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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지개 켜는 OLED 밸류체인]'소형 증착기' 1위 선익시스템, 차세대 주도권도 확보①주요 고객사 투자 시 증착기 발주 기대, 마이크로 OLED 분야 레퍼런스 축적 '강점'

정유현 기자공개 2023-07-17 07:59:53

[편집자주]

중국의 거센 추격으로 수세에 몰렸던 'K-디스플레이' 시장에 온기가 돌고 있다. 국가전략 기술 채택에 이어 삼성디스플레이가 전 세계 최초로 8.6세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투자를 확정 지으며 관련 소·부·장 업계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보릿고개를 이겨내고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OLED 밸류체인에 속한 기업의 기술 경쟁력과 재무 상태, 지배구조 등을 더벨이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3일 14: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선익시스템은 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증착 장비 전 세계 점유율 80%를 차지하고 있는 선두 업체다. OLED 공정의 핵심인 증착장비 업체인 만큼 삼성디스플레이의 8.6세대 투자 발표 후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다고 해도 무방하다. 향후 국내뿐 아니라 중국 대형 패널 업체들의 IT용 OLED 8세대 투자가 확대되면 수혜가 기대되는 곳이다.

특히 차세대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활약하는 점도 주목받고 있다. 선익시스템은 마이크로 디스플레이용 OLED 시장에서 300mm 웨이퍼 증착 장비를 납품하는 유일한 업체다. 마이크로 OLED 장비는 중국 고객사의 추가 발주가 이뤄지고 있고 삼성도 주목하고 있는 분야인 만큼 레퍼런스를 축적하며 선두 자리를 공고히 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캐논도키 독과점 체제깨며 주목, 고객사 다변화 '강점'

선익시스템의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4건의 굵직한 디스플레이 증착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일정 규모 이상의 계약으로 전자 공시에 드러나는 건만 살핀 것이다. 약 468억원 규모로 지난해 매출의 절반 이상의 수주금을 쌓았다. 선익시스템의 계약 상대방은 영업 비밀 보호 요청에 따라 베일에 싸여있지만 현재 주요 수주 건은 중국 업체와의 계약이다.

선익시스템은 국내 대형사는 물론 BOE, CSOT, 트룰리, 비전옥스, 티안마 등 중국 패널업체에도 증착장비를 공급한다. 유럽 소재 기업 등 해외 납품처도 많기 때문에 타 장비사와 달리 한 고객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지 않은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올해 상반기 선익시스템의 수주건은 지난 4월 발표한 삼성디스플레이의 IT용 OLED 8.6세대 투자와는 맥락이 다르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이번 투자건에서 선익시스템이 자주 언급된 것은 OLED 증착장비가 공정의 핵심 장비이기 때문이다. OLED 생산라인 투자의 시작은 단일 품목 중 가장 가격이 비싸고 납기가 긴 증착장비로 출발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8.6세대 투자를 결정하고 가장 고심했던 장비가 OLED 증착 장비다.

대형 OLED 증착 장비 분야에서 선익시스템은 일본의 캐논도키 독과점 체제를 깼고 중소형 OLED 증착 분야에서는 글로벌 선두다. 대형 패널사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캐논도키와 선익시스템 밖에 없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캐논도키의 장비를 도입하기 위해 협상을 진행했는데 장비당 1조원이 넘는 금액을 부르며 협상이 길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캐논도키 장비를 선택한 것은 중소형 OLED 패널의 가장 큰 수요처인 애플의 요구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후 애플이 선익시스템의 장비도 사용을 승인한 영향에 국내 패널사에게 선택지가 넓어졌다. 선익시스템의 장비가 캐논도키의 장비보다 가격 경쟁력이 높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캐논도키를 선택한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LG디스플레이와 중국 패널사들이 8.6세대 투자를 확정 지으면 선익시스템 수혜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로 OLED 증착기 관련 라인업 구축, 중국 고객사 추가 발주 기대

선익시스템은 꾸준한 기술 개발을 통해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 개화도 차근차근 준비해왔다. 아직 업계에서 상용화 되지 않은 마이크로 OLED 관련 장비 라인업을 구축해둔 상태다. 마이크로 OLED는 유리와 플라스틱 대신 반도체 생산에 쓰이는 실리콘웨이퍼 기판에 미세패턴을 만들고 OLED를 증착하는 기술이다. ‘올레도스(OLEDoS: OLED on Silicon)’라고 불리는데 크기가 작아 ‘마이크로’라는 명칭이 붙었다.

마이크로 OLED 증착기 분야에서는 글로벌 메이저 플레이어들이 선익시스템의 장비를 쓰고 있다고 알려졌다. 특히 마이크로 OLED 장비는 표준 장비가 아닌 고객 맞춤형 장비다. 뼈대만 두고 대부분의 스펙을 고객사와 맞추는 것이다. 관련 분야에서 기술 노하우가 쌓여있지 않으면 시행 착오를 겪기 쉬운 장비다.

다수의 고객사에 납품하는 과정에서 이미 기술력을 검증받은 만큼 마이크로 OLED용 증착기 분야에서 선익시스템의 장비의 수요가 높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국 업체들과 마이크로 OLED 장비 수주건을 체결하기도 했다.

중국 시야 디스플레이 테크놀로지(Seeya)와 약 322억원 규모 마이크로 OLED 증착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12인치 크기 반도체 실리콘 기판에 고해상도 마이크로 OLED를 증착하는 핵심 설비를 시야에 공급할 예정이다. 시야는 글로벌 메타버스 업체, 세계 최대 드론업체인 DJI와도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 선익시스템 발주 건은 메타버스 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한 추가 투자로 파악된다.

특히 시야와의 거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7년에 처음으로 마이크로 OLED 양산 설비를 납품했는데 기술 완성도와 안정적 양산 체계를 확보했다고 판단해 추가 발주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2020년에는 중국 BOE 마이크로 OLED 테크놀로지(BMOT)에도 12인치 WOLED 마이크로 OLED 증착 장비를 공급했다. BMOT가 마이크로 OLED 추가 투자를 검토하면 선익시스템의 추가 발주가 기대된다.

마이크로 OLED가 주목을 받은 것은 또 애플의 영향이다. 마이크로 OLED를 탑재한 확장현실 기기(XR) ‘비전프로’를 공개하면서 시장의 관심도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시장이 커지는 추세인만큼 선익시스템에게도 장기적인 성장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선익시스템은 연구개발용 R(적)·G(녹)·B(파) 마이크로 OLED용 증착 설비도 글로벌 패널업체와 개발하고 있다. 별도의 필터를 거치지 않아 W-OLED 대비 더 밝고 선명한 화면을 표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방식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최근 인수한 이매진이라는 업체가 보유한 기술이다.

선익시스템은 분기보고서를 통해 "새로운 하이브리드형 RGB 증착기 공법을 적용해 혁신적 마스크 제작 공법, 물류 방식 등을 개발할 예정이다"며 "이를 통해 양산을 염두한 투자비 절감과 공정 단순화, 기술 확장성 등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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