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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선익시스템, 8세대 OLED 수주 기대감한 달새 시총 2300억 증가…"업황·수주여부 일체 답변 곤란"

서하나 기자공개 2024-03-20 11:14:30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8일 16:1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

디스플레이 장비 제조사 선익시스템 주가가 최근 수직 상승했습니다. 최근 한 달 만에 2배 이상 급등하며 단숨에 시총 200위권 안으로 진입했습니다.

주가는 18일 오전 10시 기준 4만1300원으로 전일 4만3400원 대비 약 4.84%(2100원) 하락한 채 거래되고 있습니다. 연일 이어지던 상승세를 잠시 멈추고 숨고르기에 들어선 상황으로 풀이됩니다.

주가는 약 한 달 전인 2월 7일까지만 해도 2만2650원이었는데 이달 14일 4만7750원까지 2배 이상 치솟았습니다. 그러면서 약 2139억원이었던 시총은 단숨에 4508억원으로 2370억원 가까이 불어났습니다.

주가 상승의 시발점은 중국 BOD에서 IT 제품용 8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증착기 수주를 따냈다는 소식에서 촉발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선익시스템 측에 따르면 국내 언론사를 중심으로 중국 BOD가 이례적으로 기공식에 일본 캐논토키와 국내 선익시스템을 모두 초청했다는 보도가 나왔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공급사 선정을 마쳤다는 이야기가 돌았습니다. 관련 소식이 전해지면서 선익시스템의 수혜 기대감이 투자 열기로 퍼진 상황으로 파악됩니다.

정작 선익시스템 측은 IT 제품용 8세대 OLED 수주와 관련해 어떤 입장도 내놓을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전해왔습니다. 또한 확정되지 않은 일종의 루머가 퍼지며 상당한 영업 손해를 입은 상황이라고도 덧붙였습니다.

◇Industry & Event

선익시스템은 1990년 설립된 디스플레이 장비 제조사입니다. 설립 초기부터 유기전계발광소자 증착 장비와 LCD용 대면적 스퍼터를 개발해 삼성SDI, 프랑스 톰슨, 독일 프라운호퍼그룹 등과 거래해 왔습니다. 2009년 3월 동아엘텍이 지분 63.3%를 취득해 최대주주에 올랐고 2017년 9월 코스닥에 상장했습니다.

주요 사업은 디스플레이 장비인 OLED 증착 장비입니다. 증착 공정은 발광층(EML)과 보조층을 포함한 유기물 층을 형성하는 공정으로, OLED 공정 중 가장 핵심적인 공정으로 꼽힙니다. 특히 선익시스템은 중소형 OLED 증착 장비 분야에서 독보적인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으로 꼽힙니다. 대표 경쟁사는 일본의 캐논토기, 국내의 야스 등이 있습니다.

중소형 OLED 장비의 가장 큰 수요처는 스마트폰입니다. 스마트폰 시장은 코로나19 여파를 지내면서 크게 위축됐다가 서서히 회복세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OLED 장비의 가장 큰 고객은 애플과 삼성전자로, 이들은 60% 이상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여기에 OLED가 탑재된 테블릿과 노트북도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기존 삼성전자 중심이었던 OLED 탑재 테블릿 시장은 점차 레노보, 화웨이,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으로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또한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구현하는 제품들도 OLED 디스플레이가 적용되는 신규 제품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제품들의 해상도가 낮을 경우 사용자의 피로도를 급격히 증가시키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사들은 8세대 OLED 투자에 속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대비 면적이 넓은 IT 기기 패널을 8세대 라인에서 생산하면 생산 효율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산캠퍼스에 총 4조1000억원을 투자해 2026년까지 8.6G OLED 라인을 구축할 계획을 밝혔고 LG디스플레이도 8세대급 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점쳐집니다.

◇Market View

김종배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29일 디스플레이 관련 업종에 대해 'OLED, 꺼지지 않는 촛불'이라는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김 연구원은 이 보고서에서 "2024년 디스플레이 업종은 북미향 IT OLED 양산을 시작으로 밸류 체인 내 물량과 가격이 모두 상승하고 모바일 시장 내 OLED의 침투율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또한 전장, TV용 OLED 패널 출하 확대가 예고돼 업황 반등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애플에서 처음 출시하는 OLED 테블릿에 국내 패널 업체들이 양분해 납품을 하면서 국내 OLED 소부장 기업들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파악했습니다. 실적 영향은 1분기부터 온기가 반영되기 시작해 지속적으로 우상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증권 시장에서는 최근 1년간 총 6건의 선익시스템 기업분석 리포트가 발간됐습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분기별 실적과 업황에 대해 총 5건의 리포트를 썼고, 한국IR협의회 기업리서치센터 소속 박성순 애널리스트, 김정은 RA도 지난해 5월 선익시스템 기업분석 보고서를 내놓았습니다. 특히 이 보고서는 시총 5000억원 미만 중소형 기업에 대한 양질의 투자정보 제공과 건전한 투자문화 정착을 위한 목적으로 작성됐습니다.

한국IR협의회 기업리서치센터에서 발간된 보고서에 따르면 선익시스템의 가장 큰 리스크는 '8세대 OLED 제품에 대한 증착기 선정 여부'로 꼽혔습니다.

애플 아이폰용 OLED를 양산하는 6세대 장비의 경우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모두 일본의 캐논토키 장비를 사용하고 있어 캐논토키의 추가 채택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다만 고객사들이 일제히 연간 생산 가능 물량(CAPA)를 늘리면서 캐논토키만으로 충당이 어렵고 또 높은 장비 가격이 고객사의 수익성 확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선익시스템이 추가 수혜자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선익시스템은 지난해 4분기 납품 예상한 일부 물량이 상반기로 이월될 것으로 보여 본격 실적 상승이 예상된다"며 "또 중국 기업으로 OLED 증착 장비의 납품도 예정된 상황"이라고 파악했습니다.

실제로 선익시스템은 최근 감사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연간 매출 624억원, 영업손실 41억원 등을 거뒀다고 밝혔습니다. 직전연도 매출인 741억원 대비 약 27% 감소한 규모이자 지난해 영업이익 44억원 대비 적자전환한 것입니다. 이 기간 선익시스템 당기순손실 규모는 32억원에서 92억원으로 확대됐습니다.

◇Keyman & Comments

선익시스템의 키맨이자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임봉균 경영지원부문장(부사장)입니다. 1965년 3월생으로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두산그룹에서 전략기획본부장 부장, 두산중공업 경영관리 커뮤니케이션 상무 등을 거친 두산맨이기도 합니다.

더벨에서 선익시스템을 둘러싼 최근 상황과 주가 급등의 이유를 CFO 측에 묻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습니다.

대표번호를 통해 연결된 선익시스템 경영기획팀 차장급 인사는 "선익시스템의 홍보, IR 활동은 모두 모기업인 동아엘텍에서 일원화해 관리하고 있어 답변하기 어렵다"며 "동아엘텍에서 홍보와 IR 활동을 일원화하기 시작한 건 2년도 더 된 일"이라고 답변했습니다.

그렇게 이민철 동아엘텍 상무이사와 연결이 닿았습니다. 이 상무는 1975년 서울대 공학박사 출신으로 현재는 동아엘텍에서 최고전략책임자(CSO)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상무를 통해서도 디스플레이 업황, 선익시스템 주가를 둘러싼 상황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얻지는 못했습니다.

이 상무는 "선익시스템과 관련한 어떤 이야기도 해줄 수 없다"며 "수년 전부터 기업 입장과 방향성을 고려하지 않고 검증되지 않은 기사가 확산돼 여러 피해를 봤기 때문에 최대한 언론 등 외부 노출을 자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또 "현재 우리의 최대 목표는 기존 투자자를 보호하는 일"이라며 "8세대 OLED 수주 관련 내용을 포함해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외부에 돌면서 영업 방해를 겪었고 몇백억의 손실로 이어진 경험을 했기에 아무런 설명을 할 수 없는 상황을 양해해달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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