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상장 시계]현기업가치 추정 '1.9조'…현대차는 만족할까②순자산가치 1039억원 불과…'미래가치' 고려하면 몸값 더 높아질 수도
이호준 기자공개 2024-03-22 07:42:13
[편집자주]
상장 시계가 돌아가게 된 건 한 문장 때문이다. '4년 이내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상장되지 않으면 풋옵션 행사 가능'. 현대차와 소프트뱅크의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인수 계약은 현대차의 로봇업 진출의 서막으로도 유명하지만, 시장은 비전보다는 역시나 이런 계약 내용에 훨씬 주목한다. 이제 보상을 약속한 시점까지 1년여를 앞둔 상황,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둘러싼 상황은 무엇을 보여주고 있을까. 더벨이 시장과 현대차 모두의 화두가 되고 있는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현황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0일 15: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결국은 돈의 문제다. 현대차그룹의 세 회사뿐 아니라 정의선 회장이 직접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지분 80%를 인수하게 된 건, 훗날 이 회사가 약 1조원 수준의 인수 대금보다 더 높은 기업가치를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일 것이다.일단 '이득'은 챙겼다. 현대차그룹이 만족할 만한 수준인지, 드러나지 않은 발전 잠재력은 어떻게 돈으로 환산할 수 있는지 등은 아직 알 수 없지만 유상증자 과정에서 확인된 가격 등에 근거하면 현대차그룹은 수천억원의 가치 상승을 확보했다.
◇현대차그룹 몫은 약 '1조6000억'
보스턴 다이내믹스에 대한 정보는 다소 베일에 싸여 있다. 현대차그룹이 재작년부터 해외 법인 'HMG 글로벌'을 활용한 간접 출자 방식으로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회사다 보니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되는 정보도 많지 않다.
하지만 기업가치를 유추하는 게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키는 물류 계열사 '현대글로비스'다. 현대글로비스는 2021년 6월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나눠서 산 현대차그룹 세 회사 중 한 곳으로 당시 지분 10% 취득에 약 1245억원을 투입한 바 있다.
최근까지 지분 변동이 생겼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2021년 6월 이후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두 차례 단행했다. 가장 마지막 유상증자는 작년 2분기에 있었는데 당시 현대글로비스가 보스턴 다이내믹스 주식 20만9647주를 약 253억원에 취득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 주식이 한 주당 12만1000원으로 책정된 셈이다. 현재 이 회사의 발행주식총수는 유상증자 이후 1563만여주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주당취득원가로 다시 곱해보면 전체 기업가치는 약 1조8932억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현대차그룹만의 몫은 아니다. 현대글로비스에 따르면 잔여 지분(20%)을 쥐고 있던 소프트뱅크그룹은 유상증자 이후 지분 가치가 희석돼 현재는 15.5%를 들고 있다. 이밖에 나머지 주주 구성에는 변화가 없다고 가정하면, 정의선 회장을 포함한 현대차그룹 측의 지분(84.5%) 가치는 현재 약 1조6000억원 규모로 추산할 수 있다.
◇순자산가치 '1039억'…조단위 몸값 적절할까
현대차그룹은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할 때 2025년 6월까지 상장시키지 못하면 소프트뱅크그룹의 잔여 지분을 매입해 주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업계는 대규모 현금 유출이 걸린 풋옵션 계약이 포함된 만큼 상장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만일 지금 바로 상장한다고 해도, 현재 '몸값''은 현대차그룹이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할 때 투입한 금액(1조원)에 비해 약 60% 확대된 수준이다. 특히 약 2400억원을 출연해 지분 20%를 확보한 정의선 회장은 약 1400억원의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다.
다만 현대차그룹 입장에서 '밸류업(가치상승)'은 숙제로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매출로 약 910억원을 올렸다. 전년(약 782억원)에 비해 16%가량 증가했다고 해도 추가적인 기업 가치 산정에 우호적일 만한 규모가 아니다.
무엇보다 순자산가치가 지난해 기준 '1039억원'인 기업이란 점을 감안하면, 지금 몸값도 파격적인 숫자라고도 볼 수 있다. 순자산가치란 기업 자산에서 부채를 뺀 나머지다. 비상장사의 경우 순자산가치 변화를 따져 기업의 밸류에이션을 평가하기도 한다.
상장 추진 과정에서 기업가치가 높아질 가능성도 있긴 하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대규모 자금 조달을 고려, 미국 상장을 택할 확률이 높다. 미국은 당장의 손익보다 '미래가치'를 중시하는 편이라 이 회사에 더 후한 가치를 매길 수 있기 때문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이호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포스코그룹 CEO 성과평가]보릿고개 넘는 계열사들, 관건은 '비재무적 성과'
- [포스코그룹 CEO 성과평가]장인화 회장, 재건과 회복에 초점 맞춘 한해
- [2024 이사회 평가]지배구조 최상단 ㈜한화, 건설업 부진에 경영성과 '글쎄'
- [2024 이사회 평가]불황 넘는 HD현대인프라코어, 평가시스템·견제기능 '우수'
- [2024 이사회 평가]평가시스템 '부재' 팬오션, 운임지수 하락에 경영성과 부진
- [현대차그룹 인사 풍향계]부품사도 세대교체, 미래차 준비하는 현대트랜시스·케피코
- [현대차그룹 인사 풍향계]이규복 사장 승진, 현대글로비스 미래 밸류업 '올인'
- [현대차그룹 인사 풍향계]송호성 체제 굳건…기아, 성과 기반 임원진 대거 약진
- [재정비 나서는 현대제철]주주환원책 발표 보류, 밸류업 현실화 방안은
- KAI, 폴란드 신화 수뇌부 용퇴…수출 인력 집중 배치 배경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