관객이 많았다. 4인 가족 기준 최대 60만원이 드는 비용에도 뮤지컬을 보려는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주말 극장의 객석이 가득 찰 정도였다.인터파크티켓에 따르면 <스쿨 오브 락>의 예매자는 40대 비중이 47.3%로 가장 컸고 성별로는 여자가 71.2%를 기록했다.
<스쿨 오브 락>의 흥행비결은 보편정서를 자극하는 서사와 퍼포먼스다. 자녀의 성공을 위해 헌신하지만 억압하는 부모와 자유를 갈망하는 아이들의 갈등과 화해라는 보편적 테마를 학교를 배경삼아 락 음악으로 풀어냈다. 락의 기본정서가 권력을 향한 반항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음악적 본분에도 충실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나는 음악과 화려한 조명 등이 어우러진 퍼포먼스도 흥행 요인다. <스쿨 오브 락>에서는 평균 연령 12.5세의 아동배우들이 베이스, 드럼, 키보드 등을 실제로 연주한다. 연주의 감동을 관객에게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무대 전면에 2톤 규모의 스피커를 설치했다. 작품에 쓰인 스피커만 200개, 무선 마이크는 48개에 이른다. 또 700개 이상의 조명을 사용해 콘서트장을 방불케하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덕분에 <스쿨 오브 락>은 원작 이상의 완성도를 갖춘 뮤지컬로 인정받았다. 2003년 개봉한 원작 영화 <스쿨 오브 락>은 전미 박스오피스 1위, 역대 뮤지컬 코미디 영화 1위 등을 기록했는데 이를 기반으로 한 뮤지컬도 주요 시상식을 모두 휩쓸었다.
2015년 12월 미국 브로드웨이, 2016년 11월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초연된 뮤지컬 <스쿨 오브 락>은 2016년 토니상 4개 부문과 드라마데스크상, 외부비평가상, 드라마리그상에 노미네이트 됐다. 2017년에는 올리비에상과 왓츠 온 스테이지 어워즈 수상한 이력도 보유했다.
거장이 만든 뮤지컬답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쿨 오브 락>은 <오페라의 유령>, <캣츠> 등을 만든 뮤지컬 프로듀서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스쿨 오브 락>을 뮤지컬로 만들기 위해 그가 쏟은 공도 적잖다. 자녀들의 계속된 설득에 못 이겨 극장에서 원작을 관람한 그는 학교와 락이라는 소재에 매료돼 뮤지컬 제작을 결심했다고 한다.
세계적 프로듀서로 정평이 난 그였지만 뮤지컬을 제작하는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앤드류 로이드 웨버와 그의 아내는 <스쿨 오브 락>을 뮤지컬로 각색할 권리를 얻어내기 위해 수년에 걸쳐 파라마운트 픽처스와 협상해야 했다.
웨버는 프로그램북에서 “(영화 관람을 마친) 그 즉시 뮤지컬로서 잠재력과 영화 속 스쿨 오브 락 밴드가 매일 밤 극장에서 연주하는 것을 본다면 어떨 것인가에 대한 상상에 사로잡혀 흥분됐다”며 “아내의 열정 덕분에 7년의 협상 끝에 파라운트 픽처스로부터 영화의 뮤지컬 각색권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에스앤코-클립서비스의 '공조', 부산에서 흥행세 이어간다
연초부터 클립서비스와 에스앤코가 적잖은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스쿨 오브 락>의 이번 내한공연은 에스앤코가 제작과 주최를 맡았다. 에스앤코는 뮤지컬 제작사로 클립서비스의 100% 자회사다. 이에 따라 에스앤코의 성과는 클립서비스의 재무제표에 반영된다.
특징은 클립서비스 경영을 동생 설도권씨가, 에스앤코 경영은 형 설도윤 씨가 각각 맡고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설도윤, 설도권 형제가 20년 넘게 뮤지컬사업에서 협력하는 구조라는 뜻이다.
이런 협력은 <스쿨 오브 락>의 이번 내한공연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달 24일 서울 공연을 끝내고나면 <스쿨 오브 락>은 클립서비스가 소유한 극장인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4월부터 공연을 시작한다.
공연 스케줄 뿐 아니라 <스쿨 오브 락>이 국내에 들어온 과정에서도 클립서비스와 에스앤코의 단단한 공조를 확인할 수 있다. <스쿨 오브 락>이 국내 무대에 오른 것은 올해가 처음이 아니다. <스쿨 오브 락>은 2019년 최초로 월드투어를 진행하며 그해 6월 샤롯데씨어터와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공연됐다. KOPIS에 따르면 당시 <스쿨 오브 락>은 뮤지컬 연간 티켓예매액 기준으로 14위에 올랐다.
당시에는 클립서비스가 주최기업을 맡아 스쿨오브락문화산업전문회사를 설립, 리얼리 유즈풀 그룹과 소통했다. 리얼리 유즈풀 그룹은 앤드류 로이드 웨버가 소유한 회사로 그의 작품의 제작, 라이선스, 홍보, 음악 등을 전세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클립서비스와 에스앤코는 <스쿨 오브 락> 이후 이달 28일부터 <디어 에반 핸슨>을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7월과 11월에는 각각 <하데스타운>, <알라딘>을 상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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