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팍스, 주요주주 'BF랩스' 의견거절…'악재 겹쳤다' 최대주주 바이낸스 문제 이어 2대주주 '잡음', 사측 "문제 없을 것" 강조
노윤주 기자공개 2024-04-15 07:40:22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2일 14: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가상자산거래소 고팍스(스트리미)의 주요 주주인 BF랩스(옛 시티랩스)가 감사보고서 의견거절을 받았다. 사유는 투자 적정성 판단 불가, 관계사 문제로 인한 적절한 자료 입수 불가 등이다.BF랩스는 고팍스 2대주주다. 8.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최대주주 바이낸스를 두고 대주주적격성을 오랜 기간 따져보고 있는 가운데 BF랩스까지 의견거절을 받아 악재가 겹쳤다. 고팍스는 주요주주의 감사보고서 의결거절은 가상자산사업자 신고수리를 받는 부분에 있어 영향이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의견거절 'BF랩스', 고팍스 지분 추가 인수 무산 유력
BF랩스는 대주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 의견거절을 받았다. BF랩스는 코스닥 상장사다. 감사보고서 의견거절은 상장폐지 사유다. 이에 이달 30일까지 이의신청을 제출해야 하며 별도 의견이 없을 경우 상폐 절차에 돌입한다.
회계법인은 BF랩스가 2023년 진행한 일부 투자거래와 관련해 적정성과 완전성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또 관계사인 대산에프앤비(옛 디에스이엔)도 의견거절을 받으면서 감사 범위가 제한됐다고 의결거절 사유를 밝혔다.
대산에프앤비는 BF랩스가 지분 10.13%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다. 대산에프엔비 외부감사를 맡은 이촌회계법인은 회사의 특수관계자 범위, 자금거래, 완전성과 정당성 등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또 비정상적인 자금거래와 판매관리비의 적정성 증거도 확보하지 못했고 내부통제도 미비하다고 판단했다.
고팍스는 1년 넘게 가상자산사업자 변경신고 수리를 받지 못하는 가운데 2대주주까지 잡음에 휘말리게 됐다. BF랩스는 지난 9월 고팍스 지분 8.55%를 54억원에 인수해 2대주주에 올랐다. 이 때 인수한 지분은 개인주주들의 구주였다.
이후 최대주주인 바이낸스로부터 구주를 넘겨받아 고팍스의 변경신고 수리를 원활하게 하는 게 양측의 목표였다. 금융당국이 외국기업인 바이낸스가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를 소유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영중 BF랩스 공동대표가 퇴사 후 고팍스 대표이사로 취임하기도 했다.
그러나 BF랩스의 고팍스 지분 추가 인수는 이미 무산됐다. 업계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BF랩스가 아닌 다른 기업과 고팍스 지분 매각을 타진 중이다. BF랩스의 자금력, 사업 현황 등을 따져봤을 때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법적 문제 없지만 정성 평가 '걸림돌'
업계서는 금융당국이 사업자 신고 기준을 강화하고 있어 BF랩스 잡음이 고팍스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주관부서인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올해 초 신고 심사 대상을 대주주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기존에는 특정금융거래정보법(특금법)에서 사업자 대표, 임원 등만 심사 대상에 포함하고 있었다.
FIU는 지분 10% 이상 보유자를 대주주로 보고 금융관련법 위반, 행정제제이력 등을 제출하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당국 계획에 근거하면 시티랩스는 지분 10%를 넘지 않아 대주주가 아니고, 심사 내용도 금융 관련 법률 위법 사항만을 따져보기 때문에 심사에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당국이 고팍스 심사를 1년 넘게 끌면서 대주주 적격성을 따져보고 있기에 조금은 악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게 업계 일각의 주장이다. 특히 FIU는 올해 초 시행령을 개정했다.여기에 외국인 임원, 또는 외국법인이 해외서 조사, 검사, 소송을 진행 중일 경우 심사를 중단할 수 있는 조항을 신설했다.
업계서는 이를 두고 바이낸스 등 해외 법인의 국내 진입을 막겠다는 의도로 풀이하고 있다. 이로 인해 바이낸스는 보유 중인 고팍스 지분을 10% 미만으로 낮추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특금법에 주요 주주의 적격성을 따져보는 조항이 없지만 심사 과정에서 영향이 있긴 할 것"이라며 "바이낸스가 최대주주로 올랐던 1년 전에도 관련 규정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심사가 미뤄졌지 않냐"고 말했다. 그는 "BF랩스가 고팍스에 미치는 영향이 미비함을 피력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례로 빗썸코리아의 주요 주주인 비덴트와 그 관계사들도 2022년 감사보고서 의견거절을 받은 바 있다. 비덴트는 단일 보유 지분으로 빗썸의 최대주주이지만 유의미한 영향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총수의 사법리스크 등으로 기업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어 빗썸 실소유주인 이정훈 전 의장이 비덴트 보유 지분을 인수하는 방향까지 거론됐었다.
고팍스는 BF랩스 감사보고서 의견거절은 가상자산사업자 변경신고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사측 관계자는 "BF랩스는 대주주로 분류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이번 문제는 사업자 신고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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