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Source Multi Use]30살 넘은 <열혈강호>, 새로운 생명력 얻었다최근 웹툰으로 재탄생, 만화·게임에서 장기 흥행…별도 법인까지 운영 중
황선중 기자공개 2024-04-02 07:41:33
[편집자주]
콘텐츠업계에 지적재산권(IP)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새로운 영감에 기대기보다 흥행이 담보되는 IP, 완성도 갖춘 원작을 경쟁적으로 수집해 2차 저작한다. 콘텐츠가 모래알처럼 넘쳐나는 포화 시장에서 ‘쪽박’을 피하기 위한 무기. 이른바 OSMU(One-Source Multi-Use) 방식이다. 웹툰이나 웹소설이 드라마로, 게임이 애니메이션과 영화로 확장되는 콘텐츠의 변신을 더벨이 추적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9일 09시5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990년대 국내 무협만화 황금기를 열었던 초장수 만화 <열혈강호>가 새로운 생명력을 얻었다. 최근 네이버웹툰과 손잡고 웹툰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열혈강호>에 익숙지 않은 10~20대를 공략할 수 있는 기회다. 만화와 게임에서 빛나는 성과를 거뒀던 만큼 웹툰 영역에서 어떤 역사를 써내릴지 관심이 집중된다.◇<열혈강호>, 30년 넘게 탄탄한 팬덤 유지
<열혈강호>는 1994년 태어난 국산 만화다. 어설픈 무술 실력의 주인공 한비광이 뛰어난 무술가인 여주인공 담화린과 무림기행을 떠난다는 줄거리다. 전극진 작가가 글을 쓰고, 양재현 작가가 그림을 그렸다. 1990년대 일본 만화가 장악하던 대작 만화 시장에 토종 바람을 일으켰다는 평가를 받는 작품이다.
이 만화는 1994년부터 지금까지 장기연재되고 있다. 만화의 생명력이 30년 넘게 이어진다는 것은 고정적인 독자층이 있다는 이야기다. 반대로 말하면 탄탄한 팬덤을 장기간 유지할 만큼 <열혈강호>라는 지식재산권(IP) 가치가 우수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2014년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에서 만화 부문 대통령상을 수상했다는 점이 방증한다.

<열혈강호>와 가장 밀접한 관계를 가진 기업은 '대원미디어'다. 대원미디어는 1994년부터 만화 <열혈강호> 연재를 책임지고 있다. 자회사 '대원씨아이'가 출판하고 있는 만화잡지를 통해서다. 대원씨아이는 <열혈강호> 만화책 단행본도 판매하고 있다. 최근까지 누적 판매고는 850만부가 넘는 것으로 전해진다.
2000년대 들어서는 게임화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주인공이 무림기행을 다니면서 서서히 성장한다는 직관적인 줄거리는 게임 소재로 적합했다. 당시 국내를 넘어 중국 게임사까지 <열혈강호> IP를 이용한 게임을 선보였다. 대표적인 작품이 '엠게임'이 2004년 출시한 게임 <열혈강호 온라인>이다.
<열혈강호 온라인>은 엠게임의 '효자'와 다름없다. 2018년부터 중국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뒤늦은 흥행에 성공했다. 실제로 엠게임이 2018년부터 해마다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매출(816억원)까지 달성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엠게임이 산출한 <열혈강호 온라인> 누적 이용자는 전세계 1억3000만명에 달했다.
◇만화, 게임 넘어 웹툰, 드라마로 확장
최근에는 웹툰 영역으로도 발을 뻗었다. 네이버웹툰은 지난 26일부터 웹툰 <열혈강호 리마스터> 연재를 시작했다. 기존에는 웹툰이 아닌 단행본 온라인판만 존재했다. 만화책을 고스란히 온라인으로 옮겨왔다. 만화책처럼 페이지를 가로로 넘기며 보는 방식이었다. 만화책에 익숙지 않은 젊은층의 접근성이 떨어졌다. 하지만 웹툰으로 재탄생하면서 화면을 아래로 내리는 방식으로 볼 수 있게 됐다. 내용은 대동소이하다.
앞으로 <열혈강호> 모습은 더욱 자주 보일 것으로 점쳐진다. 원작 작가들이 2022년 '열혈강호'라는 법인을 설립하고 IP 활용영역을 넓히고 있어서다. 이 회사는 전극진 작가 동생인 전명진 대표가 경영하고 있다. 양재현 작가도 사내이사로 있다. 최근 IP 중요성이 커지면서 <열혈강호> IP를 관리하는 별도 법인을 설립한 것으로 보인다.

열혈강호 법인은 지난해 9월 시리즈 프리A 투자까지 유치한 상태다. 네이버웹툰을 비롯해 라구나인베스트먼트, KB인베스트먼트가 투자자로 나섰다. 30년 넘은 <열혈강호> IP의 성장성에 베팅한 것이다. 열혈강호 법인은 <열혈강호>를 게임과 애니메이션, 영화, 굿즈 등으로 계속해서 재탄생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내년에는 드라마 <열혈강호>도 방영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원작 작가들은 만화책 <열혈강호>과 게임 <열혈강호 온라인>에서 발생하는 매출 일부를 로열티로 받아 왔다. 특히 <열혈강호 온라인> 중국 흥행으로 발생한 로열티가 쏠쏠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열혈강호 법인을 설립하는 원동력이 됐다. 앞으로 웹툰과 드라마까지 흥행하면 작가들이 받는 로열티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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