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박병무 대표 내정자, 대형 M&A 가능성 시사 게임 파이프라인 확대 목표…자금동원능력 3조 넘어
황선중 기자공개 2024-03-21 09:16:59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0일 15: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엔씨소프트가 위기 극복을 위한 인수합병(M&A) 전략의 밑그림을 드러냈다. 게임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초점을 맞추고 게임사 인수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이다. 게임 개발 역량은 물론이고 재무적 실적과 안정성까지 감안하겠다고 했다. 대규모 자본을 투입해서라도 당장의 실적에 보탬이 되는 게임사를 인수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박병무 공동대표 내정자, 게임 포트폴리오 확대 의지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 내정자는 20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공동대표 체제 출범 미디어 설명회'에서 M&A 전략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그는 지난해 말 신임 공동대표로 내정된 법조인 출신 전문경영인이다. 국내 사모펀드(PEF) VIG파트너스 대표 출신이다. 이날 미디어 설명회에는 김택진 대표도 참여했다.
박 내정자는 우선 M&A 목표를 "엔씨소프트 게임 파이프라인 확장"으로 분명히 했다. 엔씨소프트는 국내 최대 게임사 중 하나로 꼽히지만 매출의 상당 부분을 대표작 <리니지> 시리즈에 의존하고 있다는 약점을 안고 있다. <리니지> 모바일판 삼총사(리니지M·리니지2M·리니지W)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만 70%에 이른다.
그만큼 향후 M&A 물망에 오를 대상은 게임사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비(非) MMORPG 장르 게임을 개발하는 곳을 노릴 가능성이 크다. 현재 엔씨소프트가 서비스하는 게임 대다수는 MMORPG 장르다. <리니지>, <블레이드&소울>, <아이온>, <쓰론앤리버티> 등이 해당된다. 매출구조를 안정화시키기 위해서는 게임 장르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
◇대형 M&A 가능성 "실적과 안정성 검토"
통상 게임사 기업가치는 게임 흥행력에 따라 달라진다. 게임 흥행이 예상되는 게임사는 기업가치가 높게 책정된다. 인수 대상으로 적합하지만 비용이 많이 투입될 수밖에 없다. 반대로 게임 흥행을 예상할 수 없는 초기 개발 단계의 게임사는 기업가치가 낮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인수할 수 있다.
박 내정자는 전자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박 내정자는 "M&A는 큰돈이 들어가는 작업"이라면서 "타깃 회사의 게임 개발 역량만 보는 것이 아니라 엔씨소프트 주주에게 이득이 될 수 있는 재무적 실적과 안정성도 충분히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규모 자본을 투입하더라도 최대한 안정적인 M&A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으로 읽힌다.
실제로 초기 개발 단계의 게임사를 인수하면 엔씨소프트 실적(연결)은 단기적으로 오히려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 게임사는 게임을 출시하기 전까지 별다른 매출도 발생하지 않고 개발비만 계속해서 투입해야 하는 구조다. 적자가 누적된다는 말이다. 당장 실적을 개선해야 하는 엔씨소프트로는 부담이다. 더군다나 완성작이 흥행한다는 보장도 없다.
다행히 엔씨소프트가 가용할 수 있는 현금실탄은 넉넉한 편이다. 지난해 말 연결 기준 엔씨소프트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1조5326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단기투자자산부터 장기투자자산, 투자부동산 등을 모두 현금화하면 무려 3조원이 넘는 대규모 현금실탄을 마련할 수 있다.
◇"엔씨소프트 주가 저평가 상태"
박 내정자는 아울러 엔씨소프트 기업가치는 저평가 상태라고 강조했다. 박 내정자는 "현재 시가총액이 4조1000억원 수준인데 작년 말 엔씨의 순자산은 3조3000억원으로, 부동산 등을 시가로 평가했을 때 보수적으로 봐도 약 4조원의 가치"라면서 "그렇다면 엔씨소프트가 보유한 지식재산권(IP) 가치와 영업적 가치가 1000억원밖에 안 된다는 이야기"라며 저평가라고 판단한 이유를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엔씨소프트 글로벌 게임 경쟁력을 입증해서 지속 성장이 가능한 기업으로 만드는 것이 주주가치 제고 핵심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김택진 대표가 글로벌 게임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집중하고, 나는 조직 곳곳이 더욱 효율적으로 움직이도록 경영 효율화를 하고 시스템·프로세스를 최적화하겠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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