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바이오파마, 스핀오프 자회사 '비피진' 흡수 설립 2년만에 결단, M&A 전략 일환…밸류업 일환, 대사항암·특허 내재화
최은수 기자공개 2024-04-12 09:07:43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1일 08: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재 매각이 진행되고 있는 보령바이오파마가 스핀오프 자회사 비피진을 흡수합병했다. 4세대 항암제 불리는 새로운 기전의 '대사항암치료'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설립 2년만에 흡수합병으로 선회한 건 보령바이오파마의 사업 계획이 IPO에서 M&A로 바뀐 것 때문으로 보인다. 비상장 바이오 투자 시장의 상황이 녹록지 않은 데 따라 특허 등 역량을 내재화하고 이후 스핀오프의 최적의 시기를 보겠다는 의미다.
◇설립 2년 만 청산, 대사항암·mRNA 특허 모회사 귀속
보령바이오파마는 최근 비피진 흡수합병했다. 이 작업은 작년부터 시작한 것으로 수개월 소요됐다. 보령바이오파마에 흡수되면서 비피진 내부 연구 조직은 정리하고 보유 중이던 항암신약 개발과 관련한 특허는 보령바이오파마에 내재화했다.
보령바이오파마는 2022년 내부 조직을 스핀오프해 비피진을 설립했다. 자체 보유한 mRNA 기술로 약물의 암세포 탐색 기능과 암세포를 공격하는 능력인 포집비율을 높인 '대사항암신약' 개발이 목적이었다. 대사항암제는 기존 항암제로 공략하지 못한 난치성 암을 타깃할 새로운 모달리티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치료백신의 핵심 기술로 쓰이며 유명해진 지질나노입자(Liquid Nano Particular) 및 복합체와 관련한 특허도 활용할 계획이었다. 비피진은 암세포를 타깃 능력을 향상시킨 기술특허 'SV4' 와 약물을 암세포에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기술을 각각 보유하고 있었다. 이를 통해 mRNA 특허에 기반한 신약 후보물질 'T001'을 확립했다.
T001은 삼중음성 유방암과 같이 난치성 암으로 분류되는 치료제로 개발 중이었다. T001은 전임상 진입을 통한 데이터 확충을 앞뒀던 것으로 확인된다. 전임상이 시작되면 스핀오프를 통해 FI 등 투자자를 유치한다는 방침이었다. 마지막으로 확인된 보령바이오파마의 비피진 보유 지분율은 약 96%였다.
하지만 최근 보령바이오파마에 다시 흡수되는 작업이 진행되면서 자연스럽게 T001 개발 역시 중단됐다. 현재 별도 개발 조직도 유지하지 않고 있다.
◇녹록지 않았던 IPO 시장, M&A서 몸값 높이기 위한 선택 가능성
보령바이오파마가 비피진을 흡수합병한 건 스핀오프 당시의 경영 전략과 현재는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보령바이오파마는 2020년 시리즈B를 마무리한 뒤 IPO를 통한 자본시장 입성을 노렸다. 2021년엔 IPO를 위해 투자자들과 협의를 거쳐 기존 시리즈B로 발행한 CB를 보통주로 전환키도 했다.
비피진 역시 스핀오프를 거쳐 장차 모회사와 같은 길을 가고자 했다. 그러나 이후 바이오 IPO 시장 상황이 급변하면서 보령바이오파마의 전략이 틀어졌다. 보령바이오파마는 직전 3년 간 200억원이 넘는 상각전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IPO 문턱을 넘지 못했다. 2022년부터 최대주주 지분 매각을 전제로 M&A로 전략을 바꿨다.
M&A 역시 순탄치 않았다. 현재 4번째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앞뒀다. 이 과정에서 보령바이오파마 몸값도 처음 거론되던 6000억~7000억원 수준으로 조정을 거쳤다.
매각 단가를 높이기 위해 자회사를 정리하는 게 기업가치 평가에 효율적이란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개발 능력이나 의지가 있는 새 최대주주를 맞을 경우 신약개발을 재개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당장 비피진을 청산할 경우 올해 연결부터 보령바이오파마의 수익성이 개선된다. 비피진은 2022년 설립 이후 약 4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그간 보령바이오파마는 매각을 위한 기업가치를 EBITDA 배수로 책정해 제시했다. 앞서 비피진의 손실이 상계되면 한층 시장에서 유리한 가격 협상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보령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현재 보령바이오파마의 매각 작업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보령바이오파마 및 자회사 흡수 합병과 관련해 따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LG그룹 인사 풍향계]위기의 LG화학, 신학철 부회장 역할 남았다
- 변화없는 ㈜LG 최고경영진, 배경엔 '트럼프 2.0'
- [LG그룹 인사 풍향계]LG엔솔, 임원 승진 역대 최소…김동명 대표, '유임 성공'
- [현대차그룹 CEO 성과평가]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 ‘전동화·전장·비계열’ 다각화 통했다
- 카카오엔터, 투자 손실·법인세에 3분기 실적 '압박'
- 자사주 '줍줍' 나선 김승철 네오위즈 대표, 주가 저점일까
- [2024 이사회 평가]현대위아, 평가개선 프로세스 못미치는 경영성과 지표
- [2024 이사회 평가]기본에 충실한 SK가스…'경영성과' 반전 필요
- 엔씨소프트, 올해 마지막 '터닝포인트' 기회 눈앞
- [Art Price Index]경매 막판까지 고르게 이어진 경합
최은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Board change]합병 앞둔 한화인더스트리, '비전 C레벨' 이사회 합류
- [캐시플로 모니터]한화오션, 2조 유증에도 아쉬운 현금흐름 '또 차입'
- DB금투, '약식명령'에 저축은행 대주주 적격성 흔들
- [CFO 인사 코드]'변화대신 안정' 미래에셋그룹, 재무라인 교체 '없었다'
- [On the move]'그룹 넥스트' 찾는 삼성물산, '신사업 팔방미인' 공채
- 명륜진사갈비의 '변신을 위한 용기'
- [2024 이사회 평가]'AI 투자회사 변신' SK네트웍스, 힘 보태는 이사회
- [2024 이사회 평가]'사내이사 없는 이사회 고수' 한샘, 참여도만 '우수'
- [조달전략 분석]포스코홀딩스, 급전 융통 창구된 '해외 계열사 지분'
- [Board change]'보험 키맨' 필요했던 롯데손보, 금감원 출신 영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