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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쏘시오그룹 리부트]지주사는 '관리' 계열사는 '연구' 인사에 성장전략 있다⑤홀딩스 40대 경영진 전면, 동아에스티·에스티팜은 외부인력 등용

김형석 기자공개 2024-03-14 09:02:57

[편집자주]

10년간 오너공백을 겪으며 성장 정체를 겼었던 동아쏘시오그룹이 새로운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신약 개발을 위한 인력 확보와 적극적인 투자를 단행하는 한편 자금조달을 통해 기초체력 다지기에도 나섰다. 과거 반세기 동안 국내 리딩 제약기업의 지위를 유지했던 위상을 재탈환하겠다는 의지다. 더벨은 동아쏘시오그룹의 성장 전략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3일 11: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아쏘시오그룹의 재건은 결국 동아에스티와 에스티팜, 그리고 지주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성장이 핵심이다. 이들 기업의 키맨의 면면을 보면 동아쏘시오의 발전전략 방향을 엿볼 수 있다.

전문의약품(ETC) 개발과 CDMO 사업 확장을 맡은 동아에스티와 에스티팜의 전면에는 R&D 경험이 풍부한 인물들이 있다. 결국 R&D 없이는 미래가 없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반면 지주사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전면에는 1970년대생 기획통인 젊은 인력들이 있다.

젊은 조직, 변화와 혁신에 빠르게 대응하는 문화를 만드는 차원이다. 강력한 위계질서와 보수적인 문화가 짙은 제약업과는 다소 이질적이다.

◇동아에스티는 박재홍, 에스티팜은 김경진 'R&D 사장' 전면에

동아에스티와 에스티팜의 도약을 위해 전면에 내세운 인물들은 연구인력들이다. 주력사인 동아에스티의 경우엔 그룹 내 브레인으로 통하던 김민영 사장을 대표이사로 뒀지만 이듬해 박재홍 사장을 'R&D 총괄'로 영입했다. 대표이사와 동등한 사장 직급을 줬다는 점에서 얼마나 박 사장을 예우하며 영입했는 지를 알 수 있다.

박 사장은 홀딩스 핵심 인사들이 내부 출신인 것과 대조적으로 외부인사다. 얀센, 다케다, 베링거인겔하임 등 빅파마에서 중개연구 업무를 주로 지냈던 인물이다.


2022년 동아에스티 R&D 총괄 사장으로 영입된 그는 ETC R&D 전문 제약사를 목표로 대대적인 수술을 단행했다. 미국식 R&D 시스템을 도입하며 종양연구실과 면역질환연구실을 통합하는 대신 중개연구실을 신설했다. 바이오연구실 내 세포주개발팀과 LCM(Life Cycle Management)팀도 개편 과정에서 새롭게 꾸렸다.

기존 인사들의 반발도 있었다. 연구소 총괄격인 양승민 상무와 통폐합된 종양연구실 실장이던 도현미 연구위원 등이 퇴사한 것도 이때다. 두 인물은 10년 이상 동아에스티에서 R&D 분야 핵심 인사였다.

에스티팜의 전면에 나선 인물로는 김경진 대표이사 사장이 꼽힌다. 1963년생인 그는 박 사장과 유사한 트랙 레코드를 밟았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버클리교 박사후 연구원을 지내고 빅파마인 로슈의 연구원으로 근무하다 2013년 에스티팜 합성1연구부장(상무)로 연을 맺게 됐다.

이후 2015년 에스티팜 연구소장을 거쳐 2017년부터 대표이사가 됐다. 사실상 에스티팜을 동아쏘시오그룹이 인수한 초창기부터 김 대표가 R&D부터 경영까지 경험하며 구석구석을 챙겼던 셈이다.


연구소장 출신인 김 대표는 대표이사 취임 후 에스티팜의 신사업 추진에 집중했다. 대표적 사업은 mRNA(메신저 리보핵산) 기술을 활용한 코로나19 백신 개발이다. 2018년부터 mRNA 연구를 위해 자체 지질나노입자(LNP) 연구를 시작하는 등 CDMO를 위해 차근차근 준비했다. LNP는 특정 세포에 약물을 전달하는 딜리버리 기술로 현재 국내서 이 기술의 특허출원한 곳은 에스티팜이 유일하다.

◇동아쏘시오홀딩스 젊은 '기획통' 지주사 세대교체

주력 계열사의 전면에 연구통들을 배치했다면 그룹을 총괄하는 지주사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젊은 인력을 등용했다. 그룹의 역사가 오래된 만큼 분위기 쇄신과 글로벌 제약사 도약을 위해 젊고 유능한 인물을 대거 발탁하겠다는 의도로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지난해 말 기준 강정석 회장을 제외한 홀딩스 13명의 임원 평균 나이는 50세다. 강 회장이 회장 승진 직전인 2016년과 비교하면 3세 젊다.

기업의 핵심 경영권한이 부여된 사내이사 멤버를 보면 더욱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지난해 말 기준 홀딩스 대표이사인 정재훈 사장과 CFO인 고승현 상무, 조민우 상무 등 사내이사의 평균 나이는 48세다. 역시 2016년 54세였던 것과 비교하면 6세나 젊어졌다.

젊은 임원의 선두주자는 역시 정 대표가 꼽힌다. 1971년인 그는 부사장이던 2021년 초 홀딩스 대표이사가 됐다. 당시 제약업계에서 오너 일가가 아닌 70년대생 CEO는 대웅제약과 함께 유일했다.


성균관대 약학 석사 출신은 정 대표는 동아제약 운영기획팀장, 비서실장 등을 지내면서 강 회장과 접점을 쌓았다. 이후 2019년 정도경영실장을 하면서 CEO 트랙을 밟았다. 이후 고 상무와 조 상무 등 40대 초반 임원의 이사회 입성도 파격적으로 이뤄졌다.

젊어진 경영진의 공통점은 모두 기획통이라는 데 있다. 고 상무는 2020년 경영지원실 IR담당을 거쳐 2022년부터 경영지원실장을 역임했다. 조 상무는 경영기획팀장을 거쳐 2022년부터 경영기획실장을 맡고 있다. 정 대표가 운영기획팀장 이후 경영 핵심라인으로 활약한 것과 같다.

◇동아에스티는 지주사 감시감독, 에스티팜은 독립경영 '다른 전략'

홀딩스 경영진의 세대교체와 기획통 인물이 전면에 배치된 것은 핵심 계열사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변화에 기민하게 움직여야 한다는 기조 때문으로 읽힌다. 지주사의 핵심 역할은 적기에 계열사에 자금을 지원하는 건 물론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 같은 의중은 동아에스티의 이사회 구성에서도 엿볼 수 있다. 동아에스티의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4명, 기타비상무이사 1명 등 총 7명이다. 지주사 대표이사인 정 대표가 지난해 동아에스티의 기타비상무이사가 됐다.

다만 에스티팜의 경우엔 온전히 내부 인력 중심으로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만 하다.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2명으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사내이사는 김 사장을 비롯해 장순기 생산본부장(전무), 이현민 경영관리본부장(전무)이 있다.

주력 계열사인 동아에스티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감시감독을 하는 하면서도 이제 막 성장하고 있는 에스티팜의 경우엔 독립경영을 지지하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동아쏘시오그룹 관계자는 "각 계열사의 경우 독립적인 경영을 보장하는 동시에 그룹사가 나아가야할 방향은 지주사가 정해줘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계열사와의 소통을 강화하면서도 그룹의 역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기획 출신의 젊은 인사를 지주사에 다수 배치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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