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상장 시계]현대차의 '무한 신뢰', 새 합작품 출시에 달렸다④기업가치 높이기 위한 측면에서도 합작품 출시 여부 '중요'
이호준 기자공개 2024-03-27 07:38:28
[편집자주]
상장 시계가 돌아가게 된 건 한 문장 때문이다. '4년 이내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상장되지 않으면 풋옵션 행사 가능'. 현대차와 소프트뱅크의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인수 계약은 현대차의 로봇업 진출의 서막으로도 유명하지만, 시장은 비전보다는 역시나 이런 계약 내용에 훨씬 주목한다. 이제 보상을 약속한 시점까지 1년여를 앞둔 상황,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둘러싼 상황은 무엇을 보여주고 있을까. 더벨이 시장과 현대차 모두의 화두가 되고 있는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현황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5일 08: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원팀'의 특징을 갖고 있다. 회장과 대표이사(CEO)는 물론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경영진이 수년간 손발을 맞추고 있다. 자신들이 축적한 기술 역량과 네트워크, 각종 경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로봇 사업을 추진하는 모습이다.최대주주인 현대차그룹이 지지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이 회사의 핵심 리더뿐 아니라 소프트뱅크그룹이 선임했던 경영진과 자사에서 양사 간의 협력을 주도하는 책임자 등에도 아직 손을 대지 않고 있다. 다만 '올해 안에 합작품을 선보이겠다'던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약속은 향후 신뢰 유지의 관건이 될 것으로도 보인다.
◇경영진 교체 없이 '믿고 왔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2019년 로버트 플레이터(Robert Playter) CEO를, 2020년엔 아만다 바버(Amanda Barbour)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새로 맞았다. 당시 최대주주였던 소프트뱅크그룹이 전략적 목표 등을 고려해 경영진 교체를 단행한 결과다.
이후 현대차그룹이 새로운 최대주주에 올랐지만 인력 변화는 아직 없다. 여전히 플레이터 CEO와 바버 CFO가 각각 6년차, 5년차 리더로서 자리를 지키고 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운영과 방향성에 신뢰를 주는 의미에서 충분한 시간을 주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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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주요 경영진도 마찬가지다. 특히 마크 레이버트(Marc Raibert) 보스턴 다이내믹스 회장은 여전히 회장으로서 굵직한 의사 결정을 챙기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그룹이 재작년 설립한 AI연구소(BD AI Institute)의 총괄 디렉터로도 일하고 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와의 시너지 협력을 돕는 '로보틱스랩'에 대한 신뢰도 막강하다. 로보틱스랩은 2020년 말 현대차그룹이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추진하며 신설한 조직으로 모빌리티 기술에 로봇 제품을 접목하는 연구개발(R&D)을 주도하고 있다.
2020년 말 임원으로 승진하면서 로보틱스랩장이 된 1978년생 현동진 상무가 지금도 조직을 이끌고 있다. 당시 40대 초반의 로봇 개발 담당자가 임원으로 승진한 것을 두고 안팎에서는 로보틱스 사업에 대한 그룹의 기대감이 반영됐단 해석이 나왔다.
◇기업가치 높이기 위해서라도 합작품 출시 '중요'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로봇 분야의 선두 주자로 여겨진다. 소프트뱅크그룹의 손길이 닿았다고는 하나 주요 경영진이 최고 전문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는 믿음을 유지해도 좋은 성과를 얻어낼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시간이다. 앞서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CES 2022' 현장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현대차와의 합작품은 2024년 안에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현동진 상무도 간담회에 참석해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함께할 만큼 업계의 많은 관심을 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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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후 이렇다 할 합작품을 선보인 적은 없다.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내놓은 가장 마지막 합작품은 2021년 로보틱스랩과 협력해 만든 '공장 안전 서비스 로봇'이다. 4족 보행 로봇 '스폿'에 로보틱스랩의 인공지능(AI) 기반 소프트웨어가 탑재된 형태다.
남은 수개월 동안의 성과에 따라 현대차그룹이 '교체 카드'를 뽑아 들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업계는 소프트뱅크그룹이 현대차그룹에 지분을 넘기며 얻어 낸 상장 관련 풋옵션 조항을 이유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내년 상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합작품 출시는 중요한 이벤트다.
일단 개발 자체는 '진행 중'인 상태로 보인다. 지난해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기아는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로봇 개발을 시작했다. 자동차 공정 단계에 투입할 수 있는 최첨단 로봇을 만들기 위해 양사가 기술개발 및 양산 관련 논의를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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