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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판짜는 가상자산 VC]'3호펀드 준비' 해시드벤처스, 웹3 넘어 AI까지①상반기내 결성 목표, '넥스트 웹3 유니콘' 발굴 나선다

노윤주 기자공개 2024-04-01 10:36:20

[편집자주]

오랫동안 겨울에 갇혀 있던 가상자산 시장이 다시 봄을 맞았다. 비트코인 가격이 1억원을 넘기는 등 시장은 다가올 '크립토 썸머'를 준비 중인 모양새다. 이에 가상자산 VC들의 활동도 덩달아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올해는 국내외에서 가상자산이 제도권에 편입한 것을 계기로 블록체인 업계 사업 내용의 다변화도 예상된다. 신생기업들의 활약이 예고된 가운데 VC들도 신규 펀드를 조성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새판을 짜고 있는 가상자산 VC들의 각기 전략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7일 16: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서 비트코인 붐이 일었던 2017년 '해시드'라는 기업이 수면위로 떠올랐다. 당시 해시드는 ICO 대박 종목을 잘 고르는 가상자산 투자사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아이콘, 이오스, 온톨로지 등 한 때 핫했던 코인 대다수가 해시드 포트폴리오였다.

해시드의 투자 방식은 전통산업의 벤처캐피탈(VC)과 닮은 듯 달랐다. 초기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사업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자산을 현물 출자하고 이들이 발행하는 신생 가상자산을 받았다. 주식이 아닌 코인의 가치 상승에 베팅했다. ICO 투자가 금지된 현재로서는 제약이 많은 투자 방식이다.

돌파구로 삼은 건 에쿼티 투자다. 해시드벤처스라는 창업투자회사가 그 중심에 있다. 앞서 결성한 해시드벤처스 1호펀드는 자금을 소진했고 2호펀드도 상반기 중 소진 예정이다. 올해 상반기 결성을 목표로 3호 펀드를 준비 중이다.

◇가상자산 투자로 성장했지만, 법인 코인 투자 제약 한계

해시드는 가상자산 투자를 집행한다. 코인을 출자하고 신생 기업이 발행하는 가상자산을 받는다. 그러나 이 방식엔 제약이 있다. 국내서는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가 사실상 금지돼 있다. 이를 막는 근거가 되는 법은 없지만 2017년 금융당국이 "ICO를 금지한다"고 선언해 따라야 한다.

여러 기업들은 해외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고 해당 법인으로 가상자산을 발행하는 방식으로 우회하고 있다. 그러나 법인의 ICO 참여는 복합적인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 국내 법인인 해시드가 이 해외법인에게 자금을 전송하고 투자 대가를 수취한다면 외국환거래법상 문제가 될 수 있다.

이에 해시드는 파트너들이 개인 자격으로 출자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법인으로는 투자하지 않는다. 회사 운영을 위해 파트너들은 해시드에 리서치·검토 용역대가를 지불한다. 2022년엔 공동설립자들이 회사에 대여했던 차입금을 출자전환했고 자본금을 456억원 수준으로 늘렸다.


◇3호펀드, 웹3 진입장벽 낮추는 '인프라 분야' 주목

이런 제약을 극복하고 더 큰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 해시드는 2020년 '해시드 벤처스'를 설립했다. 그리고 그 해 1200억원 규모 '해시드 벤처투자조합 1호'를 결성했다. 김서준 해시드 대표(사진)가 대표펀드매니저를 맡았고 네이버, 카카오, 크래프톤 등이 출자했다.

해시드벤처스는 순수 민간자본으로 펀드를 결성했다. 가상자산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VC들은 모태펀드 도움을 받기 어렵다는 불문율이 있었다. 1호펀드는 성공적으로 결성됐고 이를 바탕으로 그 다음해 규모를 두 배 늘려 2400억원 규모 2호 펀드를 조성했다.

현재 1호펀드 자금은 모두 소진했다. 2호펀드는 올해 상반기 중 소진 완료를 예상하고 있다. 해시드벤처스는 1, 2호 펀드를 통해 듄애널리틱스, 디와이디엑스(dydx), 앱토스, 미씨컬게임즈, NFT 뱅크 등 굵직한 웹3 기업을 포트폴리오로 담았다.

이 중 듄에널리틱스는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발생하는 '온체인데이터'를 분석 도구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누구나 어려운 데이터에 쉽게 접근해 분석을 할 수 있게 만들면서 웹3 종사자의 주목을 이끌었고 창업 5년만에 기업가치 10억달러(약 1조3500억원)를 인정받아 유니콘 반열에 합류했다.

가상자산 시장이 다시 살아난 올해 해시드벤처스는 3호펀드를 준비 중이다. 넥스트 듄에널리틱스를 찾겠다는 것. 올해 상반기 클로징 목표로, 최종 결성액은 2000억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당초 설정했던 최대 목표치는 2500억원이었다.

해시드 특성을 살린 웹3와 비(非)웹3 애플리케이션 분야를 두루 다룰 계획이다. 블라인드펀드기 때문에 투자대상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관심을 두는 영역은 확실하다. 회사 관계자는 "3호펀드는 전반적으로 블록체인 분야에 투자할 예정"이라며 "그중에서도 세부적으로 주목하고 있는 분야는 있다"고 말했다.

해시드벤처스 3호펀드는 블록체인 접근 허들을 낮출 수 있는 서비스를 발굴하는 데 주목한다. 스테이킹, 수탁, 신원인증 솔루션 관련 기업들을 살피고 있다. 대중이 보다 쉽고 안전하게 블록체인·가상자산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깔아주는 분야다.

또 영역을 확장해 인공지능(AI) 등 4차산업 테마를 두루 다룰 계획이다. 소셜게임, 이스포츠, 생성형AI 등 비금융 애플리케이션 분야를 관심 있게 보고 있다. 여기에 조각투자로 주목도가 높아진 실물자산연계토큰(RWA), 증권형토큰(STO), 소비자 금융·결제, 기업 금융 등 금융 분야 핀테크 기업들도 포트폴리오로 담을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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